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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의 축사

기사입력 2016-08-08 15:47

▲신랑 친구들이 꾸며낸 신혼여행 차 앞과 뒤 면의 모습. (양복희 동년기자)
▲신랑 친구들이 꾸며낸 신혼여행 차 앞과 뒤 면의 모습. (양복희 동년기자)
결혼식 문화도 많이 바뀌었다. 젊은이들은 그들의 기호에 따라 주례가 없는, 나름대로 멋진 예식을 연출한다. 주례를 대신하여 신랑, 신부 아버지의 축사가 들어간다. 남편은 필자에게 원고를 부탁해 와, 그저 형식이 아닌 부모의 마음을 그대로 써 내려가보았다.

“안녕하세요?

우선 귀한 시간을 내시어 저의 자식들 결혼식을 축하하기 위해, 참석해주신 하객 여러분 들게 진심으로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오늘 같이 멋지고 아름다운 날에, 제가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되어 무한한 기쁨과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이제 새롭게 제2의 인생을 막 출발하는, 제 작은 딸과 사위에게 몇 마디 소감과 당부의 말을 전하겠습니다.

사랑하는 우리 작은딸, 그리고 우리 사위, 내 앞에 서있는 한 쌍의 남녀가 오늘 너무나 멋지고 자랑스러우며 눈이 부시다. 아름다운 너희들 모습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아빠는 이 시간 아주 행복하다. 지난 30년 전 아주 작고 여리게 태어난 우리 작은 딸. 너를 엄마와 아빠는 품에 안고 등에 업고, 안 절 부절 했었는데 어느새 어엿한 신부가 되었구나.

우리 가족이 미국으로 이민 가서, 영어로 숙제하느라 진땀을 흘리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세월이 흘러 드디어 오늘 같은 날이 왔구나. 아빠는 우리 딸은 언제까지나 엄마 아빠 품에만 있을 줄 알았었는데, 이제 멋진 남자를 만났고, 그리고 훌륭한 의사들이 되어, 또 하나의 새로운 가정이 탄생되는 것을, 무척 기쁜 마음으로 축하한다.

서로 다른 남과 남이 만나 가정을 이루며 산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또한 살다 보면 생각지 못한 힘든 일들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늘 우리 가족이 그래 왔듯이, 그때마다 잘 참고 견디며 착하고 바르게 살다 보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올 것이라고 아빠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언제나 아낌없이 사랑을 나누고, 서로가 위로하고 의지하며, 진솔한 믿음으로 그렇게, 현명한 아내와 진실된 남편이 되어 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인격이 있고 품위 있는 훌륭한 멋진 의사 부부가 되기를 진심으로 당부한다. 이제, 우리 딸과 우리 사위, 한 쌍의 원앙같이 잘 살아라. 그리고 영원토록 행복 가득해라. 아빠는 너희 부부를 아주 많이 사랑한다.

마지막으로 사돈댁에게도 새로운 인연으로 맺게 됨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또 하나의 만남이라는 인연을 깊이 간직하며 늘 소중하게 지켜 나갈 것입니다. 다시 한번 오늘 축하를 위해 발걸음 해주신 여러 하객분들께 머리 숙여 감사 올립니다. 부디, 좋은 의미 있는 시간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자식을 온갖 정성으로 키워, 남의 품으로 떠나보내는 부모의 마음은, 대견스러우면서도 늘 안타깝기만 하다. 그저 부모는 먼발치에서 언제까지나 울타리가 되어주며, 자식들이 알 콩 달 콩 하게 잘 살기만을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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