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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달러에 유언장 맡기는 미국…한국, 실현 가능성은?

입력 2026-08-0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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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 관련 법안 재발의…가정·지방법원에 보관소 설치 추진

(이미지=AI 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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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필로 작성한 유언장을 법원에 맡기고 사망 후 상속인에게 보관 사실을 알려주는 제도가 한국에도 도입될지 주목된다. 미국에서는 이미 23개 주가 유언증서를 공공기관에서 보관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자필 유언의 분실과 위조를 방지하기 위한 법안이 다시 국회에 제출됐다.

3일 국회도서관의 ‘미국의 유언증서 공적 보관 관련 입법례’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법원이나 카운티 유언등록관실 등 정부기관이 개인의 유언증서를 보관하는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유언자가 작성한 유언장을 봉인해 정부기관에 맡기면 기관은 이를 장기간 보관한다. 유언자의 사망 사실을 확인한 뒤에는 지정된 수령인이나 유언집행자 등에게 유언장이 보관돼 있다는 사실도 알린다.

5~45달러 내면 법원이 유언장 보관

미국의 유언증서 공적 보관제는 현재 23개 주에서 운영되고 있다. 알래스카와 뉴욕, 텍사스, 버지니아, 워싱턴, 위스콘신주 등이 대표적이다.

보관기관은 주마다 다르다. 카운티 순회법원 서기나 상속법원, 법원 검인등록관, 카운티 유언등록관 등이 유언장을 접수한다. 대부분 법원 업무를 담당하거나 지원하는 정부기관이다.

비용도 비교적 낮다. 보관 수수료는 아칸소주와 텍사스주가 5달러, 인디애나주와 오하이오주가 25달러다. 버몬트주는 30달러, 뉴욕주는 45달러 수준이다. 변호사 사무실이나 은행 금고를 이용하는 사적 보관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유언자는 봉인된 봉투 겉면에 성명과 주소 등을 적는다. 일부 지역에서는 유언자가 사망한 후 유언장을 넘겨받을 사람이나 유언집행자도 기재한다. 유언장을 접수한 기관은 기탁자에게 보관증명서를 발급한다.

생전에는 유언자 본인이 권한을 위임받은 사람만 유언장을 돌려받을 수 있다. 유언자가 사망하면 보관기관은 지정 수령인이나 유언집행자에게 보관 사실을 알린다. 일부 주에서는 변호사, 은행, 신탁회사가 장기간 보관하다 의뢰인과 연락이 끊긴 유언장도 법원에 맡길 수 있다.

다만 공공기관에 보관됐다는 사실만으로 유언장의 진정성이나 법적 효력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공적 보관제는 유언장을 안전하게 보존하고 사후에 발견될 가능성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 보관된 유언장도 유언자의 사망 이후 별도의 검인 절차를 거친다.

뉴욕주는 전자유언도 법원 시스템에 보관

미국에서는 종이 유언장뿐만 아니라 전자유언 보관도 법제화되고 있다. 뉴욕주는 2027년 12월부터 전자유언제도를 시행할 예정이다. 전자유언은 법에서 정한 방식으로 작성해 전자서명과 증인의 인증을 거친 유언을 말한다.

유언자 등은 전자유언 작성 후 30일 이내에 변경 이력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감사추적데이터와 함께 뉴욕주 통합법원시스템에 제출해야 한다. 기한 안에 제출하지 않으면 전자유언은 무효로 본다.

전자유언에 사용되는 기술은 유언자와 증인 서명의 진위, 인정받은 기록과 제출된 기록의 동일성, 서명 이후 내용의 추가·삭제·변경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전자문서의 편의성과 유언의 신뢰성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한 장치다.

(국회도서관)
(국회도서관)

한국도 가정·지방법원에 ‘유언보관소’ 추진

한국에는 자필증서 유언을 국가기관이 별도로 보관하는 제도가 없다. 공정증서 유언은 공증인이 원본을 보관하지만, 자필 유언은 개인 보관에 의존해 분실·훼손되거나 사후에 발견되지 않을 위험이 있다.

자필 유언은 유언자가 전문과 연월일, 주소, 성명을 직접 쓰고 날인하는 방식이다. 작성은 비교적 간편하지만 장기간 안전하게 보관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이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7명은 지난 6월 30일 ‘유언증서 보관 등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법안은 7월 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됐다.

법안이 통과되면 가정법원과 지방법원에 유언보관소가 설치된다. 법원행정처는 유언등록부를 두고 종이 유언장을 전자문서로 변환해 함께 보관한다. 유언자는 보관된 유언장을 열람하거나 언제든지 신청을 철회해 돌려받을 수 있다. 유언자가 사망하면 지정인이나 상속인, 수증자, 유언집행자 등에게 보관 사실을 통지한다.

21대 국회서 폐기된 법안, 22대서 재발의

유언증서 공적 보관제 도입이 추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김상희 전 의원은 2023년 9월 같은 이름의 법안을 대표 발의했지만 21대 국회 임기 종료와 함께 폐기됐다. 이후 사법정책연구원이 관련 연구를 진행했고 22대 국회에서 법안이 다시 발의됐다.

이번 법안은 상속 분쟁 증가를 제안 배경으로 들었다. 사법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상속 재산 분할사건은 2013년부터 2022년까지 4배 이상 증가했다. 소송물 가액 1억 원 이하 사건도 전체의 80%를 웃돌았다.

초고령사회 진입과 고령 1인 가구 증가, 국민 자산 규모 확대에 따라 상속 문제가 고액 자산가만의 일이 아니게 됐다는 의미다. 공적 보관제가 모든 상속 분쟁을 막을 수는 없지만 자필 유언의 분실과 훼손, 위조·변조 위험을 줄이고 사후 발견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도입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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