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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3막을 시작하며

기사입력 2018-07-06 09:56

우리 인생을 1막, 2막, 3막으로 나눌 때 각자의 기준이 다르다. 정년까지 일하는 시기를 1막으로 잡는 것은 대부분 비슷하다. 55세에서 60세 정도일 것이다. 그리고 그 후 자기가 좋아하는 취미를 즐기거나 봉사하는 시기를 2막으로 잡는다. 60세 이상 70세까지로 본다. 인생 3막은 유유자적하며 사는 시기로 70세 이상부터 죽을 때까지이다.


필자는 인생 1막을 잘 보냈고, 인생 2막에서도 약 20년간 ‘액티브 시니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열심히 활동했다. 봉사도 열심히 하고 운동도, 시니어 활동도 열심히 했다. 특히 댄스는 현역 선수로 눈부신 업적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그렇게 계속 산다는 데에 이젠 좀 지치기도 해서 여러 가지 공직도 다 내려놓고 쉬기로 했다. 인생 2막을 마감하고 싶었다.


그렇다면 인생 3막의 시작이다. 이제껏 잘 나가지도 않던 지역 문인협회에도 나가기 시작했다. 별일을 하는 것도 아니다. 남들이 다 차려 놓은 밥상에 참석만 해주면 되는 쉬운 일이다. 패키지여행도 자주 다닌다. 그동안 발목을 잡던 댄스 교실도 그래서 접었다. 모르는 사람들과 새로 어울리는 것이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에게 자기소개해야 하는데 다른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 이름을 말한다. 그러나 음향 관리가 제대로 안 되는 장소나 잡담하는 사람을 통제하기 어려운 분위기상 잘 안 들리고, 들린다 해도 금방 까먹는다. 현역 때 직장 얘기는 하지 않기로 했다. 인생 2막에서 무엇을 하고 있으며 어떤 특기가 있는지 얘기하라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필자는 무엇을 특징적으로 내세울 것인가 고민했다.


인생 2막의 화려했던 활동을 대부분 접고 나니 필자 소개를 할 만한 재료가 빈약해졌다. 온종일 뒷방에 처박혀 있는 ‘뒷방 노인’은 아니고, 아무것도 안하고 놀러 다니는 노인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무성의해 보인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특기 분야에서 ‘댄스’와 저서 ‘캉캉의 댄스 이야기’라는 책이다. 댄스는 사람들이 관심을 두는 분야이다. 그러나 주변에서 만나기 힘든 사람이 댄스 하는 사람이다. ‘댄스 강사’에 ‘현역 선수’라고 하면 반응이 요란하다. 춤 솜씨를 보여 달라며 시끄럽다. 더구나 기네스 기록이 될 만한 두꺼운 분량의 4310페이지 책 ‘캉캉의 댄스 이야기’ 저자라고 하면, “설마?” 하며 그 자리에서 바로 스마트 폰 검색을 해본다. “책을 몇 권 냈소!”라고 하기보다 이 책 한 권으로 끝나는 것이다. 책 이름이 ‘캉캉의 댄스 이야기’이니 외우기 어려운 실명 대신 ‘캉캉’이라는 닉네임까지 한꺼번에 소개한 셈이다.


사실 댄스는 그만두었지만, 댄스를 가르치는 일은 어렵지 않다. 패키지여행 때 일찍 호텔에 들어가는 날은 할 일이 없다. 시골이라 호텔 밖에 나가봐야 들판이고 날씨도 안 좋으면 호텔 안에서 시간을 보내야 한다. 여름철 유럽은 백야 현상으로 밤늦도록 하늘이 훤하다. 그럴 때 호텔 세미나실을 빌려 댄스 강습을 하는 것이다. 1시간 정도면 얼굴이 벌게질 정도로 열심히들 댄스를 하고 나온다.


인생 3막은 남들과 어울리되, 구속력이 없는 모임에 나가는 것이다. 무거운 책임감이 뒤따르면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나가면 좋고 안 나가도 좋아야 한다. 패키지여행에서 만난 사람들은 다음 여행 때 다시 보는 일도 있지만, 드물다. 그래서 부담이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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