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 돌봄’은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모임에 빼놓을 수 없는 화제다. 돌봐주지 않아야 한다는 측과 그래도 어찌 안 봐줄 수 있느냐로 의견이 갈린다. 그 논쟁은 차치하고, 봐줄 거면 제대로 돌봐야 함은 당연지사다. 아이의 인성이 자리 잡아가는 시기에 돌봐주는 역할은 더없이 중요한데 어떤 점에 중점을 둬야 할까.
우리의 경험을 되돌려 보면 그 답이 나올 듯하다. 누구랄 것 없이 할머니, 할아버지에 대한 추억 한 둘은 있기 마련이다. 초등학교 시절 방학을 맞아 외갓집을 가면 사립문까지 한걸음에 달려와 환하게 웃으며 꼭 껴안아 주었다. 늘 내 편이었다. 꼬깃꼬깃 주머니에 감춰둔 지폐를 꺼내 용돈으로 쥐여줬다. 나이 들어 그런 위치에 서니 더욱 그리워지고 그런 추억이 있어서 행복하다. 손주 돌봄, 영원히 잊지 못할 그런 추억거리를 만들어 주는 일이 최우선 아닐까.

아들 내외가 맞벌이를 해서 초등학교 2학년과 유치원에 다니는 손자 둘을 봐준다. 강의나 방송 활동 등으로 그 일은 주로 안사람 몫이다. 짬이 날 때 함께 한다. 힘이 좀 들어도 되도록 환하게 웃어주려고 한다.
일흔 살의 나이에도 할머니 할아버지의 추억에 행복해 하는 나처럼 손주들도 훗날 그런 시간을 가질 수 있는 환한 모습의 추억거리를 만들어 주고 싶다.
아름다운 추억 만들어 주기. 손주 돌봄의 우선 순위로 꼽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