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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보 특선-문화 읽기] 추천 영화 '스틸 앨리스'

기사입력 2015-04-28 16:56

비극 속에서 희망을 꽃피운 가족의 사랑

▲영화 '스틸 앨리스'의 한 장면

영화평론가 윤성은


나이가 들수록 행복에 가장 필수적인 것은 돈이나 명예가 아닌 건강임을 깨닫게 된다. 본인이 아플 때 느끼는 정신적, 육체적 고통이야 말할 것도 없지만 사랑하는 사람들, 특히 가족 구성원이 큰 병에 걸렸을 때 감당해야 하는 슬픔과 스트레스의 강도 또한 겪어보지 못한 사람은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억세다. 2015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줄리안 무어에게 여우주연상을 안긴 <스틸 앨리스>는 쉰이라는 젊은 나이에 알츠하이머 판정을 받은 한 여인과 그녀의 가족에 관한 영화다. 찰나에 더러워질 수도, 깨질 수도 있는 투명한 유리 같은 행복을 지키기 위한 앨리스와 가족들의 노력이 펼쳐진다.

앨리스는 콜롬비아 대학의 교수로서 많은 업적을 쌓아온 학자이자 사랑받는 아내였고, 세 아이를 둔 훌륭한 어머니였다. 몇몇 단어들이 잘 떠오르지 않는 것으로 시작된 그녀의 증세는 청천벽력처럼 희귀성 알츠하이머라는 진단으로 이어진다. 급속도로 악화되는 이 병의 증세는 그녀 자신과 주변인들에게 두려움과 서글픔 그 자체다. 언어와 인지 능력을 잃어가고, 행동 장애를 보이면서 샛별처럼 빛나던 앨리스의 눈빛도 흐릿해져 간다.

▲영화 '스틸 앨리스'의 한 장면

그러나 제목에서 드러나는 것처럼, 영화는 이런 고통을 감당하고 겪어내는 앨리스가 여전히 ‘그녀’라고 말한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8mm 필름처럼 빛이 바랬어도 여전히 생생하게 떠오르는 유년 시절의 기억들이 있다. 그리고 바로 옆에는 자신을 끝까지 돌봐주는 가족들이 있다. 그것은 앨리스의 인생의 일부였고 여전히 그녀를 그녀로 남아 있도록 만들어주는 실체들이다. 루게릭 병을 앓고 있었던 故 리처드 글랫저 감독은 이처럼 비극 속에 희망과 사랑을 이야기하는 아름다운 영화를 남기고 영면했다. 그 진정성으로부터 나온 긴 감동의 여운이 오랫동안 가슴을 먹먹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영화 '스틸 앨리스' 포스터


<영화 정보>

일정 4월 30일 개봉

장르 드라마

감독 리처드 글랫저, 워시 웨스트모어랜드

출연 줄리안 무어, 알렉 볼드윈, 크리스틴 스튜어트, 케이트 보스워스 등

배급 그린나래미디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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