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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손예진이 싫어졌다, 왜냐구요?

기사입력 2018-11-02 19:59

요즘 갓 개봉한 영화 중 배우 손예진이 출연한 작품이 있어서인지 케이블TV나 종합편성채널에서 그의 영화가 많이 방영되고 있다. ‘덕혜옹주’의 일대기를 그린 좋은 작품도 있지만, 그러다가 다시 보게 된 정말 화가 치밀어 오르는 영화 한편을 보게 되었다. 나는 그 영화를 보고 난 후 손예진을 싫어하게 되었다. 물론 연기를 너무 잘했기 때문이라는 걸 모르지는 않지만, 개인적 생각으로 얄미운 생각이 들 정도로 화가 났고 기존 질서를 무너뜨리는 황당한 이야기 전개에 분노를 느꼈다.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 이다. 나는 그 작품을 책으로도 읽은 바 있다.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로 아무리 현대인이 자유로운 사고방식으로 자유롭게 살아간다지만 이럴 수는 없다는 생각에 몹시 걱정이 되었다. 아, 그러고 보니 내가 아들만 하나 두어서 남보다 더욱 분개하는 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내용은 평생 한 여자만 사랑하고 싶은 남자와 사랑을 느끼면 여러 사람과도 사랑할 수 있다는 자유로운 생각을 하는 여자 이야기다. 예쁘고 애교 많은 ‘인아’를 사랑하는 ‘덕훈’은 끈질긴 구혼에 성공해 결혼하게 된다. 그녀의 자유로운 연애를 받아들인다는 조건을 갖고서다. 남자는 현재 그녀가 자신을 사랑하니까 결혼만 하면 생각이 바뀔 거라는 자신감이 있었다. 어느 날 남편은 아내의 충격적인 선언을 듣게 되는데 다른 사랑하는 사람이 생겨서 그와도 결혼해야겠다는 것이다. 남편은 그 남자와 담판을 지을 것인지, 그녀를 포기할 것인지, 아니면 아내를 너무나 사랑하므로 반만이라도 가질 것인지 고민하고 슬퍼한다. 결국 아내는 그 남자와도 결혼을 했다. 내 주변에 이런 일이 생긴다면 어찌할지 매우 화가 나고 걱정스러웠다.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예전에 우리나라의 왕이나 양반은 일부일처가 아니었다. 왕은 중전 외에 후궁이 많았고 양반들도 정실부인 외에 첩을 두는 게 다반사였는데 그 상황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고 당연시했으며 별로 화가 나지도 않았다. 그런데 현대에 와서 여자가 남편을 둘 갖겠다는 게 왜 이렇게 화가 나는 건지 내 사고방식에 쓴웃음이 난다. 사람은 결혼 후 보통 40~50년을 같이 살게 되는데 사랑의 유효기간은 3년이면 사라진다고 한다. 그러니 한 사람만 평생 사랑할 수 있겠냐는 질문에는 어찌 답해야 할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석양 아래 노부부가 한 손에는 지팡이를 들고 서로의 손을 꼭 잡고 걸어가는 모습의 그림은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 주며 저런 모습으로 노년을 맞는 게 행복일 것이라 믿고 있다. 사회의 다변화 과정에서 남성과 여성의 성 역할과 성 지위가 변화하고 가장 문명화된 제도라는 일부일처제의 고정관념이 흔들리고 있는 현대에 약간 보수 성향의 나는 혼란스럽고 비록 영화 한 편이지만 이렇게 분노를 느낀다. 남녀가 동등하게 행복하기를 바라며 저런 상황이 당연시되는 사회가 오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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