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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서 은행 업무, 고령층 금융 소외 해결엔 현안 산적

기사입력 2022-06-17 18:54

노인 거주 지역 '인력난' 별정우체국 의존… 17%가 "직원 1명"

▲사진은 본 기사의 내용과 무관함.(어도비 스톡)
▲사진은 본 기사의 내용과 무관함.(어도비 스톡)
우체국에서도 4대 시중은행의 금융 서비스를 받게 돼, 고령층의 금융 소외 현상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현실적인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16일 금융위원회 김소영 부위원장은 우체국 업무위탁 확대를 위한 업무 협약식을 주재하고, 소비자의 온‧오프라인 금융 선택권 보장 및 고령층 등 디지털 취약계층의 금융이용 편의성 제고 등을 위한 ‘은행권 오프라인 금융 접근성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은행 지점 외 대안이 될 수 있는 오프라인 채널을 다양하게 확보하기 위해서다.

금융위는 단순·규격화된 은행 업무 수행 등을 은행 이외의 제3자가 수행할 수 있도록 은행대리업 도입을 추진한다. 은행의 본질적인 업무를 대리·중개하므로 은행업과 동일하게 인가제로 운영하고, 대리업자의 전문성 등에 따라 인가 시 개별 심사를 통해 업무 범위 및 서비스 유형을 제한한다.

예컨대 우체국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규격화된 예‧적금 및 입출금 통장개설 등을 대리 수행하는 식이다.

금융위는 금융업법 개정 태스크포스(TF) 등을 통해 업권, 학계의 의견 수렴을 통해 구체화하고 은행법 개정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금융소비자 피해 및 서비스 품질 저하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은행업 수행에 필요한 인력·자본금 등 최소한의 요건을 갖추도록 규정하고, 은행에는 대리업자에 대한 관리·감독 및 고객에 대한 손해배상 의무, 대리업자에게는 건전성 확보 및 소비자 보호 의무를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권 오프라인 금융접근성 제고 방안에서는 현재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우체국, 편의점 등에 대한 업무위탁을 활성화해 입‧출금 등 단순 업무를 제공하는 오프라인 채널을 다양화하기로 했다.

그간 제한적으로 활용되던 우체국 업무위탁(입출금, 잔액조회 등)에 4대 시중은행이 새롭게 참여한다. 현재는 한국씨티, 산업, 기업, 전북은행에 한정됐지만, 앞으로는 국민, 신한, 우리, 하나은행이 추가된다.

올해 안으로 전국 2482개의 금융취급 우체국 지점에서 4대 은행의 입·출금 및 조회업무와 자동화기기(ATM) 서비스를 이용(연내 목표)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제휴업무는 통장입금, 무통장입금, 통장지급, 계좌 잔액, 무통장 거래내역, 송금수수료, 자기앞수표발행 및 사고신고 내역 등이다. 자동화기기에서는 카드 입금, 출금, 이체 및 계좌잔액 조회가 가능하다. 이와 함께 우체국 통장과 시중은행 통장 모두 사용 가능한 통합 리더기(약 8380대)를 전국 우체국 금융창구에 순차적으로 보급·교체할 계획이다.

위탁업무의 신속하고 안정적인 수행을 위해 금융결제원의 전산망 중계서비스 이용이 가능한 시스템을 2022년 중 구축하고, 2023년 상반기까지 동 시스템을 고도화해나갈 계획이다.

하지만 시중은행의 역할을 우체국에 분산한다고 해서 고령층의 금융 공백이 온전히 해결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고령층 거주 비율이 높은 지방의 읍, 면 지역의 경우 별정우체국 의존도가 높은데, 4대 시중은행의 업무까지 소화하기에는 역부족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별정우체국은 우체국이 없는 지역을 위해 지방우정청장의 지정을 받아 위임받은 체신 업무를 수행하는 일종의 사설 우체국이다.

2020년 기준으로 전국 우체국 중 금융업무가 불가능한 우편취급국을 제외한 2606곳 중 별정우체국 수는 720곳에 달한다. 전체 우체국의 27.6%인 셈이지만 이들이 대부분 지방을 중심으로 운영 중인 것을 감안하면 고령층의 체감 의존도는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런 별정우체국 중 상당수는 국장 1명, 직원 1명으로 운영되고 있는 2인 관서이며, 나머지 지점들도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우정사업본부는 매년 별정우체국 정원 감축을 시도 중이어서, 실제로 2020년 일부 별정우체국장들은 “우정사업본부 계획대로라면 2인 관서 비율이 현재 17.2%에서 53% 수준으로 증가하게 될 것”이라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유희종 별정우체국중앙회 사무처장은 “우체국을 통한 4대 시중은행의 금융서비스 확대에 대해서 기본적으로 환영하지만 이를 위해 해결해야 하는 현안도 상당하다”고 말하고, “지난 10년간 정원이 30% 감축돼 별정우체국의 인력난은 심각하며, 서비스 확대를 위한 전문성 확보를 위해서라도 인력 확대는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별정우체국 이외의 우체국 지점 수도 꾸준히 줄고 있다. 금융서비스가 가능한 우체국 지점의 수는 2010년부터 10년간 약 8%가 감소했다. 정작 우체국 지점이 줄면 은행 지점 감소 보완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박영란 강남대학교 실버산업학과 교수는 “인터넷 뱅킹이 어려운 고령자들에게는 오프라인 거점 증가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충분한 안내 작업이 따라야 할 것”이라고 조언하고, “금융거래 업무는 신중하게 다뤄야 하는 만큼 충분한 교육이나 인프라 확보 등 준비 작업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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