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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장수시대, 노인의 권리 보장 체계 수립해야”

입력 2026-10-02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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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노인의 날 공동성명… 돌봄·주거·소득·디지털 접근까지 제도 전반 재설계 촉구

(어도비 스톡)
(어도비 스톡)

유엔 인권 전문가들이 고령화에 대응하는 각국의 제도를 단순한 노인 지원 체계가 아니라 ‘긴 삶을 전제로 한 권리 보장 체계’로 다시 설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수명이 늘어난 만큼 노년기에도 개인의 선택권과 자율성, 사회 참여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복지와 의료, 주거, 노동 등 기존 제도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1일 ‘세계 노인의 날’을 맞아 ‘장수의 시대: 더 긴 삶을 위한 제도의 재설계’를 주제로 유엔 인권 전문가들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인구 고령화가 세계적인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며 “얼마나 오래 사느냐뿐 아니라 늘어난 삶을 어떻게 살아갈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성명은 특히 노인을 쇠퇴와 의존, 사회적 부담의 대상으로 보는 기존 인식을 문제로 지적했다. 연령만으로 개인의 능력과 경험, 의사와 희망을 판단하는 관행이 고용과 의료, 사회보장, 주거, 사법제도, 디지털 기술 이용, 공적 활동 전반에서 차별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장수사회에 맞춘 제도는 노인을 보호 대상에만 머물게 하지 않고 동등한 권리의 주체로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돌봄의 역할도 다시 규정했다. 전문가들은 도움이 필요한 경우에도 당사자가 자신의 가치와 선택에 따라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돌봄의 목적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나이나 질병, 장애 등을 이유로 본인의 의사결정권을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의료·사회서비스는 비용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어야 하며, 종사자들이 노년기 위험과 노인학대를 발견할 수 있도록 교육받아야 한다고 했다.

소득과 주거, 지역사회 환경도 장수사회 정책의 핵심으로 제시됐다. 적정한 소득과 주거를 확보하고, 지역사회에서 안전하게 이동하며 사회적 관계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과 일자리, 문화생활과 공적 의사결정에 참여할 기회도 연령과 관계없이 이어져야 한다고 했다.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는 고령자의 접근성을 높이는 동시에 디지털 이용이 어려운 사람을 위한 비대면·온라인 이외의 대안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후변화와 재난 대응에서도 고령자의 취약성을 별도로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폭염과 재난, 강제이주 등이 노인의 건강과 생계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고, 폭력과 학대, 방임, 착취로부터 보호할 제도와 피해 구제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정책 결정 과정에 노인이 직접 참여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됐다. 성명은 노인 관련 법과 정책, 서비스 설계 과정에서 당사자의 참여가 일회성 의견 수렴에 그쳐서는 안 되며 지속적인 구조로 정착돼야 한다고 밝혔다. 세대 간 대화와 협력을 통해 연령에 따른 고정관념을 줄이고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는 체계도 필요하다고 했다.

이번 성명은 국제사회에서 노인의 권리를 별도로 규정하는 법적 구속력 있는 국제문서 마련 논의가 진행 중인 상황도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국제 규범을 만드는 초기 단계부터 노인이 직접 참여해 실제 생활에서 발생하는 자율성·존엄성·평등 문제를 반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엔 전문가들은 “나이와 질병, 장애, 지원 필요성이 커지더라도 권리는 줄어들지 않는다”며 장수사회 정책을 특정 연령집단을 위한 별도 대책이 아니라 세대 전체가 공유하는 사회제도의 문제로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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