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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강아지 ‘피터’

기사입력 2016-08-08 13:48

▲ 이제 7t세가 된 ‘피터. (박혜경 동년기자’)
▲ 이제 7t세가 된 ‘피터. (박혜경 동년기자’)
아들이 어릴 때부터 강아지 한 마리 키우는 게 소원이라고 했지만, 마음이 아프면서도 그 소원을 들어주지 않았다. 이유로는 집이 좁은 아파트라서였고 기관지가 약했던 아들을 생각해 털 날리는 강아지를 집안에서 키울 수는 없었기 때문인데 그보다는 예전 기르던 강아지 쮸쮸가 생각나서였다. 쮸쮸는 15년 동안 우리 가족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살았던 개다. 그러나 정든 쮸쮸와의 이별은 너무나 슬펐고 충격이어서 이후로 가족 누구도 강아지를 키울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동생네 집에 강아지 한 마리가 생겼다. 피터는 필자의 막냇동생이 키우는 아주아주 귀여운 강아지 이름이다. 아니, 이제 피터의 나이가 7살이 넘었으니 강아지는 아니고 다 큰 개라고 해야겠다.

종류는 베드링턴테리어, 좀 흔치 않다. 모습도 흔치는 않은데, 어떻게들 보이시는지? 꼭 양 모습을 하고 있다. 개인데. 인터넷에 검색해보면 베드링턴테리어--일명 양 닮은 개라고 나온다. 영국에서 사냥할 때 데리고 다니는 종류라 한다. 양을 닮아서 그런지 한강 변에 산책을 데리고 나가면 온통 풀에 정신이 팔려서 냄새를 맡고 다닌다. 어떨 땐 풀을 뜯어서 입에 물고 있기도 했다. 피터는 도둑은 절대 못 지킬 것 같다. 온갖 사람들을 다 반가워한다. 배달 온 총각도, 택배 아저씨도, 야쿠르트 아줌마도. 처음 보는 누구에게도 온몸을 흔들어서 반가움을 표시한다. 아마 도둑이 들어도 반가워하지 않을까?? 피터가 동생네 집에 오기까지 사연이 있다. 어느 날 인터넷에 예쁘고 귀한 두 살짜리 강아지인데 직장 일 때문에 거의 매일 혼자 좁은 오피스텔에 가둬두고 있어서 너무 가엾으니 잘 키워줄 분을 찾는다는 광고를 동생이 보았다.

사진속의 강아지를 본 순간 어쩐지 꼭 데려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단다.처음 데려왔을 때 피터는 아마 우울증을 앓고 있는 듯했다고 한다. 먹지도 않고 짖지도 않았으며 기운도 없어서 병원비도 꽤 많이 들였다. 온 식구가 마음을 다해 사랑해 주었더니 이제는 저렇게 아무나 봐도 꼬리를 흔들며 반겨주는 귀엽고 늠름한 강아지가 되었다. 그런데 아직도 차는 무서워한단다. 아마 차를 타는 중에 나쁜 기억이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여기저기 데리고 다니고 싶지만, 차만 타면 온몸을 벌벌 떤다니 참 불쌍하다. 지난여름에, 동생이 외국에 2주 정도 다녀올 일이 있는데 저녁에 식구들이 돌아오기 전까지 낮에 혼자 두기가 걱정스럽다 해서 내가 도그 시터가 되어 2주일간 낮에 피터를 돌보았다.

동생은 도그 시터비도 넉넉히 챙겨주었는데 강아지를 좋아하는 필자는 그 시간이 무척 행복했다.동네가 이촌동이라 조금만 걸으면 한강 변으로 내려갈 수 있어서 규칙적으로 목줄을 채우고 한강에 나가 같이 걸으니 나도 운동이 되고 참 좋았다.

물론 산책 나갈 때는 봉투를 준비해 배설물을 치우는 예의는 꼭 지켰다.목줄을 풀어주면, 파란 잔디밭을 예쁜 귀를 팔랑이며 신나게 뛰어다니다가 내가 어디 있는지 돌아보는 모습이 어찌나 귀여운지.

요즘도 가끔 피터를 보러 동생 집에 간다. 펄쩍펄쩍 뛰어오르기도 하고 온몸을 흔들며 반가워하는 피터를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다시는 집에서 강아지 키우는 걸 못 볼 줄 알았는데 동생 덕분에 대리만족하고 있다. 귀엽고 예쁜 피터, 아프지 말고 오래오래 잘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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