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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도사 되는 법] 꾸준히 만지면 다 된다

기사입력 2016-06-07 09:54

도사 되는 법?

무림의 비급은 인연 있는 자의 것이다

누구에게나 열려 있지만 누구나 가질 수 없어 비급이라 했던가

어언 나이 70을 넘었다

고령사회에서 평균연령 100세 이상을 산다고 하는데 우리도 피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하루가 다르게 빠르고, 계속해서, 새롭게 변하는 IT 세상에서 알파고 아이들과 어울려 살아가려면 앞장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고 뒤따라가기도 버겁고, 쳐지면 짐이 되어 걸림돌이 된다는 것은 분명하다

지난날에는 명절이다 하면 시끌벅적 건너 뛴 시간 이어주는 이야기로 시간 가는 줄 몰랐는데 요즘은 “안녕 하세요” 인사만 끝나면 각자 스마트 폰 하나씩 들고 어느 구석 찾아 벽에 기대 카톡, 게임, 페북에 열중하며 혼자서 웃고 찡그리고 즐겨서 명절이어도 고향이 조용하다는 쓴웃음 소리도 있지만 틀린 말은 아니다

귀엽고, 궁금한 게 많으신 조부모님께서 말을 붙여보지만 눈길 한번 없이 입으로만 단답식 대답에 부모가 꾸지람도 해 보지만 소용없다.

나 역시 다르지 않아 내 자신이 바뀌어보자 생각하고 IT를 배워보기로 했다.

우선 컴퓨터를 배워 메일이라도 보내봐야겠다는 소박한 생각에 시작한 컴퓨터.

시작은 켜고, 끄고, ID 만들고 독수리 타법이었다.

친구들에게 짧으나마 10행 미만의 글 하나 보내는데 한나절

그런데 격려의 답장이 오고

곧 이어 전화가 와 컴퓨터 배우길 참 잘 했다며 별 다섯짜리 도장을 찍어준다느니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신났다.

뭔가 하나 시작 했는데 주위에서 그게 잘 한 짓이라니 너무 신났다.

문장이 늘어나고 답장이 여러 곳에서 오는데도 글 쓰는 시간은 좀체 줄지 않는 것이 안타까웠지만 엉덩이 진물 날 정도로 앉아 보내고 또 보냈다

생각지도 않았는데 조선일보와 유어스테이지 (주)시니어 파트너즈에서 강사과정 안내문을 컴퓨터로 받아보니 새삼 신기했고 그 위력을 알 것 같았다

강사과정을 공부하며 아쉬웠던 부분은 파워포인트 강의안을 만들어야하는데 그런 실력이 없어 다른 사람에게 부탁해 만들려니 그때마다 부탁하는 것이 너무 미안하고 나의 부족함이 싫어 새삼 컴퓨터를 제대로 알아야겠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는데 2015년 도심권 이모작센터에서 SNS기초반이 있다는 광고를 컴퓨터로 접하고 등록해 가보니 베이비부머 수강생이 많아 정말 놀랬다

시작이란 이제까지 해보질 않던 것을 하는 것이니 두근거리는 마음을 어쩔 수 없었다

나처럼 아랫사람에게 지시하면 척척 되던 시절을 겪은 사람들의 전형적인 모습을 한 울타리에 모아놓은 모습이었다.

켜고, 끄기부터 시작해 자판을 외우라는 숙제가 떨어졌고 독수리 타법을 생소한 10손가락 운지법으로 고치는데 집에 와서도 계속 연습하다보니 이젠 독수리 타법으로는 오히려 불편해지며 점차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애국가, 명시 등을 치며 어느 시점에서 행을 바꾸고, 여백의 아름다움을,

글자체의 종류와 적용 사례, 내용에 따라 한 장에 들어가는 글자 크기, 배열 그리고 속도를 익혀갔다

노트북을 하나 사 지참하고 교육을 받다보니 손에 익숙해져 슬슬 넘어가는 손놀림만으로도 신기했다

3개월 후 시험에서 1/2 합격선에 들어 심화반에 들어갔다

문제는 스마트폰이었다

컴퓨터와 함께 스마트 폰 교육이 병행되었는데 컴퓨터보다 어려운 게 스마트 폰이란 걸 처음 알았다

그러나

스마트 폰만 제대로 알면 컴퓨터를 대신할 수 있다는 것도 알았다

페이스 북, 트위터, 밴드로 영역을 넓히다보니 재미있어 하나하나 신기함에 시간가는 줄 몰랐다

블로그, 카페, 동영상을 배우며 숙제는 간단했다

단 한줄, 한 컷도 좋으니 매일 올리라는 것이었다.

남들은 매일이라는 이게 쉽질 않았나보다

나는 무슨 일이든 남보다 빠르질 못 해 오죽하면 별명이 “느림보”일까.

그렇지만 느리기는 해도 꾸준함은 있기에 하루도 빠짐없이 올리길 해

3개월 후 1/2 탈락자 명단에서 빠져 전문가반으로 올라갔다.

구글의 여러 기능, 스프레드시트, 모두, 마인드맵, 음악 동영상 시간과 분위기에 맞는 것 골라 넣기, 유튜브 옮겨 자르고, 붙여 필요 부분만 사용하는 법 등을 신나게 배웠다

무엇보다 강사로서 PPT 배우는 것에 온 신경을 집중했다

가장 백미는

누구나 팀을 이뤄, 새로 공부하시는 분들 기초반에서 선생님 보조강사 하는 것이었다.

그때 보조강사는 물론이고 누군가를 가르쳐봐야 가르치기 위해서도 자신이 배운 걸 제대로 익힐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수료를 위한 마지막 시험은

자신의 스프레드시트 만들어 자신의 전문분야 동영상 15분 이상 6개 만들어 그 주소를 넣을 것

SNS 관련 모임 6번 개최한 기록 만들어 넣을 것

타 SNS 관련 모임 6번 참석해 자신이 타 모임에서 기여, 보조한 기록 만들어 넣을 것 등을 스프레드시트 지정 란에 채우고 클릭 한 번으로 바로 열릴 수 있게 하는 것이니 거짓말도 못하는 것이었다.

강사다보니 내 강의 장면을 누군가 동영상 찍어주질 않으면 안 되는데 미리 알았으면 틈틈이 준비했으련만 발등에 불이 떨어져 약 한 달을 만사제치고 그 일에 매달려도 쉽지 않았는데 다행히 강의가 곳곳에 있어 첫 번째는 채울 수 있었다

SNS관련 모임 6번과 타 SNS관련 모임 참석은 동기생들과 짜고 서로 모임 주선하고 참여해 주는 것으로 하렸다가 선생님께 들켜 자신의 집 구역을 설정하고 그곳에서 모임 하라니 지역이 각각이라 동기들도 가고 오기가 버거워 잘 되질 않았고 나 자신도 멀리까지 찾아가 참석해 줄 형편이 되질 않아 애를 먹다 미완성인체 겨우 턱걸이로 수료증을 받고나니 어느새 1년이 지났다

평생 써먹을 걸 배웠는데 얼마나 큰 성과인가

스마트 폰이 내 손 안에 착 달라붙은 기분이다

바로 IT 비급은 내가 차지한 것이었다.

요즘 중학생 학습 방법은

한 반을 1팀 5~6명, 4~6팀에게 다음 시간 수업할 내용을 팀별로 나눠주고 각 팀별로 주제 만들어 PPT 만들어 발표하게 해 시험, 발표 각각 50%씩 반영 성적을 낸다고 한다.

효과는 팀웍의 중요성과 협동의 가치를 자연히 익히게 하며, 있을 수 있는 지진 한 친구를 어떻게, 각기 다른 능력의 조화여부, IT는 물론 회전식 역할분담까지 하다보면 자연히 인성을 익히고 학습을 놀이형태를 빌려 재미로 승화시키는 것이라 한다.

중학생들 IT 능력은 뛰어나다

노트북, 스마트 폰은 그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장난감에 불과하다

우리와 실력인지도 모르고 일상에서 즐기며 놀이로 자유자재 다루는 그들과는 게임 자체가 성립될 수 없다

사실 버겁다

IT 도사되는 비급을 열어보니

“IT 지름길은 없다

꾸준히 만지며 실패하고 익히는 길만 있을 뿐이다“

라고 쓰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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