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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초등학교 전학] (9) 알림장 노트와 지라시(학교에서 보내는 알림종이)

기사입력 2016-09-12 10:06

처음 전학해서 학교 갔다 온 아이 둘이 똑같이 알림장이란 노트 한 권씩을 가지고 왔다. 학교에서는 부모에게, 부모는 담임에게 알려야 할 일이나 조심시킬 일 등을 거기에 적어서 보내면 아동지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적혀 있었다. 엄마가 알고 있으면 좋을 일이나 특이사항, 엄마가 담임에게 알리고 싶은 일이나 부탁하려는 일등을 간단하게 알려 담임과 엄마가 서로 아이의 모든 것들을 이해하고 도와줄 수 있도록 하는 수단이었다. 내 아이의 학교생활이 어떻다는 것과 조심해야할 사항들을 서로 교환하며 도와간다는 방법으로 좋았다. 더군다나 일일이 학교 안 찾아가는 나 같은 엄마에게는 안성맞춤이었다. 이상한 방향으로 악 이용하지만 않는다면 정말로 학생지도에 필요한 일이라 생각되어졌다.

수학여행을 간다는 소식이나 어머니회를 한다는 것을 부모들에게 보내는 지라시를 간간히 받았다. 일본어는 몰라도 중간 중간 섞여 있는 한자로 모든 내용들은 틀림없이 알 수가 있어서 좋았다. 그 내용은 간단하면서도 군더더기 없이 정확하게 전달할 사항만 간단명료하게 적혀 있었다. 전학 와서 가장 먼저 본 것이 어머니들의 모임이 있다는 글이었다. 형제가 다니는 것을 감안해서 어머니가 어느 학년에 갈 것인지를 미리 알려달라는 것이 특이했다. 또 참석한 교실에서 끝나면 다른 아이의 반에 들렸다 가면 참석 못했어도 정해진 사항들을 알려 준다고 친절하게 적혀 있는 것을 보고 작은 일에도 신경 써 주는 데 대해 감탄했다. 그 알림종이 크기는 큰 시험지 4분의 1이었다. 거기에 꼭 알아야 될 날짜와 장소 그리고 시간은 크게 명시되어 있고 생각해 올 일에 대해서도 의견을 가져 오라고 적혀 있었다. 아주 작은 일이지만 물자 아낌의 감동을 충분히 갖게 했다.

그 다음에 큰애가 수학여행을 간다는 일정이 적힌 알림장이 왔는데 아이들이 갈 곳을 먼저 학부형 중에 반에서 2~3명이 시설과 준비상태 점검으로 가야 하니 희망자는 알림장에 의견을 적어서 보내달라는 것이었다. 가능한 일이라면 가겠다고 써서 보냈다. 며칠 후, 동행하게 되어 대단히 감사하다며 답이 즉시 왔다. 닛꼬(日光) 여행이란다. 큰 애 덕으로 일본에 와서 첫 여행을 하게 된 것이었다. 아이들이 먹는 것과 자는 방등 그리고 어느 코스 등등을 고대로 엄마들이 사전여행을 경험하며 자세하게 체크해가며 잘못된 것들은 시정하도록 조치하고 준비가 부족한 것들을 전부 체크해서 대답을 듣고 확인하는 팀에 낀 것이었다. 이렇게 먼저 간 엄마들의 역할은 큰 것이었다. 한국 사람이며 일본 생활이 얼마 안 된 나를 한 사람의 반대도 없이 택해주는 그들의 넓은 아량에 감사했다. 내 아이들을 위해서 똑바르게 모든 것들을 자세히 꼼꼼하게 빠짐없이 챙겨가며 책임과 의무감을 가지고 여행을 하는 것인 셈이었다. 정말로 엄마들의 눈은 예리했고 사전에 일어 날 수 있을지도 모를 위험 같은 걸 찾아내려는 노력에 놀랐다. 계단이 비가 와서 약간 허물어진 곳도 전부 체크되었고 음식재료에도 까다롭게 질문을 했고 응답하는 쪽도 알아듣기 쉽게 설명을 자세하게 했다. 서로가 아주 세심하게 마음을 쓰는 모습들에 감탄했다. 아주 작은 불상사도 일어나면 안 된다는 사전 주의에 모두 힘을 합해서 의견을 냈고 그것들을 반영시키겠다고 정중한 자세에 난 고개 숙였다. 지금 생각해 봐도 이렇게 하니 세월호사건 같은 게 안 나는 나라로구나 하는 부끄러운 생각이 든다. 정말 많은 생각들이 오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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