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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산책] 망원동의 두 얼굴

기사입력 2016-08-05 16:43

서울 마포구 망원동. 감성적인 카페와 맛집, 편집숍 등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동네다. 그래서 요즘 젊은이들은 이곳을 ‘망리단길’(이태원의 경리단길 초창기 모습과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부른다. 그 소문만 듣고 찾아가 인근 홍대거리나 가로수길의 비주얼을 기대했다면 조금 당황할지도 모르겠다. 망원동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망원시장’의 아우라가 무척 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금만 걷다 보면 느낄 수 있다. 그 이중적인 분위기가 바로 망원동의 매력이라는 것을.


▲망원동 골목길(이지혜 기자 jyelee@)
▲망원동 골목길(이지혜 기자 jyelee@)

‘망리단길’이라 불리고는 있지만,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라고 말하기는 모호하다. 그러나 어디서 시작해도 좋고, 어떻게 가도 망원시장을 만나게 된다. 특별히 어느 가게를 가려고 정한 것이 아니라면 망원역 2번 출구로 나와 망원시장을 중심으로 지그재그로 거닐어볼 것을 추천한다. 주택가와 시장 사이 골목마다 보석 같은 공간이 숨어 있다.

사실 망원동 마니아들은 자신들의 단골집이 알려지는 것을 꺼린다. 수수하고 한적했던 몇몇 가게가 입소문을 타는 바람에 관광지처럼 변해 버리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래전부터 자리 잡고 있던 상인들을 만나면 이곳이 ‘망리단길’로 유명해지는 것이 싫다고 이야기했다. 대부분 욕심 없이 장사하고 편안하게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가게를 낸 것인데, 뜨내기손님들이 몰려와 일상의 여유도 사라지고 단골들도 떠난다는 것이 안타까운 이들이다. 언론 매체에 소개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거나, 그 가게에 두세 번 방문해 충분히 어떤 곳이라는 것을 느껴야지만 취재를 허락한다는 곳도 있었다. 잠시 카메라를 끄고 만난 한 상인은 “처음 이곳에서 느꼈던 매력이 많이 사라진 것이 아쉽다”며, “월세도 많이 올라 조만간 다른 지역으로 가게를 옮길 계획”이라고 했다.

망원동 사람들의 바람처럼 그곳만의 소소하고 느릿한 매력을 해치지 않는 좋은 방법으로 ‘혼자, 또는 둘이서 방문하기’를 추천한다. 혼자 와서 밥 먹고, 차 마시고, 편집숍을 둘러보는 이들이 꽤 많은 편이다. 그곳이 주는 즐거움은 누구와 대화를 하거나 함께하지 않더라도 그 자체로 느낄 수 있는 요소가 많다는 점이다.


<가볼 만한 가게들>

▲'커피가게 동경' 커피(이지혜 기자 jyelee@)
▲'커피가게 동경' 커피(이지혜 기자 jyelee@)

커피가게 동경 망원동 410-1 지하

드립커피를 주문하면 취향을 물어 그에 맞게 커피를 내려준다.


▲황인호의 원당수제고로케(이지혜 기자 jyelee@)
▲황인호의 원당수제고로케(이지혜 기자 jyelee@)

황인호의 원당수제고로케 망원동 486-39

망원시장 입구에 있는 고로케 맛집. 1000~1500원 선.


▲카페부부(이지혜 기자 jyelee@)
▲카페부부(이지혜 기자 jyelee@)

카페부부 망원동 376-15

노부부가 30년 동안 살던 주택을 젊은 디자이너 부부가 리모델링해 만든 공간. 커피, 디저트, 간단한 식사 주문이 가능하다.


▲디자이너 편집샵 RHOO(이지혜 기자 jyelee@)
▲디자이너 편집샵 RHOO(이지혜 기자 jyelee@)

디자이너 편집샵 RHOO 망원동 375-1

감각적인 디자이너들의 작품을 전시 및 판매하는 곳. 가게 한쪽에 있는 테이블 공간에서 잠시 쉬어가도 좋다.


▲장난감가게 마마미투(이지혜 기자 jyelee@)
▲장난감가게 마마미투(이지혜 기자 jyelee@)

장난감가게 마마미투 망원동 404-38

키덜트를 겨냥한 인형, 피규어, 캐릭터 문구 용품 등을 판매한다.인터넷 쇼핑몰(www.mamametoo.com)도 함께 운영.


▲만일 책방(이지혜 기자 jyelee@)
▲만일 책방(이지혜 기자 jyelee@)

만일 책방 망원동 399-46

대형 서점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아늑한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동네 책방이다. 가게는 작지만 커다란 테이블이 인상적이다.


▲에그머랭&쇼룸 더 팩토리(이지혜 기자 jyelee@)
▲에그머랭&쇼룸 더 팩토리(이지혜 기자 jyelee@)

에그머랭&쇼룸 더 팩토리 망원동 376-14

핸드메이드 모자, 가방, 신발, 매니큐어 등을 구경하면서 음료와 디저트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소쿠리(이지혜 기자 jyelee@)
▲소쿠리(이지혜 기자 jyelee@)

소쿠리 망원1동 414-16

‘작고 느린 상점’이라는 콘셉트로 운영하는 곳으로, ‘소쿠리’라는 이름처럼 투박하고 정겨운 물건들을 판매하고 있다. 옛날 시계나 접시, 물병 등 향수를 자극하는 소품들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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