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늘어나는 빈집, 범죄 노출 등 위험…자산으로 활용하는 해외 사례 주목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한국에서 빈집 문제가 새로운 사회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저출산과 인구 감소, 고령화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지방을 중심으로 거주자가 없는 주택이 늘어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일본 등 해외 사례를 참고해 빈집을 철거 대상이 아닌 ‘주거 자원’으로 활용하는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황규완 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지난 1월 발표한 보고서 ‘해외 사례로 살펴보는 빈집 문제 대응 방안’을 통해 우리나라도 고령화 심화와 인구 감소 영향으로 향후 빈집 문제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황 연구위원은 특히 수도권보다는 인구 감소가 빠른 지방을 중심으로 빈집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2024년 처음으로 공식적인 빈집 통계를 작성했으며 전남·전북·경남·경북 등 지방에서 빈집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 인구가 빠르게 늘어나고 인구 유출이 지속되는 지역일수록 빈집 문제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는 구조다.
보고서는 한국보다 먼저 고령화를 경험한 일본의 사례에 주목했다. 일본은 빈집 관리 특별법을 제정하고 ‘빈집 은행’ 등 플랫폼을 통해 빈집 매매와 임대를 지원하는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지방자치단체와 민간 부동산 기업이 협력해 빈집을 공유주택이나 숙박시설 등으로 활용하는 사업도 확대되고 있다.
유럽에서도 빈집 문제 대응 방식은 다양하다. 영국과 프랑스는 빈집 보유자에게 세금을 부과해 방치를 줄이고, 네덜란드는 임대 활용을 촉진하는 제도를 운영한다.
이탈리아는 낙후된 지역의 빈집을 1유로에 판매하는 이른바 ‘1유로 주택’ 정책을 통해 외부 인구 유입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빈집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 논의가 시작됐다. 정부는 지난해 ‘범정부 빈집 관리 종합계획’을 발표하고 도시와 농어촌으로 이원화된 빈집 관리 기준을 정비하는 등 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빈집 정보를 통합 관리하고 거래를 지원하는 플랫폼 ‘빈집애(愛)’ 구축도 추진 중이다. 해당 플랫폼은 전국 빈집 현황과 매물 정보를 제공하고 빈집 활용 사례와 거래 지원 기능을 포함해 빈집 관리 정책의 기반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황 연구위원은 해외 사례의 공통점으로 빈집을 철거 대상이 아닌 자원으로 활용하려는 정책 방향을 꼽았다. 또한 정부가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실제 운영은 민간과 협력하는 방식이 효과적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한국 역시 초고령사회 진입과 함께 지방을 중심으로 빈집 문제가 빠르게 확산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선제적인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인구 감소와 노후 주택 증가가 동시에 진행되는 지방에서는 빈집 관리 정책을 지역 경제 활성화 전략과 연계해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