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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 선생 일대기

기사입력 2018-01-09 16:08

우리가 김구 선생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임시정부 주석을 역임하였고 경교장에서 안두희에게 암살당한 것 정도의 단편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 해방 후 귀국했으나 이승만 정권과 뜻이 안 맞아 역사적으로 묻힌 부분도 많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에 치우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이 영화는 김구 선생에 대해 어느 정도 알게 해줬다. 그러나 영화 제목만으로는 ‘대장 김창수’라 하여 민란의 대장 정도로 알고 봤다. 영화의 끝 부분에 가서야 김창수가 나중에 개명하여 김구 선생이라는 것을 밝힌다. 그제야 영화가 다소 밋밋했던 것들이 이해된다.

김구 선생은 1876년에 황해도에서 태어났다. 이 영화의 배경은 1896년이니 김구 선생이 20살 때부터 시작된다. 명성 황후를 시해한 일본인을 맨 손으로 때려죽이고 체포된다. 인천 감옥소에 수감된 동안 남 다른 행동은 더 힘든 나날이었다. 국모의 원수를 갚았는데 죄가 되지 않는다고 버틴 것이다. 결국 친일 내각의 재판정에서 사형 선고를 받는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 입장이지만, 글을 배운 것이 있어 거기서 간수들에게 인정받는다. 여러 가지 행정 민원도 처리해주고 하여 같은 죄수들에게도 글을 가르치는 특혜를 누린다. ‘쇼생크 탈출’의 앤디 듀프레인을 떠 올리게 한다. 당시 문맹률이 높아 계몽이 중요했던 모양이다. 소설 ‘상록수’ 등에서 국민 계몽 부분이 자주 나오는 것도 그런 맥락이었던 것 같다.

그러나 사형수이기 때문에 결국 사형 집행 날짜가 잡힌다. 떳떳하게 죽으라며 어머니가 보낸 하얀 한복으로 갈아입고 사형장에 선다. 그러나 그때 고종 황제가 사형 집행을 중지하라는 명령을 내린다. 죄수들이 집단으로 황실에 사면 요청한 것을 받아들인 것이다. 이 장면에서는 사형 직전에 살아난 러시아 문호 토스토예프스키를 떠올리게 한다.

다시 살아났으나 사형수만 면했을 뿐이지 감옥소 신세는 마찬가지이다. 경인 철도 공사에 투입되어 더 혹독한 노동에 시달린다. 김창수는 탈옥을 결심하고 결국 탈옥에 성공한다. 한편으로는 감옥소장이 경인 철도 공사에 죄수들을 투입해 임금을 가로 챈 것을 보여주는 장부를 황실에 보내 감옥소장의 비리를 고발한다. 이 부분도 쇼생크 탈출과 비슷하다. 영화는 여기까지만 나온다. 그 뒤는 나레이션으로 김창수가 김구 선생이며 한일합방 후 상해로 건너가 대한민국 임시 정부 주석이 되었고 해방 후 귀국했다가 암살당한 것까지 설명해 준다. 차라리 상해 임시정부 시절을 포함하여 귀국 후 암살당한 것까지 시나리오를 연결했으면 역사 영화로서 더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었을 것 같다.

당시 일본이 거의 전권을 휘두르던 시절이라 황실의 권위는 땅에 떨어졌다. 대세가 기울었으니 고관들의 생각도 일본에 나라 팔아먹을 궁리만 할 때이다. 감옥소장도 비리를 저지르고도 일본인들의 배경을 믿고 오히려 큰 소리를 친다. 백성들이라도 세상이 어떻게 돌아갈 것인지 알고 있어야 했는데 철 따라 농사나 짓는 농민이 대부분이었다. 거기에 문맹률이 높으니 글부터 깨우치는 국민 계몽이 필요한 때였던 것 같다.

이원태 감독 작품으로 김창수 역에 조진웅, 감옥소장 역에 송승헌이 나온다. 김구 선생 영화라 해서 평점이 8.7로 높은 편이다. 그러나 영화적 요소는 다소 미흡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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