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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술 환영이라니?

기사입력 2016-08-16 17:02

▲우리 동네에 등장한 낮술환영 입간판. (박혜경 동년기자)
▲우리 동네에 등장한 낮술환영 입간판. (박혜경 동년기자)
외출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버스 정류장에 내리니 못 보던 입간판이 눈에 확 들어 왔다. 눈에 확 들은 이유는 그 입간판의 색상 때문인 것 같다. 샛노란 바탕에 까만 글씨가 선명했는데 ‘낮술 환영’이라고 쓰여 있다.

요즘 우리 동네에 상권이 많이 변했다. 원래 조용한 동네였는데 국립공원으로 등산하러 오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없던 커피집이나 음식점, 술집이 늘어났다. 그러면서 업종도 자주 바뀌어 좀 걱정스럽기도 하다. 장사가 잘되면 업종이 바뀌지 않을 텐데 말이다. ‘낮술 환영’이라는 입간판을 세운 가게도 얼마 전까지 하던 식당에서 술집으로 변신했다.

일단 깔끔한 입간판에 뭐를 파는 곳인지 호기심이 나서 들여다보았더니 곱창 구이, 주꾸미 무침 등이 메뉴이다. 아- 정말 맛있을 것 같다. 다 내가 좋아하는 음식 안줏거리다. 그런데 떡하니 버티고 선 간판에 낮술 환영이라니? 아니 밤에 마셔도 좀 말려야 할 판인 술을 낮부터 환영한다니 아무리 술집 간판이라도 좀 너무하지 않나 생각이 들면서도 귀엽고 재미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필자는 술을 잘 마시지 못한다. 소주를 한번 맛봤더니 입에 넣는 순간 독약같이 쓰고 맛이 없어서 다시는 입에 안 대고 있다. 그런데 술 좋아하는 사람들은 소주가 최고의 맛이라고 한다. 시판되고 있는 복분자라는 술은 과일주스 맛이 나서 마실 만하다. 요즘에 내가 가끔씩 마시는 술은 막걸리다. 유산균이 요구르트의 몇십 배가 넘게 들어있대서 한 병 사다가 냉장고 안에 두고 일주일 넘게 나눠 마시기도 했었다.

차갑게 해서 마시는 막걸리는 톡 쏘는 맛도 좋고 달큼하기도 해서 혹시 술 마시는 자리가 있으면 꼭 막걸리를 주문하게 되었다. 내가 막걸리를 예찬하는 데는 다른 이유도 있다. 물론 구수하고 달짝지근한 맛 때문이기도 하지만 막걸리는 유산균 덩어리일 뿐 아니라 알코올 성분을 제외한다면 어떤 영양제 못지않은 성분이 들어있다고 한다. 막걸리는 물이 80%에 알코올이 6~7% 단백질 2% 탄수화물 0.8% 지방 0.1% 그 외 나머지 10%는 식이섬유와 비타민B 비타민C 그리고 유산균 효모 등으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또한, 비타민 B2와 나이이신 콜린 등도 함유되어있는데 비타민 B2 군은 특히 중년 남성에게 도움이 되는 영양소로 피로 완화와 시력 증진 효과도 있다고 하고, 그리고 유산균은 장에서 염증이나 암을 일으킬 수 있는 세포를 파괴하고 면역력을 강화해 준다고 알려진 좋은 물질이다.

풍부한 식이 섬유는 대장운동을 원활히 해서 변비도 예방하고 심혈관질환 예방도 해주고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고 하니 이렇게 좋은 술이 또 있을까?  하지만 술은 적당히 마셔야 할 것이다. 알코올이란 것은 소화가 되지 않고 단지 분해되어 혈장을 통해 세포나 신체조직 속으로 흡수된다고 한다. 그래서 다른 신체기관보다 혈액이 많이 공급되는 뇌에 그대로 영향을 미치게 되니 얼마나 우리 머리에 나쁘겠는가. 드라마에서도 주인공들이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할 때 술을 너무 많이 마시고 필름이 끊겨 일을 망친다는 설정을 많이 보아왔다. 현실에서도 없는 일은 아닐 것이다.\

술 때문에 실수하는 사람들을 보면 안타깝기도 하고 너무나 어리석어 보인다. 그런데 저 술집은 얼마나 사람들이 술을 안 시켜 먹었기에 저렇게 낮에도 와서 술 마시라고 환영까지 하는 걸까? 좀 안된 생각이 들었다. 많은 사람이 저 집에 가서 적당히 술을 시켜 마셔서 돈을 좀 벌게 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 본다. 술이란 것이 아무리 몸에 좋지 않은 거라고 해도, 그래도 술 때문에 생길 수 있는 낭만이나 추억도 있을 것이다.과음해서 건강을 해치지 않고 즐길 정도로만 마신다면 괜찮을 것 같다는 게 필자의 술에 대한 생각이다. 공연히 오늘은 낮술 환영한다는 술집 간판을 보고 맛있는 안주에 막걸리 한잔 하고 싶은 충동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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