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방문요양 기업, 봉양하는 자녀 대상 골든타임 지키는 가이드라인 소개

연말과 연초를 거치며 오랜만에 부모를 만난 자녀들은 작은 불안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체중이 눈에 띄게 줄었거나, 집안 정리가 예전 같지 않고, 말수가 줄어든 모습이 마음에 걸렸기 때문. 최근 미국에서는 이런 연휴 이후의 불안이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지 못한 채 방치될 경우, 더 큰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미국 방문요양 전문기업 비지팅 엔젤스(Visiting Angels)는 13일 발표를 통해 “연휴 기간 가족이 함께 보낸 시간은 고령 부모의 변화를 가장 분명하게 드러내는 계기”라며 “문제는 이를 인지한 뒤 아무 행동도 하지 않는 공백의 시간”이라고 지적했다. 회사는 연말 가족 방문 이후부터 1월 초까지를 ‘결정의 분기점’으로 규정하며, 이 시기를 놓치면 다음 논의는 평온한 계획이 아니라 위기 상황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비지팅 엔젤스에 따르면 연휴 중 자녀들이 반드시 주목해야 할 신호는 생각보다 구체적이다. 단기간에 눈에 띄는 체중 변화, 밀린 공과금과 개봉되지 않은 우편물, 냉장고 속 상한 음식, 최근 생긴 차량 손상, 가족 모임과 손주와의 시간을 피하려는 태도 등은 모두 즉각적인 점검이 필요한 경고 신호로 분류된다. 여기에 개인 위생 관리의 저하, 혼란스러운 언행이나 기억력 저하, 잦은 낙상 경험, 외로움이나 사회적 고립감을 호소하는 발언이 더해질 경우 ‘지켜보자’는 선택은 위험하다고 회사는 강조했다.
스콧 패리시 비지팅 엔젤스 수석부사장은 “1월은 연휴의 충격이 가라앉고 현실이 시작되는 시기”라며 “자녀들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지만 걱정은 남는다. 지금 행동할지, 아니면 상황이 나아지길 기대하며 기다릴지가 갈림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의 경우 기다림은 다음 대화가 위기 상황에서 이뤄지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비지팅 엔젤스는 특히 ‘인지와 행동 사이의 공백’을 가장 위험한 구간으로 지목했다. 회사는 연초가 돌봄 논의를 시작하기에 적절한 이유로 △보험과 각종 보장 제도가 새해를 기준으로 재정비되는 시기라는 점 △가족들이 신년 계획을 세우며 비교적 논의에 열려 있다는 점 △봄·여름 이동이 잦아지기 전 돌봄 체계를 안정적으로 구축할 수 있다는 점 △위기 상황에서 급하게 결정을 내릴 때 발생하는 죄책감과 혼란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낙상 문제도 반복해서 강조됐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자 네 명 중 한 명은 매년 낙상을 경험하며, 이는 고령자 사고 사망의 주요 원인이다. 상시적인 관찰이 없는 경우 낙상 후 장시간 발견되지 않아 합병증 위험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연휴 이후의 무대응은 단순한 미룸이 아니라 위험한 선택이라는 설명이다.
이 같은 문제는 개별 가정 차원을 넘어 사회적 과제로 확대되고 있다. 비지팅 엔젤스는 미국 내 조사 결과를 인용해 다수의 중장년층이 ‘살던 집에서 노후를 보내는 것’을 강하게 원하지만, 생활비 상승과 주거 환경 미비로 이를 유지하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동시에 부모 돌봄과 자녀 양육을 함께 감당하는 이른바 ‘중년 돌봄 압박’도 심화되고 있다. 상당수의 가족 돌봄 제공자들이 주당 수십 시간의 돌봄 노동을 수행하며, 재정적 부담과 소진을 함께 겪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패리시 부사장은 방문요양 서비스의 장점을 설명하며, “전문 돌봄 인력은 단순히 일을 대신하는 존재가 아니다”고 말하고, “매일 부모의 상태를 확인하는 눈이 되고, 변화가 생길 때 가족과 소통하는 연결고리가 된다. 멀리 떨어져 사는 자녀에게는 막연한 걱정을 실제 안심으로 바꿔주는 역할”이라고 밝혔다.
설 연휴를 앞둔 한국 자녀들에게 이 메시지는 결코 남의 나라 이야기만은 아니다. 명절은 가족이 다시 모이는 시간이자, 부모의 노화가 가장 또렷하게 드러나는 순간이다. 연휴 동안 마음에 걸렸던 장면이 있다면 다음 명절까지 미루기보다 지금의 신호를 점검하고 대비하는 것이 더 큰 위기를 막는 길일 수 있다고 이들은 조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