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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Interview] 그림자 같은 사랑과 용서에 관한 이야기, 연극 <사랑별곡>의 구태환 연출

기사입력 2016-09-05 10:13

시골의 한 장터를 배경으로 한 많고 정 많은 우리네 이야기를 아름다운 언어로 표현한 작품 <사랑별곡>. 2014년에 이어 극단 ‘수(秀)’의 구태환 연출이 다시 한 번 지휘봉을 잡았다. “따뜻한 시선으로 우리의 가슴을 어루만져 그 아픔을 달래고 싶다”는 구 연출의 이야기를 들어 봤다.

▲연극 <사랑별곡>의 구태환 연출(스토리피 제공)
▲연극 <사랑별곡>의 구태환 연출(스토리피 제공)


지난 공연과 달라진 점

2014년 동숭아트센터 공연 이후 2년 만에 작품을 읽으면서 세월이 주는 감성과 메시지가 다름을 인식했고, 그 무게에 다시 놀랐다. 배우들이 달라지면서 그들이 가진 힘으로 새로운 작품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새롭게 가공하기보다는 그 속에 있는 아름다운 언어에 집중해 재조명하려 했다.

가장 심혈을 기울인 부분

‘산다는 건 누구나 다 똑같다’는 의문을 던지며 시작하는 연극은 ‘어제 해결되지 않은 일이 내일이 된다고 어떻게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는 답변을 돌려 준다. 어제 저지른 일은 오늘 해결해야 할 숙제로 돌아오고, 해결하지 못할 경우 내일엔 더 큰 짐이 된다는 철학 같은 이야기이다. 삶의 끝자락에 서서 철학자처럼 무언가 깨달아가는 인생의 깊이를 담아내려고 노력했다.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속 깊은 이야기와 언어의 진정한 의미를 찾으려 했고, 그것을 날것 그대로 보여 주려 한다.

중견 배우 손숙, 이순재, 고인배와의 호흡

손숙, 이순재, 고인배 선생님들과 함께 작업할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영광이다. 배우들과의 호흡은 무척 좋고, 하루하루 연습 때마다 연출로서 굉장히 많은 것을 느끼고 깨닫고 배운다. 이번 기회는 연출 인생에 있어 중요한 시기라 생각한다. 이분들과의 작업 과정을 잘 기억해서 앞으로 나의 연출 인생에 큰 좌표로 삼고자 하는 자세로 연습에 임하고 있다.

중·장년 관객이 공감할 만한 장면과 대사

1. 무덤가 장면: 순자가 죽고 홀로 남은 상황에 박씨는 자신이 했던 행동들을 반성하고, 사과한다. “평생 가심에 품던 그 사랑을 용서하지 못해 미안하다. 자네 가심에 품은 그 미움. 용서하지 못해 미안히야.”

2. 마지막 장면:시간이 지나 달라진 현재 상황에서 두 친구가 대화를 통해 삶의 후회와 깊은 반성을 하는 모습. 두 사람은 언제 또 볼 수 있게 될지를 생각하며. 남은 삶을 어떻게 대할지 어렴풋이 보여 준다. 이러한 모습에 관객이 공감과 기대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작품을 보고 난 관객이 생각해 볼 만한 점

연극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될 수 있고, 공연을 보고 나면 낯설지 않은 풍경들이 떠오를 것이다. 자신의 삶과 가족을 돌이켜 보고 공감하며 관람하면 좋겠다. 다들 아옹다옹하며 살지만, “오늘 다음 내일”이라는 대사처럼 사실은 별다를 게 없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정신없이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지만, 과연 그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내 가족, 사랑하는 사람들이 더 중요할 것이다. 자신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후회 한 자락 남겨놓고 가야 그게 삶이다.


▲연극 <사랑별곡> 포스터(스토리피 제공)
▲연극 <사랑별곡> 포스터(스토리피 제공)


△ 구태환 연출

연극 <친정엄마>, <클로져>, <로미오와 베르나뎃>, <이름을 찾습니다>, <나생문> 등 연출.

2006 거창국제연극제 희곡상·대상, 제1회 대한민국연극대상 무대예술상, 2009 대한민국 국회대상

올해의 연극상 등 수상.


△ 연극 <사랑별곡>

일정 9월 4일~10월 1일

장소 이해랑예술극장

연출 구태환

출연 이순재, 손숙, 고인배, 배상돈, 정재성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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