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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싱글 PART7-1] 싱글의 고민 '性 그리고 건강'

기사입력 2016-11-14 11:26

나이가 들어도 섹스하는 사람은 아름답다

누구에게나 성은 자연스러운 화두여야 한다. 이 사실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세상이 아무리 발전하고 개방됐다 해도, 시니어의 성은 여전히 어두운 음지에 가려져 있다. 그리고 음지의 닫힌 세계에서 오가는 오해와 선입견들에 쌓여 외로움만 커져가고 있다. 자연스러운 것을 자연스럽게 이야기하지 못하는 상황, 무엇이 이토록 자유로워야 할 인간의 성을 오래도록 왜곡하고 있는 걸까? 독자들의 질문이 담긴 질문지를 들고 배정원 행복한성문화센터 대표를 만나 시니어의 성에 관한 궁금한 점들을 하나씩 풀어봤다. 글 김영순 기자 kys0701@


▲<b>배정원 성 칼럼니스트, 성 전문가</b>
애정생활 코치, 행복한성문화센터 대표를 맡고 있다.
배정원 성 칼럼니스트, 성 전문가 애정생활 코치, 행복한성문화센터 대표를 맡고 있다.

시니어 성 상담을 하면서 느끼는 싱글들의 연애 현실은 어떤가?

60세 정도 되는 싱글은 그리 문제가 되지 않고 67세를 넘으면 파트너를 구하기가 어렵다. 남자들은 70세가 돼도 경제력이 있고 건강관리가 잘돼 있으면 20~30세 연하 애인도 소화가 된다. 문제는 싱글 여자다. 싱글 남자들은 기회가 많은 반면 여자 싱글들은 연하의 남자를 만나기가 참 어렵다. 우리나라는 자본주의의 끝에 있는 거 같다. 돈이 곧 성공이고 인품이기 때문에 경제적 능력이 있으면 나이가 들어도 문제없다.


싱글 여자는 왜 파트너를 구하는 게 어려운가?

싱글 여자는 40대 초반부터 문제가 생길 것이다. 그 나이 때부터 좋은 사람을 만나기가 참 어렵다. 좋은 조건의 웬만한 상대는 다 결혼했고, 여자들은 일하고 공부하다 보니 그런 상대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싱글을 만나면 답답하다. 예전에 50대 여자 사업가를 만난 적이 있는데 태어나서 한 번도 섹스를 해본 적이 없다고 고백하더라. 일하고 공부하느라 몰랐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50세가 넘었고, 지금 남자를 만나자니 이 남자가 자신을 좋아하는 건지 자신의 돈을 좋아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능력 있는 알파걸이 40대 초반부터 갖는 고민이기도 하다. 남자가 접근해도 ‘나의 무엇을 좋아하는 거지?’ 하고 의심한다.


그 사업가에게는 어떻게 충고를 했는가?

겁내지 말고 연애하시라고 했다. 모든 일이 그런 거 같다. 겁내면 아무것도 못 한다. 세상에는 선의를 가진 사람들도 많다. 그리고 실패도 해봐야 한다. 실패해보지 않으면 안목이 자라지 않는다. 그래서 남자들이 많이 모이는 곳으로 가보라고 충고했다.

모임에 나갔는데 사교는 괜찮지만, 그러다 섹스하고 싶어지면 어쩌나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건 말이 안 된다. 어떻게 만나서 와인만 마시나. 마시다 보면 호감이 생기고 만지고 싶어지는 게 자연스런 인간의 감정이다. 그걸 겁내면 아무것도 못 한다. 그리고 그건 즐거운 자극이다. 한 번 마음을 열어보는 것이다. 사랑은 몸이 같이 가는 것이다. 정신만 움직이면 밸런스가 안 맞는다. 특별한 관계가 되고 싶으면 용기를 내야 한다.


싱글의 연애관계에서 주의해야 할 점은?

상대가 유부남이나 유부녀라면 주의해야 한다. 아주 위험해질 수 있다. 마음이 가는 것을 어쩔 수 없고 사고관이 정말 진보적이라서 그런 관계가 아무렇지 않다면 그렇게 해도 되겠지만, 반드시 상처받는다. 남들이 볼 때야 로맨스가 아닌 불륜이지. 법적인 임자가 있는 사람에게는 그 문제를 정확히 하고 시작하는 게 좋다. 특히 유부남은 절대로 이혼을 안 한다. 잃는 게 많기 때문이다. 그러니 내가 감당할 수 없으면 멀리하는 게 좋다. 그런데 유부남, 유부녀들에 의해 너무나 많은 유혹이 이뤄진다. 그러면 손해는 싱글만 본다. 싱글이 그런 손해를 볼 이유가 없다. 멋있는 싱글도 많은데 뭐하러 임자 있는 사람을 만나나?


성관계 때 몸이 젊었을 때처럼 열정적으로 반응하질 않는다. 그래도 만족을 얻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

마음을 바꿔야 한다. 나이가 들면 예전처럼 몸도 감각도 분명 둔해진다. 그러니 옛날 기준을 갖고 있으면 박탈감만 가질 수밖에 없다. 나이가 들면 나이에 맞는 기준을 가져야 한다. 자신들이 더 잘 알지 않을까.

새로운 체위로 하고 싶은 욕구도 없고 이렇게 살다가 노화가 빨리 올까 걱정이라는 질문이 있다. 나이 들어도 섹스는 계속 하는 게 안 하는 것보다 좋은 점이 많다. 연구에 따르면 섹스를 하는 커플이 안 하는 커플에 비해 10.8년 젊어 보인다고 한다. 그리고 기분도 좋아지고 면역력도 높아지고 심장마비 발생률도 낮아진다.


우리나라에서 노년의 섹스 비중은?

시중에 섹스 보조제가 굉장히 많다. 영국, 미국에는 몇 가지 안 되는데, 우리나라는 비아그라 복제약만 마흔 개가 넘는다. 우리나라에 섹스 보조제가 그렇게 많은 이유는 섹스에 관심이 많아서거나, 아니면 섹스를 잘 못해서 관심이 많은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섹스가 인생에서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섹스 만족도는 세계적으로 꼴찌다. 기대는 너무 많은데 오히려 하지는 않는 것이다. 그래서 예전에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섹스에 관심이 많고 좋아하는구나 싶었는데, 이제는 못 하다 보니 관심이 많아졌다는 생각이 든다. 성교육의 문제도 있고 기회의 문제도 있다.

건강한 성생활을 위한 음식으로 추천할 수 있는 것은?

나이가 들면 탄수화물을 줄여야 한다, 그리고 남자들은 토마토가 전립선에 좋기 때문에 꾸준히 먹어야 한다. 김치찌개를 토마토로 만들면 굉장히 맛있다. 토마토 수프 같기도 하면서 김치찌개 맛도 살아 있기 때문이다. 여자들은 콩이 좋다. 에스트로겐을 보충해주기 때문이다. 서리태나 메주콩을 많이 먹길 권한다.


나이 들어서 어떻게 해야 섹스가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까?

주변에서 “나이 들어서 하는 건 주책이야”라는 말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이 들어서 사랑하고 섹스를 한다는 게 왜 아름답지 않은가? 살아 있는 것 자체가 좋은 것이다. 나이 들었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다.

흔히 ‘나이든 사람이 주책’이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은 두 부류일 것이다. 아직 인간의 성을 모르는 사람들, 또 사랑할 대상이 없어서 시기심 때문에 그렇게 말해버리는 사람들일 것이다. 나이 먹어서도 섹스를 잘하면 섹스를 주책이라고 표현할까? 자기 나이를 아름답게 받아들이면 나이 들어도 아름답다. 같은 시니어라 해도 눈이 반짝이는 사람이 있고 흐리멍덩한 사람이 있다. 어떻게 살지는 본인이 결정하는 것이다.


성에 관한 대표적인 오해가 있다면?

여자보다 남자가 성욕이 세다는 것도 오해, 관계를 남자가 리드해야 한다는 것도 오해다. 남자는 온몸이 성감대다. 그러니 같이 대화하면서 해야 한다. 그리고 남의 얘기를 듣지 말라. 60세가 넘으면 커플은 제2의 신혼을 맞이할 수 있다. 자식들 다 독립시키고 둘만 남는 때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싱글이면 더할 나위 없지 않은가? 또한 로맨스와 품격이 무엇인지 알 수 있는 나이이기도 하다. 그러니 남의 시선 때문에 자신의 삶의 질을 떨어뜨릴 이유가 없다. 즐기기에도 모자란 인생이다. 나이가 들수록 카르페디엠(지금 살고 있는 현재 이 순간에 충실하라는 뜻의 라틴어)이 중요해진다. 행복은 완성품으로 배달되지 않는다. 순간순간 행복해질 수 있는 걸 선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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