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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맛] 황금빛 가을, 통밀로 통(通)하다

기사입력 2016-09-28 14:29

▲통밀 중국음식 맛집 '싱가'의 별미 '따로 짬뽕'(오병돈 프리랜서(Studio Pic) obdlife@gmail.com)
▲통밀 중국음식 맛집 '싱가'의 별미 '따로 짬뽕'(오병돈 프리랜서(Studio Pic) obdlife@gmail.com)

짜장면, 짬뽕, 탕수육…. 입에 당겨도 몸을 생각하면 조금은 꺼려지곤 한다. 부담스러운 이유 중 하나는 중식을 먹고 난 뒤 찾아오는 ‘더부룩함’. ‘밀가루 면’이 바로 그 주범이다. 그렇다면 ‘면’을 바꿔보는 것 어떨까? ‘싱가’의 고민은 거기에서부터 시작됐다.

이지혜 기자 jyelee@etoday.co.kr


중식을 다르게, 다양하게 그리고 건강하게

‘흥하는 집’이라는 뜻의 ‘싱가(興家)’는 ‘중식을 다르게 하다’를 모토(motto)로 삼는다. 무엇이 다른가를 묻는다면 대답은 여러 가지이지만, 무엇보다 먼저 ‘식재료’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그중에서도 가장 ‘다르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바로 ‘면’이다. 중국집에 가면 짜장면이나 짬뽕 등 면 요리를 즐기는데, 공산품 면이든 수타면이든 대개 밀가루로 만든다. 중식을 배달하거나, 음식이 나온 지 오래되어도 면이 잘 불지 않는 때가 있다. 그러나 면이 쫄깃하다고 마냥 좋아할 일은 아니다. 그만큼 우리 위 속에서도 장시간 불지 않고 머물러 속을 더부룩하게 만들기 때문. 밀가루와 면 속에 다량의 화학물질이 포함돼 있는 것인데, 싱가에서는 이를 대체하기 위해 매장에서 직접 제분하고 반죽한 ‘통밀면’을 선보이고 있다.

▲통밀 제분기가 있는 싱가 역삼점 외관(오병돈 프리랜서(Studio Pic) obdlife@gmail.com)
▲통밀 제분기가 있는 싱가 역삼점 외관(오병돈 프리랜서(Studio Pic) obdlife@gmail.com)

방부제, 표백제, 식소다 등 어떠한 화학물질도 첨가하지 않은 싱가 통밀면에는 경북 예천에서 공수한 통밀과 전남 신안산 천일염 그리고 물, 단 세 가지 재료만 들어간다. 우리 땅에서 자란 통밀을 매일 아침 매장 앞에 마련한 제분실에서 제분하고 직접 반죽해 24시간 내 면을 만든다. 화학 첨가물을 넣지 않고 통밀과 최소한의 재료로만 반죽을 하기 때문에 면 특유의 탄력과 식감을 내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인다. 통밀면이 탄생하기까지 숱한 시행착오를 겪었던 박성기 실장(싱가 교대점 셰프)은 “일반 밀가루 면보다 제작하는 데 공이 많이 든다.

▲싱가에서는 매장에서 직접 제분하고 반죽한 ‘통밀면’을 선보이고 있다.(오병돈 프리랜서(Studio Pic) obdlife@gmail.com)
▲싱가에서는 매장에서 직접 제분하고 반죽한 ‘통밀면’을 선보이고 있다.(오병돈 프리랜서(Studio Pic) obdlife@gmail.com)

쫄깃한 식감을 주기 위해 첨가물을 넣는 대신 반죽을 발로 밟아 치대며 탄력을 더한다. 요즘은 단순히 입으로 느끼는 맛보다는 건강까지 생각하는 고객이 늘고 있기 때문에 손이 가더라도 통밀면을 만드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정성을 다해 만든 통밀면을 가장 순수하게 맛볼 수 있는 메뉴로 ‘따로 짬뽕’을 추천한다. 마치 일본의 메밀국수처럼 면과 국물이 따로 나오는 것이 인상적이다. 통밀면을 짬뽕국물에 말거나 찍어가며 먹는데, 그러기 전에 먼저 면만 따로 음미해 볼 것을 권한다. 구수하고 은은한 통밀향과 더불어 부드러운 면의 식감을 느끼는 순간 중식을 마주하는 시간이 더욱 편안해질 것이다.

▲통밀 중국음식 맛집 '싱가'의 '원(元) 짜장'(오병돈 프리랜서(Studio Pic) obdlife@gmail.com)
▲통밀 중국음식 맛집 '싱가'의 '원(元) 짜장'(오병돈 프리랜서(Studio Pic) obdlife@gmail.com)

매일 아침 반죽한 면은 그날 소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방부제 등을 넣지 않아 시간이 지나면 쉽게 변하기 때문이다. 우리 밀은 시중에서 판매하는 밀가루보다 원가가 5배 이상 비싸다. 그러나 더 많은 사람이 통밀면의 매력을 알고 즐기는 데 의미를 두고 있어 짜장면(6000원)과 짬뽕(7000원)의 가격을 그만큼 올리지는 않는다.

▲'싱가' 통밀면 제작 과정(오병돈 프리랜서(Studio Pic) obdlife@gmail.com)
▲'싱가' 통밀면 제작 과정(오병돈 프리랜서(Studio Pic) obdlife@gmail.com)

면과 국물을 따로 내는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배종석 실장(싱가 역삼점 셰프)은 “직접 제작하는 통밀면에는 화학 첨가물(인위적으로 면을 불지 않게 하는)이 들어가지 않아 면에 국물을 담아내면 금방 불어 버린다. 그만큼 먹으면 쉽게 소화돼 속이 편안한 것이 특징이다. 손님 중에는 통밀면에 매력을 느껴 아예 담그지 않고 따로 즐기는 이들도 있다”고 말했다. 배 실장 역시 밀가루 음식을 잘 소화하지 못하는 체질이기 때문에 통밀로 만드는 요리에 남다른 애정과 보람을 느낀다고.

▲싱가 역삼점 내부 전경(오병돈 프리랜서(Studio Pic) obdlife@gmail.com)
▲싱가 역삼점 내부 전경(오병돈 프리랜서(Studio Pic) obdlife@gmail.com)

싱가는 교대점(본점)과 역삼점 두 곳을 운영하고 있다. 사용하는 식재료는 국내에서 엄선한 것들로 똑같이 사용하고 있지만, 음식의 미묘한 맛은 각 지점 실장들의 손맛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모든 요리는 1만5000원으로 통일돼 있는데, 분기별로 회의를 거쳐 구성을 달리한다. 대개 중화요리는 몇 가지 한정된 메뉴를 비싸게 먹게 되는데, 더욱 다양한 중식을 실속있는 가격으로 대중들에게 선보인다는 것 역시 싱가만의 장점이다.

면이 들어가는 음식 외 요리에도 밀가루 대신 통밀가루를 사용한다. 탕수육, 가지 튀김 등의 튀김옷은 통밀반죽을 입히고, 통밀피를 이용한 만두를 빚는다. 싱가에서만 즐길 수 있는 통밀 수제군만두(9000원)는 바삭하면서도 부드럽고 촉촉한 식감을 자랑한다.

▲통밀 중국음식 맛집 '싱가'의 통밀탕수육(오병돈 프리랜서(Studio Pic) obdlife@gmail.com)
▲통밀 중국음식 맛집 '싱가'의 통밀탕수육(오병돈 프리랜서(Studio Pic) obdlife@gmail.com)

▲통밀만두피로 매장에서 직접 만드는 '싱가'의 군만두.(오병돈 프리랜서(Studio Pic) obdlife@gmail.com)
▲통밀만두피로 매장에서 직접 만드는 '싱가'의 군만두.(오병돈 프리랜서(Studio Pic) obdlif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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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8길 32 (역삼점 02-558-17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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