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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 현장 덮친 원자재 쇼크, 소모품값 ‘비상’

입력 2026-05-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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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봉쇄로 의료·위생용품 가격 불안…정부, 매점매석 단속 나서

▲이재명 대통령이 5월 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이재명 대통령이 5월 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이란 전쟁 장기화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가 병원과 요양시설의 일회용 소모품 가격을 밀어 올리고 있다. 원유와 나프타 등 석유화학 원료 공급이 흔들리면서 주사기, 주사침, 위생장갑, 비닐가운 같은 의료·돌봄 물품의 수급 불안이 커진 데 따른 것.

정부는 우선 의료기기 분야의 시장 교란 차단에 나섰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6일 주사기 생산 등 일일 수급 동향을 공개했다. 식약처는 주사기 생산 등 수급 동향을 평일 기준으로 공개하고, 관련 부처와 협조해 필수 의료기기가 의료 현장에 안정적으로 공급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매점매석 단속도 강화됐다. 식약처는 전국 주사기 판매업체를 대상으로 벌인 2차 특별단속에서 주사기 과다 보관과 특정 거래처 편중 공급 등으로 34개 업체, 57건을 적발했고 이 가운데 10개 업체를 고발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6일 제20회 국무회의 겸 제7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주사기 등 의료물품 매점매석 문제를 언급하며 강력 대응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매점매석 물품을 몰수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정부는 매점매석으로 확인된 물량에 대해 몰수·추징을 적용할 수 있는지 살피고, 과징금 부과와 신고 보상 확대 방안도 함께 검토하기로 했다.

그러나 일부 돌봄 현장에서는 소모성 물품의 가격 인상으로 인한 어려움이 여전하다고 토로하고 있다. 식약처가 중동 전쟁대응 의료기기 수급관리TF를 통해 관리하는 항목은 현재 주사기 3종이 전부다. 요양원 등 현장에서 가격 부담을 호소하는 품목은 성인용 기저귀가 대표적이다.

가격비교 사이트의 주요 성인용 기저귀 대용량 번들 제품 가격 추이를 보면 일부 제품은 1년 전보다 25% 안팎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기저귀는 돌봄 현장에서 사용량을 줄이기 어려운 품목이다. 교체 횟수를 줄이면 위생 문제와 피부질환, 욕창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어 단순한 비용 절감 대상이 되기 어렵다.

요양원 부담은 제도 구조 때문에 더 크다. 요양원은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시설급여 기관이다. 성인용 기저귀는 식사재료비나 이·미용비와 같은 비급여 항목이 아니어서 인상분을 보호자에게 별도로 청구하기 어렵다. 이 비용은 원칙적으로 수가 안에서 감당해야 한다.

일본에서도 비슷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일본 의료·돌봄 연계 기업 닥터메이트가 지난 1일 전국 돌봄시설 종사자 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49.3%는 플라스틱 제품 공급 상황이 업무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답했다. 확보가 어려운 품목으로는 일회용 플라스틱 장갑이 38.7%, 일회용 에이프런·가운이 26.7%로 나타났다. 또 응답자의 70.0%는 앞으로 물자 확보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불안을 느낀다고 답했다. 닥터메이트는 중동 정세로 나프타 조달에 차질이 생기면 병원뿐 아니라 의료적 관리가 필요한 입소자가 늘고 있는 개호 현장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돌봄 현장에선 정부의 물가 대응이 의료기기 수급 안정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원자재 가격 급등이 장기화될 경우 돌봄기관의 경영 부담은 결국 서비스 질 저하와 인력 운영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노인 돌봄 현장에 필요한 소모품은 단순 생필품이 아니라 돌봄 안전을 지탱하는 기반이다. 전쟁발 원자재 쇼크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장기요양 수가와 필수 돌봄 소모품 가격 변동을 함께 들여다보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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