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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진료센터를 가다] ‘초고령 건강사회’ 첫걸음

입력 2026-05-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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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슬리 이슈] 서울시립병원 노인진료센터

▲AI 생성 이미지 (그래픽=유영현 디자이너)
▲AI 생성 이미지 (그래픽=유영현 디자이너)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들어섰지만 정작 나이에 대한 인식은 관대하다. 이른바 ‘요즘 나이 계산법’처럼 실제 나이에 0.7~0.8을 곱해 스스로를 더 젊게 인식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예컨대 70~80대 고령자가 스스로를 50~60대 정도로 여긴다는 의미다.

그러나 기대와 현실은 다르다. 더블린 트리니티대 보고에 따르면 한국은 유럽보다 생물학적으로 더 빠르게 늙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의 기대수명은 1980년 66.1세에서 2021년 83.8세로 늘었지만, 건강수명은 69.1세에서 69.9세로 사실상 정체 상태다. ‘오래 사는 삶’과 ‘건강하게 사는 삶’의 격차가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간극의 원인은 병원 현장에서 찾을 수 있다. 고령의 환자들에게 병원 문턱은 여전히 높다. 지금 겪는 통증이 질병 때문인지, 노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변화인지 스스로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자가 진단에 의존하다가 여러 진료과를 전전하는 일도 적지 않다. 어렵게 병원을 찾고도 “다른 과로 가보라”는 안내를 받고 다시 발걸음을 돌린 후 적절한 진료를 받기까지 짧게는 수일, 길게는 수개월이 걸린다. 초고령사회를 ‘건강한 사회’로 이끌기 위한 기반이 여전히 부족하다.

(그래픽=유영현 기자)
(그래픽=유영현 기자)
초고령사회를 넘어 ‘초고령 건강사회’를 지향해야 할 때다. 이를 위해서는 자산가가 아니더라도 일반 고령의 시민이 병원을 쉽게 방문하고, 병원 내에서도 헤매지 않고 자신의 건강을 진단받을 수 있는 의료시스템이 필요하다. 질병을 발견하고서 병원을 찾는 것보다 질병이 발생하기 전 예방을 통해 건강을 유지하는 게 더욱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서울시립병원인 서울의료원·보라매병원·동부병원·서남병원 4곳에서 작년 말부터 순차적으로 문을 연 노인진료센터가 필요한 이유다.

노인진료센터는 검사 결과 내지 증상 호전 여부에 대해 몇 번의 대화만 오가는 ‘5분 진료’가 아니라, 환자의 생활 패턴과 건강 이력을 종합적으로 살펴 노년기 건강상태를 입체적으로 진단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초고령사회에서 ‘초고령 건강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첫걸음은 결국 공공의료에서 시작할 수밖에 없다. 수익성을 우선하는 민간병원에서 노인 진료를 적극적으로 확대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적정 의료라는 공공의료 본연의 역할을 기반으로 노인 건강을 위한 진료 공간을 마련한 서울시립병원 4곳의 노인진료센터를 직접 찾아가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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