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메뉴

치매 노인도 즐기는 보드게임, 놀이 문화 전파하는 ‘아스모디’

기사입력 2024-09-11 08:21

[실버기업탐방] 보드게임 전문기업, 아스모디코리아

(사진=아스모디코리아 제공)
(사진=아스모디코리아 제공)

보드게임 문화가 널리 퍼진 유럽과 달리 마니아층만 형성돼 있던 국내에 보드게임이 가진 순기능을 전하고자 2021년 1월 설립된 아스모디코리아. 기능성 보드게임 ‘엑세스 플러스’는 인지장애가 있는 사람들의 삶에 행복을 가져다주고 있다.

프랑스에 본사가 있는 아스모디 그룹은 보드게임 출판·유통, 보드게임 기반 디지털 게임 개발·배급, 보드게임 IP 기반 만화·영화·소설 등 콘텐츠 개발, 교육·치료용 보드게임 개발을 하고 있다. 대표작인 ‘도블’은 전 세계에서 2000만 개 이상 팔렸으며 스플렌더, 티켓 투 라이드, 딕싯 등으로 잘 알려져 있다.

(사진=아스모디코리아 제공)
(사진=아스모디코리아 제공)

인지장애 있어도 “괜찮아요”

2000년대 초 온라인 게임 과몰입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됐을 때, 이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정부에서 보드게임을 권장했다. 이후 국내에는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보드게임이 배포되었고 이를 활용한 교육이 활발해졌다. 보드게임은 기본적으로 게임 규칙을 이해하고 전략을 고민하며, 손을 사용하면서 구성원과 대화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집중력·판단력·기억력 향상을 촉진하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 여러 사람이 대면하는 게임이다 보니 사회성 발달에도 도움이 된다.

아스모디 그룹은 이런 보드게임의 긍정적 영향이 더 많은 사람에게 닿기를 바랐다. 지적장애나 경계성 장애가 있거나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노인의 경우 여러 사람과 모여 보드게임을 하기가 쉽지 않다. 인지장애가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이 어울려 즐거움과 행복을 경험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능성 보드게임 ‘엑세스 플러스’를 개발한 배경이다.

엑세스 플러스는 아스모디의 베스트셀러인 ‘도블’, ‘타임라인’, ‘코텍스’ 세 가지를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구성물과 난이도를 조절한 버전이다. 기존 게임보다 카드 크기를 키우고, 오염에 강한 재질로 보완했으며, 대상에 따라 난이도를 조절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프랑스 니스의 대학병원과 임상을 통해 인지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를 얻었다. 치매를 가속화하는 환경 중 하나가 사회적 단절인데, 보드게임을 통해 사회적 교류가 일어나고 삶의 즐거움을 발견하는 등 긍정적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예방센터와 충남대학교의 연구에서도 경증 치매 환자와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유의미한 효과가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에는 복지관, 재가노인센터, 요양시설 등에 150세트를 기증했는데, 하루 종일 한마디도 하지 않던 이용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등 기관 종사자와 이용자의 라포(친밀한 유대관계) 형성에 도움이 됐다고 한다.

(사진=아스모디코리아 제공)
(사진=아스모디코리아 제공)

온 가족이 즐기는 놀이 문화

베스트셀러로 액세스 플러스를 개발한 이유는 ‘가족 놀이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다. 우리나라는 아직 젊은 층을 중심으로 보드게임을 즐긴다. 이들이 잘 알고 있는 보드게임이면서 인지장애 있는 사람도 충분히 참여할 수 있는 구성이라면 게임 참여 장벽이 낮아져 할머니부터 손주까지 어울려 놀 기회가 늘어나리라고 봤다.

엑세스 플러스의 네 번째 게임도 곧 출시 예정이다. 아스모디의 베스트셀러 ‘딕싯’은 프랑스의 상담 교사가 개발하고 화가와 함께 작업한 게임으로, 전 세계에서 100만 개 넘게 판매됐다. 카드를 보고 상대의 생각과 감정을 맞히는 게임인데, 어떤 그림이든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특히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데 익숙하지 않고 속마음을 나누는 데 어려움이 있는 어르신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아스모디코리아는 자사 제품 외에도 규칙이 간단하면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고 인지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보드게임을 선별해 소개하고 있다. 잘하는지 못하는지 중요하지 않고 져도 불쾌하지 않은, 참여자들이 배꼽 잡고 웃으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게임들이 있다. 지난 1년간 약 8만 개가 판매된 ‘꼬치의 달인’은 어르신도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게임이다. 명절이면 온 가족이 모여 윷놀이를 하던 것처럼 보드게임을 즐기는 것이 익숙한 풍경이 되기를 바라며, 앞으로도 그런 게임들을 찾아 소개할 예정이다.

김기찬 아스모디코리아 대표는 “인기 있는 보드게임에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얽혀 있다. 각 나라의 문화가 담겨 있거나, 소설을 주제로 한 게임들도 있어 독서만큼 풍부한 문화적 간접 경험을 할 수 있다”면서 “자연스러운 놀이 문화를 통해 더 많은 분이 행복과 기쁨을 얻고 행복한 시니어 라이프를 보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사진=아스모디코리아 제공)
(사진=아스모디코리아 제공)

1 엑세스 플러스 코텍스 두뇌의 다양한 영역을 자극하는 문제 해결 게임으로 혼자서도 할 수 있다. 두뇌 자극, 신체 협응에 도움이 된다.

2 엑세스 플러스 도블 두 장의 카드를 비교해 한 쌍의 같은 그림을 찾는 게임으로 감정 조절, 단기 기억, 집중력에 도움이 된다.

3 엑세스 플러스 타임라인 역사적 사건의 발생 순서를 배열하는 게임으로 ‘인생 추억하기’는 엑세스 타임라인만의 규칙이다. 지남력, 기억력, 정서 안정에 도움이 된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더 궁금해요0

관련기사

저작권자 ⓒ 브라보마이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댓글

0 / 300

브라보 인기기사

  • [브라보가 만난 욜드족] “비탈을 타며 만병의 근원 날려요”
  • 美 자율주행 버스, 왜 은퇴자 마을을 먼저 달릴까?
  • “집 앞에서 진료실까지”… 미국 달리는 고령자 맞춤 대중교통
  • 보다 젊게 사는 시니어, “욜드족 파급력 점점 더 커질 것”

브라보 추천기사

브라보 테마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