23일 2년 여 리모델링 마치고 개원… 시설 곳곳 노인 복지 배려 보여

강남종합사회복지관은 1991년 개관 이후 지역 주민들과 함께해 온 생활 복지의 거점이었다. 그러나 세월 앞에선 시설 노후화로 인한 누수와 안전 문제를 피할 수 없었고, 특히 1층 어린이집이 원아 수 감소로 2023년 7월 폐원되면서 새로운 복지 전략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이때 시작된 것이 '종합사회복지관 Re디자인 사업'이다.

조준배 관장은 “2년 반 가까운 준비 기간 동안 단순한 설계 변경이 아니라 지역의 인구 구조, 생활 패턴, 이용자의 동선을 면밀히 분석하며 공간 재배치를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지상 3층, 지하 1층으로 구성된 복지관은 각 층마다 뚜렷한 기능 특화가 이뤄졌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변화는 1층의 주 이용 대상을 어린이에서 어르신으로 전환한 점이다.


조 관장은 “엘리베이터가 있어도 어르신들에겐 1층이 제일 편한 공간이다. 1층을 고령자 전용공간을 재배치해 스마트 노후종합지원센터 등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스마트 노후종합지원센터는 고령 주민에게 단계별 노후 진단과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하며, 약 200개 기관과 연계해 통합지원을 추진한다.
1층에는 어르신 프로그램실, 노후진단실, 힐링 존(Healing Zone) 등이 들어섰다. 대부분의 공간은 유니버설 디자인을 반영해 공간 벽을 절반 이상 없애고 복도를 넓혔다. 조 관장은 “과거엔 모든 공간을 프로그램실로 꽉 채우는 것이 효율이라 여겼지만, 힐링 존 등을 통해 어르신들의 ‘쉼’을 제공할 수 있도록 고려했다”고 말했다.
2층은 가족과 아동을 위한 공간으로 구성되었고, 3층은 평생교육과 발달장애 아동 재활을 위한 공간으로 운영된다. 층마다 벽면 색상과 인테리어 컨셉도 달리하여 방문객이 자연스럽게 공간의 성격을 파악할 수 있도록 설계한 점도 인상적이다.

이 복지관의 또 다른 특징은 실질적인 체험 기반의 설비다. 예컨대 고령자용 체험 공간 ’체험홈’에는 높낮이 조절이 가능한 싱크대, 낙상 방지를 위한 욕실 설비, 전자동 침대, 리프트 등 다양한 주거 개선 모델이 마련되어 있다. 복지관 측은 이 공간을 활용해 고령자 및 가족들에게 실질적인 주거 개선 아이디어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 저소득층 고령자를 위한 주거개선(집수리) 사업에도 활동된다.

옥상 공간도 달라졌다. 조 관장은 “원래는 폐쇄되어 있던 옥상을 녹화(綠化)하고 엘리베이터를 옥상까지 연장 설치해 어르신들도 햇볕을 쬘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강남이라는 지역적 특성상 '복지 사각지대가 없을 것'이라는 선입견과 달리, 이 복지관의 주요 서비스 대상인 개포동 영구임대단지는 노인 인구 비율이 60%를 넘는 초고령 지역이다. 복지관이 단순한 프로그램 운영 공간을 넘어, 지역사회의 노인 복지의 거점으로 거듭나야 할 이유다.
조 관장은 “복지관은 지역 주민에게 열려 있는 마을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며 “이번 리모델링을 통해 주민들이 ‘찾아오는 공간’에서 ‘머무르고 싶은 공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