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비의를 포착한 문학, 스크린에서 다시 살아나다

권여선 작가의 동명 단편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봄밤’ 이 오는 7월 9일 개봉을 확정했다. 죽음과 사랑, 상처와 침묵이 교차하는 감정선을 시적으로 풀어낸 이번 작품은 원작 소설이 지닌 문학적 서정과 통증을 스크린으로 옮겨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봄밤’은 국어교사였던 ‘영경’과 철공소를 운영하던 ‘수환’이 각자의 상실과 파국을 겪은 뒤, 친구의 결혼식장에서 우연히 재회하는 이야기다. 파혼과 병, 알코올 중독 등으로 삶의 밑바닥을 경험한 두 인물이 서로의 고통을 말없이 응시하며 조심스럽게 관계를 쌓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배우 한예리와 무용가 김설진이 ‘영경’과 ‘수환’을 맡아 각자의 상처를 안은 인물의 내면을 연기했다.

영화의 원작은 2016년 출간된 권여선 작가의 소설집 ‘안녕 주정뱅이’에 수록된 단편소설 ‘봄밤’이다. 이 소설은 삶에서 이해되지 않는 고통의 순간들을 서늘하면서도 섬세한 문장으로 그려내며 제47회 동인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권 작가는 최근 제2회 무산문화대상을 수상하며 다시 한 번 작품 세계를 주목받았다.
김수영 시인의 동명 시 ‘봄밤’의 첫 구절도 인용됐다. ‘애타도록 마음에 서둘지 말라’로 전달되는 시적 운율은 영화에서 사랑과 상실이 뒤엉킨 감정으로 풀어냈다.
한편, 영화 ‘봄밤’은 제75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 부문에 공식 초청된 데 이어 부산국제영화제, 서울독립영화제, 무주산골영화제 등 국내외 주요 영화제에서 연이어 상영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67분 러닝타임으로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았으며 배급은 시네마 달이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