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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년 역량, “1%p 개선 시, 1조8000억 정부 투자 효과”

입력 2026-10-16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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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중장년 정책 토론회... 생애전환권과 생활권 지원체계 등 제안

▲15일 경기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100세 시대, 중장년 정책의 새로운 길을 묻다’ 정책토론회에서 송연섭 경기도의회 의원(왼쪽 세 번째)이 좌장을 맡아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인숙 수원시 신중년센터장, 최영섭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교수, 송 의원, 남경아 경기도 베이비부머기회과장, 김미선 경기중장년내일센터장, 양화수 직방 이사.(이준호 기자)
▲15일 경기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100세 시대, 중장년 정책의 새로운 길을 묻다’ 정책토론회에서 송연섭 경기도의회 의원(왼쪽 세 번째)이 좌장을 맡아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인숙 수원시 신중년센터장, 최영섭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교수, 송 의원, 남경아 경기도 베이비부머기회과장, 김미선 경기중장년내일센터장, 양화수 직방 이사.(이준호 기자)

중장년에게 일자리를 연결하는 것과 함께 퇴직 전 준비, 건강과 돌봄, 사회적 관계까지 아우르는 지원이 필요하다는 제안이 나왔다. 일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경력을 활용할 기회를 제공하고, 삶의 변화를 겪는 사람에게는 생활권 안에서 상담과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논의가 이뤄졌다.

경기도와 경기도의회는 15일 오후 경기도의회 대회의실에서 ‘100세 시대, 중장년 정책의 새로운 길을 묻다’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송연섭 도의회 경제노동위원회 의원이 좌장을 맡았으며, 최영섭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교수와 남경아 경기도 베이비부머기회과장이 차례로 발표했다.

“직업 교육과 함께 기존 경력 활용 기회 제공해야”

첫 발표를 맡은 최영섭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교수는 고령화에 따른 성장 둔화에 대응하려면 중장년이 쌓아온 지식과 경험을 일자리에서 충분히 발휘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중장년 고용을 개인의 생계 문제와 함께 국가경제의 관점에서도 살펴야 한다는 설명이다.

최 교수는 중장년의 경험과 역량을 일자리에서 활용하는 것이 국가 성장에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OECD 성인역량조사와 국가별 GDP·노인인구부양비 등을 결합한 분석을 바탕으로, 중장년의 문제해결 역량 활용 비중을 10%포인트 높이면 연평균 GDP 증가율이 약 0.117%포인트 개선될 수 있다는 추정치를 제시했다.

역량 활용 비중은 중장년이 보유한 역량 가운데 취업을 통해 생산적으로 활용되는 몫을 나타내는 지표로, 최 교수는 “한국 45~65세의 문제해결 역량 활용 비중은 75.4%로, 일본의 79.9%보다 낮다”며, “한국의 활용 비중을 약 75%에서 80%로 높이는 상황을 가정하면, 연평균 경제성장률을 약 0.059%포인트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효과를 재정 투입의 효과와도 비교했다. 2025년 추가경정예산의 성장률 효과에 관한 국회예산정책처 분석을 참고해, 역량 활용 비중을 매년 1%포인트씩 높이는 효과가 매년 약 1조8000억 원의 정부 투자를 추가하는 효과에 해당한다고 추산했다. 중장년이 가진 능력을 실제 일자리에서 발휘하도록 돕는 정책이 경제 활력을 높이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중장년 지원은 고용·소득 여건에 따라 달라야 한다고 봤다. 안정적인 직장에서 일하는 사람도 퇴직하면 소득이 급격히 줄어들 수 있으므로, 재직 중부터 다음 일과 생활을 준비하도록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이미 저임금·불안정 일자리에서 일하는 사람은 당장의 생계 때문에 교육받을 시간조차 내기 어렵다. 이들에게는 생계를 유지하면서 교육·훈련을 받고 더 나은 일자리로 옮겨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산업 전환에 대응하는 중장년 지원을 새 직업을 위한 재교육에만 집중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다른 분야로 옮겨야 하는 사람에게는 전직훈련이 필요하지만, 기존 경력을 이어가려는 사람에게는 변화한 업무에 필요한 능력을 보완하고 전문성을 발휘할 일자리를 연결하는 지원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중장년에게 일률적인 재취업 교육을 제공하기보다, 각자의 경력과 희망에 따라 훈련과 일자리 연계 방식을 달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디지털·저탄소 전환으로 산업과 업무 방식이 바뀐다고 해서 모든 중장년에게 기존 경력을 버리고 새 직업을 배우도록 요구할 수는 없다”며, “중장년이 가진 경력을 새로운 환경에 맞게끔 전환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영섭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교수가 15일 경기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100세 시대, 중장년 정책의 새로운 길을 묻다’ 정책토론회에서 중장년 일자리 정책의 새로운 비전과 지방정부의 역할을 발표하고 있다.(이준호 기자)
▲최영섭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교수가 15일 경기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100세 시대, 중장년 정책의 새로운 길을 묻다’ 정책토론회에서 중장년 일자리 정책의 새로운 비전과 지방정부의 역할을 발표하고 있다.(이준호 기자)

일자리·건강·돌봄 연결하는 ‘생애전환권’ 제안

남경아 경기도 베이비부머기회과장은 중장년 지원을 ‘생애전환권’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제안했다. 중장년기에는 퇴직뿐 아니라 노화와 질병, 가족 내 역할 변화 등이 함께 찾아온다. 이런 변화는 개인의 노력만으로 통제하기 어려운 만큼, 전환기에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사회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책의 범위도 취업·창업을 넘어 건강과 돌봄, 재무, 관계까지 넓혀야 한다고 봤다. 지방정부를 중심으로 다양한 사업이 만들어졌지만, 거주지역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다르고 사업의 지속성도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한계로 짚었다. 개별 사업을 늘리는 것과 함께 누구나 필요한 지원에 접근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남 과장은 경기도의 지역별 차이를 정책 설계에서 고려할 중요한 조건이라고 지적했다. 도내 중장년은 약 560만 명에 이르며 도시와 농촌, 도농복합지역에 분산돼 있다. 지역의 산업과 생활 여건이 다른 만큼 중장년이 필요로 하는 일자리와 교육, 활동의 내용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남 과장은 “수원에 사는 중장년과 연천이나 포천에 있는 중장년의 생애전환의 요구와 니즈가 다 다를 수밖에 없다”며, “도는 광역 차원의 일자리 발굴과 기업 연계를 맡고 시·군은 지역 여건에 맞는 상담·교육·커뮤니티 활동을 주민 가까이에서 제공하는 방식으로 역할을 나눠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간 경기도가 추진해온 모델로는 유연한 근무를 지원하는 ‘라이트잡’, 중장년 인턴십, 지역에서 배움과 활동을 경험하는 ‘인턴캠프’를 소개했다. 라이트잡은 주 15~35시간 근무하는 중장년을 채용한 사업주에게 1인당 월 40만 원을 지원해 유연한 일자리를 늘리는 사업. 중장년 인턴십은 주 36~40시간 근무하는 참여자의 인건비를 1인당 월 120만 원씩 최대 3개월 지원해 새로운 직무 경험과 경력 전환을 돕는다. 남 과장은 “지난해부터 올해 9월까지 인턴십 지원 인원이 1801명, 정규직 전환율이 57.3%에 달한다”고 밝히고, “인턴캠프는 배움과 지역 체류를 결합해 새로운 일과 활동을 탐색하도록 지원하는 방식으로, 1·2기에 270명이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방향으로는 가칭 ‘앙코르 일자리 패키지’를 제안했다. 직업훈련과 기업 인턴십, 유연한 일자리 등 경제활동 지원에 지역 기반 사회공헌과 사회혁신 분야의 일 경험을 더해 소득과 사회적 역할을 함께 뒷받침하는 구상이다. 전달체계로는 광역 행복캠퍼스와 시·군 생활권 거점, 디지털 직무 전환을 돕는 특화 공간 등을 연결하는 ‘중장년 베이스캠프’를 제시했다. 여러 기관의 사업을 한곳에서 확인하는 온라인 플랫폼까지 구축하는 방향이다.

그는 정책의 성과를 판단하는 기준도 넓혀야 한다고 제안했다. 취업 인원과 취업률에 더해 삶의 만족도, 고립 예방, 지역사회 참여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생애전환·계속근로·사회참여를 권리의 관점에서 조례에 담고, 청년과 중장년, 노년을 연결하는 협력도 필요하다고 봤다.

▲남경아 경기도 베이비부머기회과장이 15일 경기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100세 시대, 중장년 정책의 새로운 길을 묻다’ 정책토론회에서 경기도 중장년 정책 전환의 방향과 과제를 발표하고 있다.(이준호 기자)
▲남경아 경기도 베이비부머기회과장이 15일 경기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100세 시대, 중장년 정책의 새로운 길을 묻다’ 정책토론회에서 경기도 중장년 정책 전환의 방향과 과제를 발표하고 있다.(이준호 기자)

“채용 늘리려면, 기업·구직자 양쪽 장벽 살펴야”

지정토론에서 좌장을 맡은 송연섭 의원은 “중장년의 다양한 상황을 하나의 조례에 모두 담기는 어려운 만큼 기본조례와 함께 일자리·건강 등 분야별 과제를 세밀하게 다룰 세부조례를 정비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해마다 실효성 있는 정책을 마련하려면 중장년의 생활과 요구를 파악하는 실태조사도 예산을 반영해 정례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인숙 수원시 신중년센터장은 퇴직자가 겪는 심리적 변화와 지원사업 사이의 간극을 짚었다. 오랜 경력의 상실감과 가족 내 역할 변화를 겪는 사람에게 짧은 직무교육을 제공하고 서둘러 취업을 연결하면,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 일자리를 떠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미선 경기중장년내일센터장은 기업과 구직자를 연결하는 과정에서 만나는 현실적인 장벽을 공유했다. 기업들은 중장년이 젊은 관리자와 잘 지낼 수 있을지, 기존 업무 관행에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하고, 경력에 따른 임금 눈높이 차이도 부담스러워한다는 것이다. 지원금을 안내해도 복잡한 신청 절차와 지원제도 종료 이후에 대한 우려가 채용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양화수 직방 이사는 중장년의 경력을 신생기업의 부족한 역량과 연결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초기 창업기업은 핵심 기술이나 제품 개발 역량을 갖췄어도 인사·재무 등 기업 운영에 필요한 경험이 부족할 수 있다며, 시간제 임원·자문 등 형식적인 선택지를 넓히고, 퇴직 전부터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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