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덤 활동 덕에 디지털 활용도 촉진… 춤·건강관리 등 새로운 활동으로 연결

일본의 50대 이상 여성 가운데 좋아하는 인물이나 팀을 응원하는 팬덤 활동인 ‘덕질’을 하고 있다는 응답이 절반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K팝 아이돌을 계기로 춤을 배우거나 SNS와 스마트폰 사용 능력을 키우는 등 덕질이 소비를 넘어 건강관리와 새로운 배움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확인됐다.
일본 하르메쿠홀딩스 산하 하르메쿠 잘사는삶 연구소가 지난 15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50∼88세 여성 533명 가운데 현재 팬덤 활동하는 대상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47.5%였다. 2023년 47.9%, 2024년 46.1%, 지난해 46.3%에 이어 4년 연속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하르메쿠홀딩스는 50대 이상 여성을 위한 잡지 ‘하르메쿠’ 발행과 통신판매, 시니어 마케팅 사업을 운영하는 일본 기업으로, 산하 잘사는 삶 연구소를 통해 중장년 여성의 생활과 소비 특성을 조사·분석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일본 전국의 하르메쿠 여성 모니터 회원 대상으로 올해 5월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연령별로는 50대의 50.0%, 60대의 49.3%가 팬덤 활동하는 대상이 있다고 답했다. 70대 이상은 42.6%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덕질 대상은 일본 국내 밴드와 가수가 전 연령대에서 고르게 많았다. 50대에서는 일본 남성 아이돌, 70대 이상에서는 스포츠 선수를 응원한다는 응답이 상대적으로 두드러졌다.
특히 자유답변 중 K팝과 관련된 응답에서는 팬덤 활동이 새로운 활동으로 이어지는 모습이 나타났다. 한 59세 여성은 처음에는 아이돌이라는 이유로 거리를 두고 봤지만, 뛰어난 춤과 노래 실력을 접한 뒤 팬이 됐다고 답했다. 61세 여성은 덕질을 시작한 뒤 직접 K팝 댄스를 배우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K팝을 비롯한 팬덤 활동은 중장년 여성의 생활 습관에도 변화를 일으켰다. 좋아하는 가수를 만나기 위해 체중을 줄이거나 공연에서 오래 서 있을 수 있도록 근력을 키웠다는 응답이 나왔다. 젊은 팬들과 함께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옷차림과 미용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사례도 있었다.
디지털 활용을 촉진하는 효과도 확인됐다. 응답자들은 공연 티켓을 구하기 위해 스마트폰으로 직접 신청하거나 X, 인스타그램, 틱톡, 유튜브 등을 이용하면서 디지털 이용 능력이 높아졌다고 답했다. 팬덤 활동을 통해 SNS를 시작하고 새로운 친구를 사귀거나 영상 편집과 이미지 가공 방법까지 익힌 사례도 나왔다.

팬덤 대상이 있는 여성 가운데 관련 비용을 지출한 비율은 81.8%로 지난해 69.8%보다 12%포인트 상승했다. 1인당 연평균 지출액은 11만348엔(약 100만 원)으로 지난해 11만4039엔(약 103만 원)보다 소폭 줄었지만, 최근 5년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었다.
지출 방식은 공연과 여행 중심에서 상품 구매로 일부 이동했다. 응원봉과 수건 등 응원용품의 연평균 지출액은 지난해 1만7987엔(약 16만 원)에서 올해 2만3970엔(약 21만 원)으로 증가했다. 책과 잡지, 관련 서적 지출도 같은 기간 8484엔(약 7만 원)에서 2만1879엔(약 19만 원)으로 늘었다.
반면 숙박비와 교통비 등 원정 비용은 11만4516엔(약 104만 원)에서 7만8788엔(약 71만 원)으로 감소했다. 콘서트와 공연, 경기 티켓 비용도 6만7642엔(약 61만 원)에서 5만994엔(약 46만 원)으로 줄었다. 영상과 음악 구매 비용은 3만1973엔(약 29만 원)에서 2만1984엔(약 20만 원)으로 감소했다. 물가 상승과 티켓 가격 인상으로 제한된 예산 안에서 팬덤 활동 방식을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덕질’은 혼자 즐기는 경우가 57.7%로 가장 많았다. 다른 사람과 함께하는 경우에는 배우자나 동반자가 33.6%로 가장 많았고, 팬덤 활동을 시작하기 전부터 알고 지낸 지인이 27.1%로 뒤를 이었다.
우메즈 유키에(梅津順江) 하르메쿠 잘사는삶 연구소장은 “50대 이상 여성의 덕질은 단순한 소비에 머물지 않고 미용과 건강, 학습, 디지털 활용과 사회 참여를 촉진하고 있다”며 “좋아하는 대상을 만나고 응원하고 싶다는 감정이 삶을 움직이는 새로운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