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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솔한 입바른 소리 조심해요.

기사입력 2016-08-05 08:53

▲필자는 입바른 소리 잘한다. (박혜경 동년기자)
▲필자는 입바른 소리 잘한다. (박혜경 동년기자)
휴일 나들이 나선 고속도로에서 시원하게 달리며 “와 오늘 차가 잘 빠지는데?” 했는데 얼마 못 가 꽉 막혀서 거북이걸음을 하게 되었을 때 입찬소리했다며 핀잔을 받게 된다. 또 어떤 일에 대해서 의견을 말했는데 잘 안 풀리면 입바른 소리를 해서 안 되었다고 원망도 듣는 일이 생긴다. 어느 젊은 엄마가 시어머니와 담소 중에 우리 아기는 다른 아이들보다 덜 아프고 잘 큰다고 자랑했더니 그런 입찬소리는 하는 게 아니라며 아이 키우는 입장에서 겸손해야 한다고 가르치셨다 한다. 남의 아이에게 생긴 안 좋은 일이나, 문제아나 그 부모에게 비난이라도 하면 자식 가진 사람이 입찬소리하는 거 아니라는 말을 한다. 자신에게도 닥칠 수 있는 일이니 비난보다는 이해해 주어야 한다는 뜻일 것이다.

전해 내려오는 말로 입바른 소리라는 표현이 있다. 입바른 소리는 바른말을 하는데 거침이 없다는 뜻이 있으니 부정적인 뜻은 아니다. 자신의 의견을 당당하게 말하는 것이니 좋은 의미일 수도 있다. 그와 비슷한 표현으로 입찬소리한다는 말도 있는데 그 또한 자기의 지위나 능력을 믿고 지나치게 확신을 하며 자신 있게 말한다는 뜻이다. 사전적으로는 그렇게 정의하고 있지만, 우리가 흔히 쓰는 입바른 소리 한다거나 입찬소리 하지 말라는 건 자기의 의견을 경솔하게 내뱉을 때 경고의 의미로 하기도 한다.

얼마 전에 필자도 입바른 소리를 한 탓인지 힘든 시간을 겪었다. 모임이 있었는데 친구 두 명이 요즘 감기 무섭더라며 지금 며칠째 감기에 걸려 많이 아프다는 말을 했다.필자도 몇 년에 한 번쯤은 감기로 고생을 했지만 짧은 기간이어선지 감기에 걸렸었다는 생각은 까마득하게 잊어버리고 만다.그러면서 친구는 아픈데 필자는 건강하다는 자만심에 그만 “나는 감기에 걸려본 지가 언젠지 몰라.”하고 얄미운 소리를 하고 말았다.친구들이 “에구-입찬소리하고 있네, 그래도 조심해라.”라고 한마디씩 거들었다.필자가 그런 경솔한 말을 해서였는지 그 날 저녁부터 온몸이 으스스하고 머리가 아픈 몸살에 걸리고 말았다.

 

꼭 입찬소리해서라기보다 친구로부터 감기 바이러스를 옮겨 받았음이 확실한데 그래도 필자가 그런 말을 했기 때문에 감기에 걸렸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자꾸만 들며 옛말 그른 것 없다는 말이 떠올랐다. 몸이 으슬으슬하기만 한 게 아니라 기침도 나기 시작했다. 갈비뼈 사이가 간질거려 기침을 심하게 하게 되니 기침이 나올 때마다 명치끝이 아프기까지 했다.

나흘 동안 병원에 가서 주사를 맞았다. 젊었을 적엔 웬만큼 아파도 병원에 가지 않았고 하루 이틀 땀을 푹 내면서 한 잠 잘 자고 나면 씻은 듯이 증세가 없어져서 약이나 주사에 의존하지 않고 회복되는 내 몸에 자부심을 느끼기도 했었다. 지금도 며칠 푹 쉬면 나을 수 있을 것 같지만, 손자 손녀를 가까이 봐야 하니 그렇게 자연히 회복될 때까지 기다릴 수가 없게 되었다. 아기들에게 감기를 옮기기라도 하게 되면 큰일이기 때문이다.

 

그런 입찬소리를 해서 걸린 감기는 아니었겠지만 어쨌든 경솔한 말은 하지 말아야겠다고 한 번 더 다짐한다. 나이가 들어서도 더욱 조심해야 하는 게 겸손함이다. 정당한 일에 뒤로 비켜서지 않고 입바른 소리를 하는 건 필요하겠지만 쓸데없는 일로 자만하여 겸손하지 못한 입바른 소리, 입찬소리는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몸살 기침 감기로 매우 힘든 시간을 보내며 소중한 교훈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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