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슬리 이슈] 건강수명 늘리는 노인 건강의 시작점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출신 유준현 과장 합류
“아픈 뒤 병원 찾는 체계는 한계, 건강하게 늙는 법 가르치는 시스템 필요”
“노인 증상 복합적, 진료과 정하기 어려워…공공병원 노인진료센터 의미 커”
또한 다제약물로 인한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복용 중인 약을 전면 재평가해 꼭 필요한 약만 처방하고, 낙상·섬망 등 합병증 예방에도 주력한다. 이와 함께 수술 가능 여부와 위험도를 사전에 평가해 치료 이후 기능 회복과 삶의 질 유지까지 고려한 진료를 지원한다.
유준현 서울의료원 과장(가정의학과 전문의)은 노인진료센터의 의미를 단순한 진료 창구 확대가 아니라 초고령사회에 맞는 새로운 의료 체계를 만들어가는 시작점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과장은 대한노인병학회 이사장, 노인의학 학술재단 이사장,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등을 역임한 노인의학 분야 전문가다.
“핵심은 건강수명, 예방 중심으로 전환해야”
유 과장은 초고령사회에서 노인 건강은 ‘아프기 전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초고령사회에서 환자가 점점 많아지면 국가의 재정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건강수명을 늘리는 것이 핵심입니다. 병이 생긴 후 치료를 돕는 것보다 병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노력이 더 중요합니다.”
“수십 개 복용 약, 단 몇 알로 줄여…종합평가로 종양 가능성 발견하기도”
유 과장은 노인진료가 일반 진료와 다른 가장 큰 이유로 ‘복합성’을 꼽았다. 노인 환자는 한 가지 질환만으로 설명되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 여러 약을 동시에 복용하거나 신체 기능과 인지 기능이 함께 저하되는 경우도 흔하다.
그는 실제 진료 사례도 소개했다. 여러 약과 건강보조식품을 과도하게 복용하던 환자에게 복용 약을 정리하도록 권했고, 그 결과 한 움큼 먹던 알약이 4알 정도로 줄었다는 것이다.
“복용 약을 줄이니까 한 움큼 먹던 알약이 4알 정도만 남았습니다. 환자분이 ‘이런 이야기는 처음 들었다’고 하더군요. 또 다른 환자는 체중 감소와 식사량 감소를 보였는데, 종합평가 과정에서 악성 종양 가능성을 포착했습니다. CT 검사를 연계했죠. 일반 외래였다면 검사와 진단까지 더 많은 시간이 걸렸을 겁니다. 노인진료센터에서는 전반적인 상태를 함께 보기 때문에 필요한 검사를 신속히 연결할 수 있습니다.”
“건강하게 늙는 법을 알려주는 사회로”
유 과장은 초고령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로 ‘건강하게 늙는 법’을 꼽았다. “어떤 사람은 80세에도 활동적으로 지내고, 어떤 사람은 60대 후반부터 급격히 기능이 저하됩니다. 이를 연구하고 알려주는 체계가 필요합니다. 건강한 사람이 건강하게 늙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이 중요합니다.”
그는 노인진료센터의 핵심을 ‘치료를 더하는 곳’이 아니라 ‘노인을 전체로 보는 곳’이라고 정의했다. 초고령사회는 단순히 환자가 많아지는 사회가 아니라, 건강수명을 얼마나 지킬 수 있느냐를 묻는 사회라는 설명이다. 공공병원인 서울의료원의 노인진료센터는 ‘건강하게 늙는 법’을 제시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내가 어떤 약을 먹고 있고, 어떻게 생활하고 있으며, 정신 상태는 어떤지 등 자신의 전반적인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주치의를 갖는 것이 현명한 노인이 되는 길입니다. 노인진료는 시간이 많이 걸리고 수익성이 낮아 민간이 먼저 나서기 어려운 만큼, 공공병원이 중심이 돼야 합니다. 이에 따른 공적 지원도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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