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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환의 똑똑한 은퇴] 걸~걸~걸 인생을 살지 않으려면 선택하고 도전하라

기사입력 2016-11-21 10:45

▲일러스트=윤민철 작가
▲일러스트=윤민철 작가

죽음을 앞둔 사람들은 살아온 삶을 뒤돌아보면서 어떤 생각을 할까? 자신이 성취한 일이나 행복했던 때를 많이 떠올린다면 말 그대로 행복한 인생일 것이다. 그러나 지나온 삶을 부정하거나 공포 또는 분노, 후회를 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호주에서 오랫동안 호스피스 활동을 하던 한 작가 겸 작사가 브로니 웨어가 <죽을 때 가장 후회하는 다섯 가지(The Top Five Regrets of the Dying, 2012)>라는 책을 펴냈다. 사람들은 죽을 때가 되면 무엇을 가장 후회할까? 가장 후회하는 일이 무엇인지 미리 알아두면 후회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 삶이 되지 않을까?

첫 번째 후회는 ‘내 뜻대로 살걸~’이다. 삶이 다 끝나고 있음을 받아들이면서 뒤를 돌아다보면 그 많던 꿈들이 꿈으로만 남게 되었음을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이유가 자기 자신이 선택한 결과라는 것도 인정할 것이다. 월급쟁이이든 자영업자이든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가족을 위해 할 말 제대로 못 하고, 하고 싶은 일도 못 하고 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그런 현실을 자책하기보다는 내가 이룬 꿈들에 대해 성취감과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인생의 부정적인 면보다 긍정적인 면을 더 바라보자는 주장이다. 그렇다면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는 우리들은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남들이 기대하는 삶이 아니라 나 자신의 삶을 위한 선택을 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물론 늘 내 자신만을 위한 선택을 하며 살 수는 없다. 하지만 때로는 남의 기대나 남의 뜻이 아닌 내 뜻대로 살기 위한 선택을 하면서 살아야 한다. 그래야 나이 들어 후회를 적게 한다.

두 번째 후회는 ‘일 좀 덜 할걸~’이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하게 되는 후회 중 하나다. 우리나라는 연간 근로시간이 2124시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멕시코에 이어 가장 많다. 일 때문에 바쁘다고 가족을 등한시하다가 어느 날 돌아보니 부부 사이는 냉랭해져 있고 아이들은 성인이 다 되어 곁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출세를 위해서는 성공한 삶인지 모르겠지만 아버지와 어머니 또는 배우자, 자식으로서의 역할에는 빵점에 가까운 인생이다. 뒤늦은 후회가 밀려오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일에 인생의 전부를 걸 것이 아니라 마음과 시간적 여유를 만들어 자신은 물론 가족과 친구들을 챙기는 삶을 살아야 할 것이다.

세 번째 후회는 ‘내 감정에 더 솔직할걸~’이다.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게 산 사람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참고 인내하며 산 인생이 대부분일 것이다. 부부간의 평화, 가족의 평화, 직장 동료와의 평화, 인간관계의 평화를 위해 참고 또 참다가 어느 날 보니 늙고 병들어 침대에 누워 있는 자신이 보인다. 우리나라에만 있다는 화병(火病)도 결국 지나치게 참아서 생기는 병일 것이다. 화병이 생기면 누구 하나 알아주는 사람도 없고 자신만 손해다. 그러므로 어느 정도 속내를 표현하면서 살아야 한다. 물론 상대에게 비수가 되는 말은 피해야 한다. 솔직하면서도 시기적절한 표현이 화를 줄여주고 스트레스도 낮춰줘 관계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말도 않고 끙끙 앓으면서 관계를 더 악화시키는 것보다 속마음 터놓고 이야기함으로써 오해와 앙금을 푸는 것이 훨씬 미래지향적인 방법일 것이다.

네 번째 후회는 ‘친구들 좀 챙길걸~’이다. 나이 들면 마음 편히 연락할 친구가 줄어든다. 이는 누구나 체감하는 일이다. 몇 년 전에 학사, 석사, 박사보다 더 위에 있는 학위가 ‘밥사, 술사’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다. 석사나 박사학위를 가진 친구보다 밥도 사고 술도 사는 친구가 훨씬 더 귀중하다는 말이다. 친구들과 계속 좋은 만남을 이어가려면, 글로 표현하기는 좀(?) 민망하지만 ‘아닥귀열’해야 한다. 다시 말하면, 아가리는 닥치고 귀는 여는 자세가 필요하다. 평소에도 그렇지만 밥 산답시고, 술 산답시고 저 혼자서만 잘난 듯 떠들어대면 좋아할 친구가 아무도 없다. 대기업 고위 임원으로 지낼 때는 바쁘다면서 친구들 모임에 거의 나오지 않던 사람이 은퇴 후 갑자기 모임에 나타나면 친구들이 좋아할까? 또 현역으로 잘나갈 때도 술 한 잔 안 사더니 은퇴 후에도 계산할 때마다 구두끈 매는 친구를 누가 좋아하겠는가? 은퇴하고 나면 현역 때와는 달리 내 주머니에서 돈이 나가므로 부담스러울 때가 많다. 밥사, 술사가 되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밥사, 술사도 석사와 박사 이상으로 적잖은 노력과 돈이 필요한 것이다. 세칭 ‘마돈나(마지막에 돈 내고 나가는 사람)’는 아무나 되는 게 아니다. 그래서 필자는 마돈나가 필생의 꿈이다.

마지막 다섯 번째 후회는 ‘도전하며 살걸~’이다. 원문은 ‘I wish that I had let myself be happier’로 직역하면 ‘나 자신을 좀 더 행복하게 할걸~’이다. 그런데 왜 ‘도전하며 살걸’로 의역(意譯)을 했을까? 저자의 부연 설명을 보면 이해가 간다. 저자는 행복은 선택이라면서 대다수 사람이 과거의 습관과 관행에 묶여 친숙하고 익숙한 삶을 선택하며 살아간다고 주장한다.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 그들로 하여금 다른 사람은 물론 자신에게도 만족하며 사는 것처럼 위장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습관이나 관행, 친숙함에 젖어 만족하면서 살거나 또는 만족하는 것처럼 보이는 삶도 그다지 나쁘지는 않다. 하지만 변화의 흐름에 도전하면서 역동적으로 사는 삶이 내 인생을 훨씬 더 행복하게 만들어주지 않을까? 변화에 도전하면서 매사 내 뜻대로 사는 삶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도전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삶의 동력(動力)과 아드레날린이 주는 자극이야말로 우리가 살아 있다는 걸 느끼게 하는 행복의 전류(電流)가 아닐까?

저자 브로니 웨어의 결론은 원문 그대로 소리 내어 읽을 만하다. 뭐, 어려운 단어도 별로 없다. “Life is a choice. It is YOUR life. Choose consciously, choose wisely, choose honestly. Choose happiness.” 번역도 간단하다. “인생은 선택이다. 바로 당신의 인생이 아닌가. 당신의 뜻대로 선택하고 현명하게 선택하고 정직하게 선택하라. 행복을 선택하라.” 맞는 말이다. 내 인생은 내 것이므로 내가 선택해야 한다. 그것이 행복한 인생으로 가는 길이다. 행복은 결국 내 선택에 달려 있는 것이다. 물론 내가 현명하고 정직하게 선택한 길이라도 후회가 있기는 하겠지만 남의 뜻대로 사는 인생보다는 후회가 적을 것이다.


>> 최성환(崔聖煥) 한화생명 은퇴연구소장·고려대 국제대학원 겸임교수

한국은행 과장, 조선일보 경제 전문기자, 고려대 국제전문대학원/경영대학원 겸임교수, 한화생명 경제연구원 상무, 은퇴연구소장 등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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