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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동포 노부부, 칼럼집·시집 동시 출간

기사입력 2014-03-14 08:27

노시중·유성자 부부 출판기념회에 구순·팔순 잔치도 곁들여

구순과 팔순을 맞은 호주 동포 노부부가 동시에책을 각각 펴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호주한국문학협회 노시중(90) 상임고문과 유성자(80) 부회장 부부는 오는 15일(현지시간) 오후 시드니한인회관 대강당에서 ‘부부 저서 출판기념회 및 구순·팔순 잔치’를 연다.

 

일제 강점기, 광복과 건국, 한국전쟁 등 한국 근현대사의 궤적을 함께해 온 부부는 결혼 54년 만에 노시중 칼럼집 ‘삶의 지혜’와 유성자 시집 ‘나는 마음의 밭을 갈고 있는가’를 나란히 출간했다.

 

호주 한인사회에서 부부가 동시에 출판기념회를 여는 것은 이들이 처음이다.

 

호주동아일보를 비롯해 시드니한인회, 시드니한국문화원, 호주한국문학협회, 대한체육회 호주지회, 조국사랑독도사랑호주연합회, 민족문화연구회 등이 이날 행사의후원에 나서 한인사회에서 이들 부부가 차지하는 입지가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케 한다.

 

노 고문은 ‘공산주의와 그 실제’(1950년·일본어), ‘노인 문제와 경로사상’(1980년), ‘오늘과 내일을 위하여’(2008)에 이어 네 번째 저서를 낸 것이다. 유 부회장은 수필과 시로 엮은 ‘아침을 깨우는 새들의 노래’(2011년)를 선보인 바 있다.

 

경북 문경 출신인 노 고문은 일본 와세다대 정경학부를 졸업하고 귀국해 한성일보사 정치부 기자로 입사했다. 조병옥 박사 기획위원과 윤보선 대통령 비서를 지내는 등 30년간 야당 정치인으로 생활하다가 1980년 호주로 이민했다.

 

지금도 호주동아일보 칼럼니스트, 호주국민헤럴드 논설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유 부회장은 이화여대 의대에 입학했다가 한국전쟁으로 부산에 피란하면서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했다. 나중에 숙명여대 상대를 졸업하고 은행에 취직해 일하다 모윤숙 시인의 소개로 노 고문을 만나 결혼했다.

 ‘통일의 바다’로 계간 ‘시와 늪’의 2011년 봄호 이달의 작가상 수상자로 뽑혔고지난해 ‘문예춘추’ 겨울호에서 헤르만헤세문학상을 받았다.

 부부는 매월당 김시습이 남긴 ‘학은 천 년을 살아도 썩은 고기를 먹지 않고, 봉은 만 리를 날아도 오동나무 아니면 앉지 않는다’는 명언을 가훈으로 삼아 자녀 교육을 했다.

 영국 옥스퍼드대를 졸업한 유전공학 박사 아들과 심리학 박사 며느리는 미국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출가한 두 딸은 호주에 살고 있다.

 노 고문은 “여생은 시드니 전체에 아름다운 향기를 남기고 떠날 것”이라며 “구순의 나이지만 영원한 청춘의 생각을 갖고 후학을 위해 활동적으로 최선을 다해 살아갈 것”이라고 호주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유 부회장도 “서로 협력하고 사랑하며 모범적인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면서 “문학이 삭막한 이 사회를 아름답게 이끌어가길 바라고, 호주 땅에 귀하고 복된 한국인의 얼이 살아남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이들 부부는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한인 차세대들을 지원하기 위해 노 고문의 호를 딴 ‘도암(陶岩)장학회’도 곧 설립할 예정이다. 현재 노 고문은 회고록, 유 부회장은 수필집을 각각 출간하기 위해 집필에 몰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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