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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돌보는 자립적인 노후, 도움에 열린 마음 가져야 가능“

입력 2025-07-30 11:13수정 2025-07-30 11:19

‘스스로 자신을 돌보는 요양의 책’ 시리즈 저자 고야마 아사코

▲고야마 아사코 작가.(작가 제공)
▲고야마 아사코 작가.(작가 제공)

고령자의 삶을 지원하는 일을 우리는 ‘돌봄’이라고 표현한다. 이 단어를 잘 들여다보면 타인에게 서비스나 재화를 전달한다는 의미로, 노인의 입장에선 남의 도움을 받는, 수동적인 뜻이 담겨져 있다. 하지만 평생을 치열하게 살아온 입장에선 내 방식대로, 내 집에서 살고 싶다는 욕구는 여전히 존재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늙는 것이 좋을까?


일본에서 발간된 ‘自分で自分の介護をする本(스스로 자신을 돌보는 요양의 책)’ 시리즈는 이런 고민을 담고 있다. 일본 고령자 독자들 사이에서 꾸준한 반향을 불러일으켜, 영향력 있는 실용서로 평가받고 있다. "노후는 준비하는 것이다"라는 명제 아래, 저자는 돌봄을 받기 전에 스스로 삶을 정리하고 삶의 주도권을 유지하려는 노력 자체가 곧 ‘자기돌봄’임을 강조한다. 낙상 예방, 수면, 구강관리, 정리정돈, 지역사회와의 관계 등 일상의 작은 실천을 중심으로, 복잡한 제도나 시설이 아닌 일상 속에서 가능한 자립의 방식을 제안해왔다.

작가의 시각을 통해 나이 듦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얻기 위해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책의 저자인 고야마 아사코(小山朝子) 작가는 저널리스트이자 현장 경험을 두루 갖춘 개호복지사(우리의 사회복지사와 요양보호사의 중간 성격)다. 어린 시절부터 가족을 돌보며 영케어러로 살아온 그는, 어머니와 조모를 간병한 경험을 토대로 일본 전역을 돌며 고령자와의 인터뷰, 제도 취재, 강연 활동을 이어왔다. ‘돌봄은 나를 돌보는 일이며, 나를 돌보는 일이 곧 사랑하는 이를 지키는 길’이라는 신념은 그의 책과 강연, 실천 전반을 관통하는 메시지다. 최근에는 신간 ‘11가지 성공 사례로 배우는, 내 손으로 준비하는 요양(11の成功例でわかる 自分で自分の介護をする本)’을 통해 혼자 살며 자립을 실현한 고령자 11인의 사례를 공개했다.

▲작가의 최근 저서, '11가지 성공 사례로 배우는, 내 손으로 준비하는 요양' 표지.(작가 제공)
▲작가의 최근 저서, '11가지 성공 사례로 배우는, 내 손으로 준비하는 요양' 표지.(작가 제공)

Q. 『自分で自分の介護をする本』 시리즈를 집필하게 된 계기와 배경은?

A. 약 20년 전, 치매를 앓으며 혼자 살고 계셨던 한 남성을 취재한 적이 있다. 그분은 한때 자신이 살던 지역에서 양복점을 운영하던 분이었다. 내가 자택을 방문했을 당시, 방 안에는 옷가지들이 흩어져 있었고, 한쪽 구석에는 오래된 발로 밟는 재봉틀이 놓여 있었다. 이미 일상적인 대화는 어려운 상태였지만, 그분은 건강할 때부터 “담배를 피우며 죽을 때까지 이 집에서 살고 싶다!”는 바람을 반복해서 말해 왔다고 했다.

이 의지를 존중한 이웃 주민들과 요양 서비스 제공자들은, 그가 원하는 방식으로 생을 이어갈 수 있도록 교대로 지켜보며 일상을 함께했다. 특히 담배로 인한 화재 위험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 자율성과 존엄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위험을 최소화하는 구조를 만들어냈다. 이는 단순한 수발이 아니라, 개인의 삶의 방식과 결정을 공동체가 함께 지탱해 준 돌봄의 또 다른 형태였다.

나는 그분이 자신의 바람을 꾸준히 표현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주변과의 관계 속에서 마지막까지 자신다운 삶을 이어갔다는 점에서, 이것 또한 ‘스스로 자신을 돌보는 요양’의 실천이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일본 사회는 고령화율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으며, 돌봄 인력 부족이 심각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건강할 때부터 자신의 노후를 구상하고 준비하는 일, 그리고 가능한 한 요양이 필요 없는 신체와 마음을 만들기 위해 일상 속 예방을 실천하는 일은, 인력 부족 문제를 전혀 다른 관점에서 보완할 수 있는 중요한 제안이 될 수 있다고 느끼고 있다.

Q. 이 책을 통해 독자에게 가장 전하고자 한 메시지는 무엇이었나?

A. ‘스스로 자신을 돌보는 요양’이라고 하면, 어떤 분들은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면서도 억지로 스스로를 챙기는 모습을 상상하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전혀 다른 방향에 있다.

많은 사람들이 ‘介護(요양)’라는 말을 들으면, 식사나 입욕, 배변과 같은 기본적인 생활 동작을 누군가가 도와주는 상황, 즉 ‘介助(신체 보조)’를 떠올리곤 한다. 물론 그러한 지원도 중요한 돌봄의 일환이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외부에서 주어지는 물리적 도움에 가깝다.

내가 말하는 ‘스스로의 요양’은, 그러한 ‘介助(신체 보조)’가 가능한 한 필요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아직 건강할 때부터 자신의 몸과 마음을 의식적으로 보살피는 삶의 태도를 말한다. 예를 들어, 질 좋은 수면을 유지하려 노력하는 것, 매일 구강 관리를 게을리하지 않는 것, 균형 잡힌 식사를 습관화하고 가벼운 운동을 지속하는 것, 나아가 정서적으로 자신을 안정시키는 방법을 익히는 것 등. 이 모두가 바로 ‘스스로의 요양’을 이루는 실천들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구나 자신의 몸과 마음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그리고 그 작은 실천들이 결국에는 노후를 더욱 건강하고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토대가 되어준다. 이 책과 활동을 통해 제가 전하고 싶은 가장 큰 메시지는 바로 이것이다. "당신도 지금부터 준비할 수 있습니다." 그 한 걸음이 곧, 당신을 위한 진정한 요양의 시작이 될 수 있다.

Q. 어린 시절부터 오랜 기간 조모님을 돌보셨다고 들었다. 그 경험은 선생님의 요양 철학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

A. 저의 어머니가 지병을 앓고 계셨던 탓에, 저는 초등학생 때부터 가족을 돌보는 일을 시작한 이른바 ‘야마케어러(Young Carer)’였다. 어머니뿐 아니라 할머니의 요양도 함께 맡았던 경험은 내 삶에 크고 깊은 배움을 안겨주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가족이 직접 요양을 전담하게 될 경우 시간이든, 체력이든, 정신적인 부분이든 감당해야 할 부담이 얼마나 큰지도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자기 자신을 지키려는 노력은 곧, 소중한 누군가를 지키는 일로 이어진다는 것을. ‘스스로 자신을 돌보는 요양’이란 단순한 개인의 자립이 아니라, 사랑하는 가족에게 지나친 부담을 지우지 않기 위한 배려의 표현이며, 우리 모두가 함께 지속 가능한 돌봄을 만들어가기 위한 중요한 시작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것이 내가 ‘요양’이라는 개념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를 처음 고민하게 된 계기이자, 요양 철학의 출발점이 되었다.

Q. 이후 개호복지사로서 현장에서 활동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 그 경험 속에서 ‘자립적인 삶’은 어떻게 실현되었으며, 그 과정에서 마주한 현실적 한계는 무엇이었나?

A. 요양 시설에서 일하며 많은 어르신들과 마주했다. 그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종종 이런 말씀을 들었다. “직원분들이 너무 바빠 보여서 말을 못 꺼내겠어요.” 그 말에는 조심스러움과 체념이 섞여 있었다. 나는 그럴 때마다 생각했다. “자신의 바람을 말로 표현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자립적인 삶의 첫걸음이라는 점을.

신체적 자립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의사를 주체적으로 밝히는 것,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용기를 갖는 것 역시 자립의 중요한 요소라고 믿었다. 그러나 현실의 현장에서는 인력 부족, 시간 제약, 시스템적 한계가 그러한 자립을 뒷받침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 간극을 줄이기 위해서는, 시설 내 돌봄의 질 뿐 아니라, 어르신의 ‘의사 표현권’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Q.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된 국가 중 하나다. 자립적인 노후를 위한 제도나 정책은 어느 수준까지 마련되어 있으며, 그에 따른 한계나 개선이 필요한 지점은 무엇이라고 보나?

A. 일본에서는 2000년에 공적 개호보험 제도(介護保険制度)가 시작되었다. 초기에는 ‘요개호(要介護, 일상생활에서 식사·배변·이동 등 전반적인 돌봄이 필요한 상태)’에 해당하는 분들을 중심으로 제도가 설계되어 있었다. 그 후 2005년 개정에서 보다 경미한 상태의 고령자, 즉 ‘요지원(要支援, 가사나 외출 등 일부 활동에서만 약간의 도움이 필요한 상태)’에 대해서도 예방적 차원의 서비스가 제공되도록 제도를 확장하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요개호 대상자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상대적으로 가벼운 상태인 요지원자나 경증 요개호 대상자에 대한 서비스가 축소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제도가 모든 사람을 완전히 감당하기는 어려워졌고,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자신의 몸과 마음을 스스로 지키는 태도, 즉 자립에 대한 인식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느낀다. 그것이야말로 앞으로의 돌봄사회에서 꼭 필요한 관점이라 생각한다..

Q. 작가께서는 경도인지장애(MCI) 단계의 고령자들과도 자주 접하신 것으로 안다. 그분들은 자신의 생활 주도권을 어떻게 유지하고 있었으며, 실제 자립을 실현한 사례는 무엇이 있었나?

A. 경도인지장애(MCI)는 모두가 치매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진행되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그 경계에 있을 때 얼마나 삶의 균형을 잘 유지하느냐이다.

지인 중 한 명은 간호사인데, 그녀의 남편이 MCI 진단을 받았다. 그럼에도 그녀는 남편이 좋아하는 외출을 매일같이 이어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고 있다. 집에 틀어박혀 지내지 않도록, 일상 속에서 소소한 기쁨을 유지할 수 있도록, 일종의 ‘삶의 설계’를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그 모습을 보며 자립이라는 것은 반드시 거창한 것이 아니라, 자기다움을 포기하지 않고 유지하려는 일상의 작은 선택들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느꼈다. 그것이 치매로의 이행을 지연시키는 중요한 요인이 되기도 한다.

Q. 한국은 아직 ‘요양 예방’ 개념이 충분히 정착되지 못한 상황이다. ‘스스로 자신을 돌보는 요양’은 요양 예방과 어떤 연관이 있으며, 일본에서는 이를 어떻게 실천하고 있나?

A. ‘제가 말하는 ‘자신이 자신을 돌보는 삶’은, 바로 이 ‘개호예방’ 그 자체와 연결된다. 즉, 누군가의 손을 빌려야 하는 상황에 이르기 전에 스스로 자신의 생활과 건강을 관리하려는 태도, 그것이 가장 근본적인 요양예방이다.

일본에서는 개호보험 심사에서 ‘서비스 필요 없음’ 판정을 받은 분들을 대상으로 ‘일상생활지원사업(日常生活支援事業)’이라는 공공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이 사업은 ‘낙상 예방 교실’이나 ‘저영양 예방 교실’과 같은 예방적 교육·활동 프로그램을 지역 단위로 마련해, 고령자들이 실제로 개호 상태로 빠지지 않도록 돕는 데 목적이 있다. 즉,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인 ‘서비스 비해당자’들까지 포함해 예방에 힘쓰는 구조가 형성돼 있으며, 이는 제도적 개호예방의 실천 모델로도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스스로를 관리하고 대비하려는 의식이 제도적 노력과 결합할 때 가장 효과적인 개호예방이 실현된다고 생각한다.

▲고야마 아사코 작가의 주요 저서들.(작가 제공)
▲고야마 아사코 작가의 주요 저서들.(작가 제공)

Q. 고령자의 삶에서 ‘자립’과 ‘보호’는 때때로 충돌하거나 경계가 흐려지는 경우가 있다. 작가께서는 어떤 상태를 ‘자립’으로 보며, 언제 ‘보호’가 개입해야 한다고 판단하는가? 또한 국가나 가족의 보호 의존 경향이 강한 한국 사회에서 자립의 가능성을 넓히기 위한 조언을 한다면?

A. 자립이라는 개념은 단순히 신체적으로 건강하다는 의미에 머물지 않는다. 내 생각으로는, 설령 신체에 불편함이 있더라도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판단하며, 자신의 의지로 움직일 수 있고, 또한 필요할 때는 주저 없이 주변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으며, 그 도움을 주체적으로 받아들여 적절히 활용할 수 있다면, 그것은 충분히 ‘자립’된 상태라 할 수 있다. 자립이란 결코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혼자서 모든 것을 감당하는 상태’가 아니라, 오히려 자신이 주체가 되어 ‘도움받을 줄 아는 힘’을 갖는 것이다.

나 역시 가족의 돌봄을 경험하며, 국가 제도나 공공 서비스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절감했다. 아무리 제도가 잘 갖추어져 있다 하더라도, 막상 필요한 순간에 그것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정보에 접근하지 못해 이용하지 못하는 일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늘 강조한다. ‘이건 왜 이렇지?’라는 의문이 들었을 때, 그 의문을 그냥 넘기지 말고, 스스로 정보를 찾아보고, 발로 뛰고, 행동해보라고. 그렇게 움직이다 보면, 예상치 못한 사람이나 제도, 필요한 자원과 연결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태도 자체가 ‘스스로를 돌보는 힘’이자, 진정한 의미의 자립이라고 생각한다. 보호와 자립은 상충하는 개념이 아니다. 자립을 지키기 위해서 필요한 보호는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 다만 그 보호를 ‘누군가 해주는 것’으로만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고 활용할 수 있어야, 진정한 자립에 가까워질 수 있다.

Q. 요양을 받는 위치에 있을 때, 자신의 의사나 선택이 존중받지 못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선생님께서는 요양을 받는 사람의 ‘심리적 주체성’을 어떻게 지켜야 한다고 보시는가? 자립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율성과 존엄을 유지할 수 있는 실천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A. 나의 책 ‘11가지 성공 사례로 배우는, 내 손으로 준비하는 요양’에서 실제 사례들을 소개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인상 깊은 분은, 근위축성측삭경화증(ALS)이라는 중증 희귀질환을 앓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공 서비스와 자원봉사 등의 다양한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혼자 살기를 선택하고, 그것을 실천하고 계신 분이었다.

이 사례가 보여주듯, 신체적으로 자립이 어려운 상황이라 하더라도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선택권을 자신이 쥐고 있다는 점에서 심리적 주체성은 유지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육체적 자립이 아니라, ‘삶을 주체적으로 설계하려는 의지’와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이 함께할 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돌봄의 현장에서는 흔히 ‘이 사람은 아무것도 못하니까’라는 선입견이 존재한다. 하지만 돌봄을 받는 분들도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으며, 자신의 삶을 자신의 방식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열망이 분명히 있다. 그러한 주체성을 존중하는 것이야말로, 돌봄의 본질이며, 진정한 의미의 존엄을 지키는 길이라고 저는 믿는다.

Q. 한국에서는 혼자 사는 고령자에 대한 사회적 불안이나 부정적인 시선이 여전히 존재한다. 이에 반해 선생님께서는 ‘혼자 살되, 결코 혼자가 아닌 삶’을 강조해 왔다. 커뮤니티와 연결된 자립 모델은 실제로 어떻게 구축될 수 있다고 보시는가? 그 조건이나 준비 요소에 대해서도 듣고 싶다.

A. 지역사회나 친구, 이웃과의 관계는 하루아침에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결국 그것은 평소의 삶의 태도, 즉 어떤 마음으로 타인과 관계를 맺어왔는가에 달려 있다. 나는 건강하고 움직일 수 있을 때부터 ‘예의를 갖추는 삶’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인사를 건네고, 감사의 말을 잊지 않고, 작은 호의를 주고받는 삶의 습관이야말로 훗날 혼자 살게 되었을 때에도 결코 외롭지 않은 삶의 바탕이 되어준다.

‘혼자이지만 혼자가 아닌 삶’은, 돌봄이 필요한 시기가 오기 전에 평소 쌓아온 관계와 태도에서 비롯된다. 돌봄은 제도나 서비스로만 채워질 수 없다.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에 얼마나 신뢰를 쌓아왔는지가 관건이라 생각한다.

Q. ‘스스로 자신을 돌보는 요양’을 실천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선생님께서 가장 먼저 권하고 싶은 작은 실천이 있다면 무엇인가?

A. 무엇보다 먼저, 자신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보셨으면 한다. “내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무엇인가?”, “내가 좋아하는 것,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것은 무엇인가?”라고. 그것이 바로 ‘자기돌봄’의 출발점이라 생각한다.

취미나 소소한 즐거움, 생의 의미를 느끼게 해주는 무엇인가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나이 들어 혼자 살게 되더라도 스스로를 지탱할 수 있는 내면의 힘을 갖게 된다. 타인의 도움이 필요할 때도 그 중심이 무너지지 않는다. ‘스스로를 돌본다’는 것은 단지 기능적인 자립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자신을 이해하고, 돌볼 수 있는 내면의 감수성과 삶에 대한 애정을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자기돌봄이라 생각한다.

▲고야마 아사코 작가의 강연 모습.(작가 제공)
▲고야마 아사코 작가의 강연 모습.(작가 제공)

Q. 향후 계획 중이신 집필, 강연, 연구 활동 등이 있다면?

A. ‘스스로 자신을 돌보는 요양’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무엇보다 중요하게 느낀 것은 ‘사람과의 연결’을 지키는 일이었다. 현재 나는 ‘케어 현장의 마음을 잇는 모임’이라는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 모임에는 고령자나 장애인을 지원하는 전문가, 돌봄 가족 등이 참여하고 있다. ‘모여서, 행동하고, 발신한다’는 세 가지 기둥 아래, 각자의 현장에서 느끼는 감정과 경험을 나누며 더 나은 케어의 방향을 함께 모색하고 있다.

또한 연구 주제로는 Age Tech(에이지 테크), 즉 고령자의 건강과 생활을 지원하는 기술 분야에도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기술 역시 ‘스스로를 돌보는 요양’을 실현하는 데 있어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향후에는 실용서뿐만 아니라 다큐멘터리나 논픽션 장르의 집필에도 집중하고자 한다.

Q. 끝으로, 한국의 고령자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부탁드린다.

A. 나는 한국의 영화와 드라마를 매우 좋아해서, 거의 매일 감상할 정도다. 감정을 섬세하게 건드리는 이야기들이 많고, 훌륭한 작품도 매우 많다고 느낀다. 또한 한국 사회는 어른을 공경하고 가족을 중시하는 문화가 깊이 뿌리내려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스스로 자신을 돌보는 요양’이라는 개념은 가족에게 의지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자기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태도는, 결과적으로 가족을 배려하고 아끼는 일과도 맞닿아 있다. 누구보다도 자신이 자신의 가장 좋은 친구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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