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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GE Interview] 죽음도 갈라놓지 못한 부부의 애틋한 사랑, 연극 <민들레 바람되어>의 박춘근 작가

기사입력 2016-07-08 17:53

2008년 초연 당시 전회 매진 기록을 세우며 중·장년 관객의 호응을 얻었던 연극 <민들레 바람되어>가 2009, 2011, 2014년에 이어 다시 대학로 무대를 찾았다. 살아 있는 남편과 관객의 눈에만 보이는 죽은 아내의 엇갈린 대화를 통해 애틋한 부부애를 표현한 작품이다. 가슴뭉클한 이야기로 관객에게 감동을 선사한 박춘근 작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민들레 바람되어>의 박춘근 작가(수현재씨어터 제공)
▲<민들레 바람되어>의 박춘근 작가(수현재씨어터 제공)


Q. 2008년 초연 이후 작품과 자신에게 일어난 변화

작품은 조금씩 변했습니다. 그때마다 이유가 있었는데 아마 제가 변한 탓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 사이 아이가 하나 더 생겼고, 극중 남편의 나이가 되어가고 있지요. 작품의 운명을 작가는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는데, 좋은 배우들과 계속해서 이 작품을 함께할 수 있을 거라고는 예상 못했습니다. 공연을 통해 알게 된 부분도 많습니다. 시간이 지나며 남편보다 아내를 좀 더 이해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Q. 작품을 쓰면서 가장 심혈을 기울였던 부분

작품 속에 커다란 사건이 휘몰아치듯이 들어오지는 않습니다. 다만, 어떤 변곡점이 있기는 했지요. 1장을 써놓고, 사건으로 밀어붙일 것인지, 그들의 조곤조곤한 인생으로 조탁할 것인지를 두고 제 속에서 충돌이 일어났습니다. 결국, 조금 어려운 선택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 지점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Q. 주인공 안중기와 닮은 점이 있다면?

어디선가 비슷한 질문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전혀 없다고 했는데, 억울하게도 잘 믿지 않는 분위기였습니다. 굳이 저와 비슷한 인물을 꼽자면, 노부인에 가깝지 않을까요? (농담입니다) 조금은 보편적인 인물, 이야기를 찾으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특정한 누구의 이야기라기보다 우리의, 당신의 이야기이기를 바랐습니다. 혹시 극중 인물이 누군가와 닮았다면 그건 그들이 우리의 어느 모습과 닮았기 때문이라고 믿고 싶습니다.


Q. 중장년 관객들이 보았을 때 공감할 수 있는 장면(또는 대사)

어떤 장면 또는 대사가 아닐 것 같습니다. 공연은 고작 수십 분 안에 끝날 것입니다. 하지만 무대는 수십 년이 흐르지요. 장면과 장면 사이, 그사이에 흐르는 수십 년의 이야기를 함께 채워가길 바랍니다. 언젠가 아는 어르신이 공연을 보시고 말씀하셨습니다. “들었는지도 모르는 사람에게 하고 싶은 말이 참 많네.” 한참 그 말씀을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의 삶을 생각했습니다. 어르신의 삶을 정보로는 알고 있지만, 제가 어찌 그분의 삶을 가늠할 수 있겠습니까? 들었는지도 모르는 사람에게, 들을 수 없는 사람에게 정말 하고 싶은 말이 많으신 어르신을 생각하며 이 작품이 조금은 위로가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Q. 작품을 본 관객이 어떤 메시지를 얻어갔으면 하는지

어떤 특정 메시지를 강요하지 않을수록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작품은 다소 특정한 메시지가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요. 그래도 그 메시지는 관객의 몫으로 남겨두고 싶습니다. 어떤 계기나 변화 앞에 놓이신 분들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저에게 이 작품은 계속 그랬던 것 같습니다.


>>박춘근 작가

연극 <민들레 바람되어>, <내 마음의 안나푸르나>, <아내들의 외출>, <안녕, 마이 버터플라이>, 뮤지컬 <사비미르>, 오페라 <로미오 대 줄리엣> 등 극본.


▲<민들레 바람되어> 포스터(수현재씨어터 제공)
▲<민들레 바람되어> 포스터(수현재씨어터 제공)


연극 <민들레 바람되어>

일정 7월 1일~9월 18일

장소 수현재씨어터

연출 김수희

출연 전노민, 이일화, 이한위, 황영희, 김민상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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