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관악50플러스센터장, “커뮤니티 특화해, 일자리·인생설계 담아야”

“중장년이라고 해서 모두 같은 것을 원하는 것은 아닙니다. 일자리가 필요한 분도 있고, 새로운 경험과 배움, 관계와 소통을 원하는 분도 있습니다.”
김민석 관악50플러스센터장은 서울의 50플러스 사업이 지난 10년간 쌓은 성과를 바탕으로 이제는 더욱 다양해진 중장년의 요구에 대응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정책 대상이 40대까지 넓어지고 취업과 일자리 지원이 강화되는 가운데, 인생설계와 교육, 커뮤니티 등 기존 기능도 이용자의 필요에 맞춰 함께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관악50플러스센터가 개관 초기 실시한 욕구조사에서도 일자리를 원하는 이용자와 새로운 경험과 배움의 기회를 원하는 이용자가 대략 절반씩으로 갈렸다.
이 같은 고민은 9월 3일 서울 강서구 코엑스마곡 르웨스트 C홀에서 열리는 ‘50+의 현재와 미래, 미래의 50+’ 행사에서 본격적으로 다뤄진다. 서울시50플러스센터협의회가 마련한 이번 행사는 50플러스 사업 10년의 성과와 변화를 돌아보고 중장년의 지역사회 역할과 앞으로의 정책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다.
정건화 한신대 경제학과 명예교수가 ‘50플러스 10년, 돌아보고 내다보기’를 주제로 기조강연하고, 김 센터장은 ‘현장 사례로 보는 50플러스센터의 성과와 발전 방향’을 발표한다. 김성근 이음과나눔협동조합 이사장은 ‘지역사회의 자산으로서 중장년의 일·활동과 사회공헌’을 주제로 발표한다. 이어 ‘50플러스사업 10년, 새로운 중장년 정책 및 생태계를 위한 과제’를 놓고 토론한다.
“자치구 센터는 ‘동네 기반’… 지역 특성 맞춘 거점”
김 센터장은 이번 발표를 위해 자치구가 운영하는 50플러스센터의 지난 10년을 과거와 현재, 미래로 나눠 살폈다. 이용자와 종사자 의견도 조사했다. 지난 10년간 무엇이 달라졌고 앞으로 어떤 기능을 강화해야 할지 현장의 목소리를 중심으로 제시할 예정이다.
서울의 50플러스 전달체계는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 운영하는 50플러스캠퍼스와 자치구가 운영하는 50플러스센터로 나뉜다. 현재 50플러스캠퍼스는 5곳이다. 서울 50플러스포털에는 자치구가 운영하는 센터 14곳이 연결돼 있다. 개별 기관은 관악50플러스센터, 금천50플러스센터처럼 지역명을 붙여 사용한다.
김 센터장은 이용자에게는 모두 같은 50플러스 시설로 보일 수 있지만 현장에서 맡는 역할에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캠퍼스가 취업과 일자리 사업에 상대적으로 무게를 둔다면 자치구 센터는 일자리에 더해 상담과 교육, 커뮤니티, 취·창업 등을 생활권 안에서 함께 제공한다.
그는 이런 자치구 센터의 특징을 “동네의 역할”이라고 표현했다. 서울 전역에 같은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보다 해당 지역에 어떤 중장년이 살고 있고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를 파악해 사업으로 연결하는 역할이다.
김 센터장은 “동네 안에도 각자의 색깔이 있다”며 “자치구의 색깔에 맞는 중장년을 위한 공간이자 지역의 인프라로서 역할을 하는 것이 자치구 센터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지난 10년 동안 50플러스 정책의 대상과 이용자도 달라졌다. 기존 베이비붐 세대에 이어 X세대가 본격적으로 50대에 들어섰고 정책 대상도 40대로 확대됐다. 김 센터장은 앞으로 유입되는 세대일수록 개인별 요구가 뚜렷한 만큼 교육과 커뮤니티도 더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프로그램 세분화 필요… 경험 살린 일자리 연결 과제”
김 센터장은 앞으로 밀레니엄 세대가 중장년층으로 진입하는 변화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아날로그와 디지털 환경을 함께 경험했고, 기존 세대보다 개인별 관심사와 요구가 뚜렷한 만큼 획일적인 프로그램으로는 만족시키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앞으로는 교육이나 커뮤니티도 지금보다 더 개별화되고 세밀해져야 한다”며 “이용자의 욕구를 기준으로 서비스를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 준비 과정에서 살펴본 조사에서도 50대와 60대는 재미와 즐거움, 행복, 관계, 소통 등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커뮤니티와 인생설계 역시 앞으로 강화해야 할 영역으로 거론됐다.
김 센터장은 “앞으로는 사업이 조금 더 개별화되고 세밀하게, 이용자의 욕구를 기반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일자리 역시 단순히 취업자 수를 늘리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야 한다고 봤다. 중장년이 오랜 직업생활에서 쌓은 경험을 지역사회나 새로운 산업과 연결하는 방식이다. 돌봄처럼 지역사회에서 인력이 필요한 분야에는 사회공헌형 일자리로 참여하고, 민간에서는 교육이나 인턴십 등을 거쳐 기존 경험을 새로운 직무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인공지능 확산도 중장년 일자리의 변화를 재촉하고 있다. 김 센터장은 인공지능이 많은 업무를 대신하더라도 사람이 오랫동안 현장에서 쌓은 경험까지 모두 대체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중장년이 가진 경험과 역량을 기업의 수요와 연결하는 보다 정교한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양한 사업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운영 기반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책 방향이 달라지더라도 서울 중장년의 삶의 전반을 지원한다는 50플러스 사업의 기본 목적은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고시촌 50대 1인 가구… 관악형 50플러스의 숙제”
김 센터장은 종합사회복지관과 장애인복지관, 노인복지관 등 사회복지 현장을 거쳤다. 서울역 쪽방촌을 담당하면서 노인뿐 아니라 사회적 관계망에서 떨어져 있는 40대와 50대를 접했고, 중장년을 다시 사회와 연결할 서비스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했다. 이후 금천50플러스센터를 거쳐 2024년 9월 개관한 관악50플러스센터의 센터장을 맡았다.
관악에서는 지역 특성에 맞춰 중장년 1인 가구와 사회적 고립 문제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옛 고시촌의 저렴한 1인 주거공간에 50대 남성이 유입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역 사회복지 현장에서 노숙인들을 상대했던 경험을 녹아내고 있다. 덕분에 관악 센터에서는 사회적으로 고립돼 있던 한 중장년이 서울 중장년 가치동행일자리에 참여한 뒤 지역사회 활동을 시작하고, 이후 자신의 지식을 활용해 뇌과학 강사로 활동한 사례도 나왔다.
김 센터장은 이런 변화가 지역의 50플러스센터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보여준다고 봤다. 일자리를 연결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새로운 관계를 만들고, 자신의 경험과 역량을 다시 발견해 지역사회에서 역할을 찾도록 돕는 것이다.
그는 50플러스의 다음 10년을 특정 사업 하나를 확대하는 문제보다 ‘다양해진 중장년의 요구를 얼마나 세밀하게 담아낼 수 있느냐’의 문제로 보고 있다.
“일자리가 필요한 사람에게는 새로운 기회를, 새로운 삶을 준비하는 사람에게는 배움과 관계를 연결해야 합니다. 중장년의 요구가 다양해진 만큼 50플러스도 그 요구에 맞춰 더 촘촘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