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랑구, 대웅개발 등 지자체·민간, 회복형 돌봄 모델 확대

병원 치료가 끝났다고 곧바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고령자는 퇴원 이후에도 보행, 식사, 복약, 혈압 관리, 수면, 재활 운동 등 일상을 회복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최근 지자체와 민간 기업이 ‘병원과 집 사이’를 잇는 중간 돌봄 공간을 마련하는 이유다.
서울 중랑구는 의료·요양·돌봄·주거 서비스를 연계한 ‘의료·요양 등 돌봄통합지원사업’을 추진하며 퇴원 어르신의 건강 회복과 지역사회 복귀를 돕고 있다. 민간에서는 대웅개발이 경기 하남시에 단기 체류형 시니어 레지던스 ‘케어허브’를 열고, 병원 치료 이후 일상 복귀를 준비하는 시니어를 대상으로 회복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퇴원은 끝이 아니라 회복의 시작
중랑구는 건강장수지원센터를 중심으로 퇴원 어르신과 건강 취약계층을 위한 통합 방문건강관리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실제로 대퇴골 골절 수술 후 거동이 어렵고 혈압 관리에 어려움을 겪던 86세 어르신은 센터의 통합 관리를 통해 일상 회복을 지원받았다.
의사, 방문간호사, 운동처방사로 구성된 다학제 팀은 어르신의 건강 상태를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이후 의료기관 연계, 전문 방문간호, 맞춤형 운동 처방 등을 제공했다. 그 결과 두통과 수면장애가 개선됐고, 한 달여 만에 보조기구를 이용해 스스로 걸을 수 있을 정도로 회복했다.
중랑구는 지역 돌봄 자원을 묶기 위해 지난 5월 7일 ‘중랑구 통합지원협의체’를 출범하고 첫 회의를 열었다. 협의체는 국민건강보험공단, 국민연금공단, 보건·의료·요양·복지·주거 분야 전문가 등 30명으로 구성됐다. 지역 내 돌봄 자원을 연계하고, 실제 현장에서 작동할 수 있는 정책을 발굴하는 역할을 맡는다.
중랑구는 오는 7월부터 신내의료안심주택 내 4개 호실을 활용한 ‘중간집 지원 사업’도 추진한다. 퇴원 후 곧바로 가정으로 돌아가기 어려운 어르신이 일정 기간 머물며 돌봄과 재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 사업이다.
구는 건강장수지원센터, 통합지원협의체, 중간집 운영을 통해 퇴원 어르신의 회복 과정을 단계적으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집으로 돌아간 뒤에도 지역 내 방문건강관리, 돌봄 서비스, 주거 지원을 연계할 수 있어야 중간집의 효과가 이어질 수 있다.

대웅이 주목한 단기 회복 레지던스
민간에서도 병원과 집 사이의 회복 수요에 주목하고 있다. 대웅개발은 오는 7월 6일 경기 하남시에 시니어 단기 레지던스 ‘케어허브(Care Hub)’를 개소하고, 6월 말까지 사전등록을 진행한다.
케어허브는 만 60세 이상 시니어를 주요 대상으로 한다. 수술이나 치료 이후 재활과 회복 관리가 필요한 사람, 인지 기능 저하 예방이 필요한 시니어, 단기간 집중 건강관리가 필요한 사람 등을 대상으로 운영한다. 체류 기간은 최소 2주에서 최대 6개월까지다.
대웅개발은 케어허브를 기존 장기 요양 중심의 요양원이나 장기 거주 목적의 실버타운과 구분했다. 일정 기간 머물며 인지, 신체, 수면, 영양 등 일상 속 건강관리 루틴을 점검하고, 집으로 돌아가기 전 생활 리듬을 다시 세우는 데 초점을 맞춘다는 설명이다.
시설은 총 30실 규모다. 전 객실은 1인실로 조성된다. 객실과 공용 공간에는 비접촉식 안심 확인 시스템을 도입해 낙상 등 안전 이상 징후와 생활 리듬 변화를 살필 수 있도록 했다. 위급 상황이 생기면 간호사와 운영진이 확인하고 보호자와 소통하는 구조로 운영한다.
케어허브는 AI 기반 수면 분석 시스템, 비접촉 센서를 활용한 24시간 건강 모니터링, 주 1회 연계 난청 진료 등을 운영할 예정이다. 디지털 인지활동 콘텐츠 ‘실비아헬스’, 음성 기반 인지 검사 솔루션 ‘보이노시스’ 등을 활용해 뇌 건강 상태 변화도 살핀다.
신체 회복을 위한 프로그램도 포함된다. 시니어 전용 장비를 활용한 균형·근력 운동, 수면 습관 점검, 영양 관리, 정서 안정 활동 등을 병행한다. ‘힐리언스코어센터’에서는 AI 기반 분석으로 개인별 골격근량을 측정하고, 걷기와 계단 오르기, 맨몸 운동, 소도구 운동처럼 일상에서 실천하기 쉬운 신체 활동 루틴을 제안한다.
대웅개발은 쥬비스와 협력해 대사관리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체성분, 생활습관, 컨디션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인별 대사 리듬과 순환 상태를 분석하고, 일상 활력 회복과 생활 리듬 안정화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입주자의 일상 변화와 프로그램 참여 내용은 매월 ‘월간 리포트’ 형태로 보호자에게 제공된다. 리포트에는 인지지수, 균형 능력, 심폐지구력, 수면의 질, 스트레스 회복력 등 여러 지표 변화와 향후 케어 방향이 담긴다.
공공과 민간, 디테일은 달라도 방향은 같다
중랑구의 중간집과 대웅개발의 케어허브는 운영 주체와 대상, 비용 구조가 다르다. 중랑구 모델은 지역사회 통합돌봄 체계 안에서 퇴원 어르신의 복귀를 돕는 공공형 지원에 가깝다. 케어허브는 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시니어와 가족을 대상으로 한 민간 단기 체류형 회복 관리 모델이다.
그러나 두 사례가 향하는 방향은 같다. 고령자의 돌봄은 병원 입원과 시설 입소 사이에서만 해결되지 않는다. 치료 후 집으로 돌아가기 전, 다시 걷고 먹고 자고 생활하는 힘을 회복할 시간이 필요하다. 이 시기를 어떻게 지원하느냐가 재입원 예방과 지역사회 계속 거주의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
다만 이용자는 시설 선택 전 확인해야 할 점이 있다. 실제 이용료, 의료기관 연계 방식, 간호 인력 상주 여부, 응급 상황 대응 체계, 재활 프로그램의 범위, 퇴소 이후 관리 방식 등을 살펴야 한다. ‘중간 돌봄’이라는 이름이 같아도 공공 지원 사업인지, 민간 유료 서비스인지에 따라 이용 조건과 비용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초고령사회에서 중요한 질문은 “어디서 치료받을 것인가”만이 아니다. 치료를 마친 뒤 “어디에서, 어떤 도움을 받으며 일상으로 돌아갈 것인가”도 중요해지고 있다. 병원과 집 사이의 중간 돌봄 공간은 앞으로 지역사회 돌봄체계와 시니어 주거 서비스의 중요한 축으로 커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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