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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만화 역사의 흔적을 만나다 국내외 만화박물관

기사입력 2017-09-15 08:27

[커버스토리 우리들의 청춘 만화책 PART 06] 만화에 오롯이 빠져보자

▲오래된 사료부터 우리나라 만화의 전성기를 불러왔던 만화잡지까지 방대한 자료를 자랑한다.
▲오래된 사료부터 우리나라 만화의 전성기를 불러왔던 만화잡지까지 방대한 자료를 자랑한다.

만화는 예나 지금이나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는 예술이지만, 만화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각이나 대우는 지금과 달랐다. 대표적 사례로 1972년에 있었던 정병섭 군 사망사건이 있다. 만화 주인공의 부활을 따라 하다 12세 소년이 숨진 일이었다. 이 사건으로 사회가 발칵 뒤집혀 517개 만화대본 업소가 쑥대밭이 됐고 2만 권이 넘는 만화책이 잿더미로 변했다. 이렇게 격동기 속 낮았던 만화에 대한 인식으로 당시 주옥같던 작품들이 사라져버렸다. 그러나 예전 작품을 즐기는 것이 완전히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국내에서 운영 중인 몇몇 박물관들은 우리가 추억으로 다시 돌아가기에 충분할 만큼 다양한 작품들을 보유하고 있다.

▲옛 만화방 그대로의 모습을 재현한 땡이네 만화가게. 가게 안에 비치된 옛 만화는 꺼내들고 읽어도 된다.
▲옛 만화방 그대로의 모습을 재현한 땡이네 만화가게. 가게 안에 비치된 옛 만화는 꺼내들고 읽어도 된다.

국내 만화의 모든 것 한국만화박물관

국내에 만화 관련 시설 중 가장 손꼽히는 곳이다. 1998년 설립된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의 산하기관으로서 경기도 부천에 자리 잡고 있다. 한국만화박물관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손주와 조부모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이라는 것. 실제로 취재가 이뤄진 날에도 할아버지, 할머니의 손을 잡고 박물관을 찾은 아이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총 4개 층으로 구성된 박물관에서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상설전시관은 3층에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근대 만화와 광복 이후의 만화 등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만화 사료의 전시가 이뤄지고 있는데 추억의 만화방을 재현한 ‘땡이네 만화가게’와 4D 영화관 등이 인기가 많다. 전시품 중 현존하는 최고(最古) 만화 단행본 <토끼와 원숭이>, 최장 연재 시사만화 <고바우 영감>, 당대 베스트셀러였던 <엄마 찾아 삼만리>, <코주부 삼국지> 등은 등록문화재로 지정되기도 했다. 또 젊은 만화가들의 작품을 발굴해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기획 전시도 이어지고 있다.

반드시 들러야 할 시설 중 하나는 건물 내에 자리 잡고 있는 만화도서관이다. 26만 권의 국내외 만화 도서와 자료가 소장된 국내 최대 규모의 열람 공간으로 누구나 만화책을 읽고 즐길 수 있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 박물관운영팀 백수진 팀장은 “중장년 세대에게 한국만화박물관은 어린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공간이며, 자녀 세대 혹은 손주 세대와 교감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며 “한국만화박물관은 만화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대중문화의 역사를 담고 있는 장소로, 과거의 추억과 현재, 미래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특별한 박물관”이라고 설명했다.

주소 경기도 부천시 길주로 1 관람시간 10:00~17:00 휴관일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추석 당일 및 그 전날 관람료 5000원 (생후 36개월 미만, 65세 이상 무료)

▲청강만화역사박물관 전시실 내부. (청강만화역사박물관)
▲청강만화역사박물관 전시실 내부. (청강만화역사박물관)

희귀 자료를 한곳에서 청강만화역사박물관

청강만화역사박물관은 2002년 12월 10일 개관한 박물관으로 출판물과 육필 원고 등 국내외 희귀만화 자료 2000여 점이 전시되어 있다. 국내 만화 관련 학과 중 최고로 손꼽히는 청강문화산업대학교 만화창작과는 학교 박물관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남다르다. 박물관 설립을 위해 7년간 관련 자료 수집이 이뤄졌고, 만화의 역사를 개별 작가와 작품 중심으로 전시한 것도 특징이다. 1998년에는 국내 최초의 만화 애니메이션 전문도서관인 만화영상도서관도 개관했다.

청강만화역사박물관의 한혜원 학예사는 “중장년 세대가 처음 접했던 시기의 만화는 단순 오락을 넘어 자신만의 문화를 표현하고 향유할 수 있었던 유일한 창구였기에 어떤 세대보다도 만화에 대해 강한 향수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청강만화역사박물관은 중장년 세대의 기억 속에만 남아 있는 우리 만화의 잊힌 고리를 발굴하고 전시함으로써 과거의 만화에서 오늘날의 웹툰까지 살아 숨 쉬는 만화를 만날 수 있게 해주는 공간”이라고 소개했다.

주소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청강로 162 청강문화산업대학교 3층 관람시간 09:00~17:00 휴관일 토요일, 일요일, 법정공휴일 관람료 무료

▲춘천 애니메이션박물관 모습.(애니메이션박물관)
▲춘천 애니메이션박물관 모습.(애니메이션박물관)

‘춘천’하면 이 곳! 춘천애니메이션박물관

tvN의 <알쓸신잡>에서 카이스트 정재승 교수가 “춘천하면 애니메이션박물관이죠”라고 강조해서 유명세를 탄 장소. 춘천에 자리 잡고 있는 애니메이션박물관은 만화 중에서도 움직이는 만화, 즉 애니메이션만을 중심으로 꾸며진 시설이다. 만화가 동적인 생명력을 갖기 위해 필요한 과정을 자세히 설명해놓았고, 홍길동으로 대표되는 국내 애니메이션의 역사와 발전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준비해놓았다. 바로 옆에 위치한 토이로봇관은 손주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에 안성맞춤인 공간이다.

주소 강원도 춘천시 서면 박사로 854 관람시간 10:00~18:00 휴관일 매주 월요일, 1월 1일 (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다음날 정기 휴관) 관람료 성인 5000원, 청소년 4000원, 어린이 3000원 (토이로봇관은 별도 관람권 필요)

▲일본 만화대여소에서 한 고객이 만화를 고르고 있다.
▲일본 만화대여소에서 한 고객이 만화를 고르고 있다.

100주년 맞은 일본의 애니메이션

일본의 애니메이션, 즉 아니메((アニメ)가 올해 100주년을 맞이했다. 역사가 깊은 만큼 그들의 만화 역사와 만화 관련 자료는 우리보다 훨씬 방대하고 관련 시설도 다양하다. 만화 관련 시설 또한 만화를 미술이나 예술의 한 장르로 인정하고 만화 시설을 갤러리 혹은 미술관이라는 명칭으로 부르는 것도 이들의 만화에 대한 인식을 잘 보여준다. 실제로 일본 도심에선 만화를 즐기고 있는 시니어들을 쉽게 볼 수 있고, 서점보다 규모가 큰 만화 대여소나 중고만화서점도 눈에 많이 띈다. 일본의 만화박물관은 만화가 자연스럽게 애니메이션화하는 일본 만화산업의 특성상 만화와 애니메이션의 경계가 모호해 일부러 구분 지으려 하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다. 또 정부 차원의 만화 시설도 있지만 지브리 미술관이나 토에이 애니메이션 갤러리 같은 특정 만화제작사에서 자체적으로 설립한 박물관도 활성화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일본 내 주요 만화박물관

지브리 미술관 www.ghibli-museum.jp, 교토 국제만화박물관 www.kyotomm.jp, 스기나미 애니메이션 박물관 sam.or.jp, 도쿄 애니메이션 센터 www.animecenter.jp, 토에이 애니메이션 갤러리 www.toei-anim.co.jp, 기타큐슈시 만화 뮤지엄 www.ktqmm.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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