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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낭비한 죄

기사입력 2017-05-22 10:31

이번 주는 별 약속이 없어 집에서 한가한 시간을 보냈다.

약속이 많을 때는 일 주일 내내 외출할 때도 있어 그럴 때는 몸이 피곤하니 불만이었는데 이렇게 너무나 여유시간이 많으니 이상한 기분이 들긴 하지만 편하기도 하다.

소파에 앉았다가 팔걸이를 베개 삼아 길게 눕기도 하면서 하루 종일 보고 싶은 드라마를 찾아보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이렇게 한가로워도 되는 걸까? 하는 조바심이 난다.

필자 자신이 너무 나태한 것 같아 걱정되기까지 했다.

친구와의 약속이나 여행갈 일이 있어 이른 시간 집을 나서본 적이 있다.

새벽 버스 안에 그렇게 많은 사람이 타고 있어 놀랐다.

다른 때 같으면 필자는 아직 꿈속에 빠져있을 시간이지만 그 시간에 부지런한 많은 사람이 일터로 나가는 모습은 필자를 돌아보고 반성하게 만들기도 했다.

너무 한가하게 있다 보니 예전에 보았던 명화 ‘빠삐용’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영화 ‘빠삐용’은 불어로 나비라는 뜻이다.

이 영화는 픽션이 아닌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로 살아남은 저자가 쓴 책을 기초로 만들어졌으며 행복이 무엇이고 인생은 무엇인지 깊이 생각하게 해주었던 정말로 재미있는 영화였다.

가슴에 나비문신을 한 주인공이 아내를 죽였다는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가게 된다.

‘앙리’(스티브 맥퀸)는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지만 아무도 들어주는 이 없다.

악명 높은 감옥에서 가혹한 강제노역을 하다가 누명을 벗기 위해 탈옥을 감행한다.

그러나 탈옥에 실패하여 더 무서운 죠셉 섬의 독방에 2년간 갇히게 된다.

너무나 무서운 지옥의 감옥 독방에서 그는 지네와 바퀴벌레로 연명하며 겨우 살아남아 다시 감옥으로 돌아온다.

그곳에는 채권 위조범으로 잡혀 온 ‘더스틴 호프만‘ 이 있다.

그는 엄청난 재력가이지만 아내가 그를 배반하고 변호사와 공모해 영원히 감옥에서 나오지 못하게 되는 비운의 주인공이다.

무서운 감옥에서 주인공 ‘스티브 맥퀸’은 ‘더스틴 호프만’을 도와주며 우정을 쌓는다.

그 후에도 계속 탈옥을 시도한 대가로 5년간 독방에 갇히는 등 고난을 겪는데 결국에는 상어와 험한 파도로 둘러싸여 절대 탈출이 불가능하다는 ‘악마도’에 이송된다.

이곳은 죄수들이 그 섬 안에서 비교적 자유롭게 살 수 있다. ‘드가’(더스틴 호프만)는 모든 것을 체념하고 염소도 기르고 밭을 가꾸며 그곳에서 여생을 보내려 한다.

그러나 ‘앙리’(스티브 맥퀸)는 여전히 자유를 꿈꾸며 탈출 방법을 찾고 있다.

당국에서도 탈출이 불가능한 이 외딴 섬에 대해서는 감시를 하지 않는다. 그만큼 그 섬을 벗어나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이미 머리는 백발이 되고 이도 다 빠져버렸지만 ‘앙리’는 절벽에 서서 야자 열매 포대를 떨어뜨리며 해류를 연구하기 시작한다.

그 섬을 빠져나갈 수 있는 해류가 되는 때를 알아낸 그는 ‘드가’에게 같이 탈출하자고 하지만 이미 너무나 많은 고난을 겪은 그는 그냥 여생을 이곳에서 지내겠다고 탈출을 포기한다.

굳은 포옹으로 인사를 대신하고 ‘앙리’는 해류가 나가는 때를 맞춰 야자 열매 포대와 함께 절벽에서 뛰어내리고 드디어 그렇게 열망하던 탈옥에 성공하여 자유를 찾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대충 내용은 이렇지만 그림같이 아름다운 배경과 인간들의 음모와 배신이 얽힌 너무나도 멋진 대작이다.

주인공의 꿈속에서 일어난 에피소드로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명장면이 잊히지 않는다.

주인공이 서 있는 위쪽 언덕에 배심원 여러 명이 앉아 그를 심판하고 있다.

‘앙리’는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며 억울함을 호소한다.

그러나 배심원들은 그를 가리키며 “너의 죄는 살인이 아니라 인생을 낭비한 죄, 시간을 낭비한 죄다”라고 판결을 내린다.

이 장면은 두고두고 필자 마음속에 아프게 가라앉아 있었던 것 같다.

시간을 낭비한 죄, 라는 말을 생각하니 가슴이 뜨끔해진다.

오늘 이 시간 필자가 이렇게 빈둥거리고 있는 것도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건 아닐까 두려운 생각이 드는 것이다.

시간을 낭비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좀 더 자신의 내면을 가꾸고 좋은 일을 할 마음의 자세를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깊이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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