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노인 지원 사이에 낀 중장년…생애주기별 지원체계 필요

혼자 사는 중장년이 늘고 있다. 그러나 청년과 노인 중심의 지원체계 사이에서 중장년 1인 가구는 정책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50대는 40대보다 필요할 때 도움을 요청할 관계망이 부족한 비율이 높아, 노년기에 접어들기 전 사회적 고립에 대응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국회미래연구원이 발간한 보고서 ‘중장년 1인 가구의 사회적 고립 실태 및 특성’은 2025년 사회조사를 활용해 만 40~59세 가구주의 사회적 고립을 분석했다. 중장년 1인 가구 1864명과 다인 가구 5091명을 비교한 결과, 외로움과 사회적 관계망 부재 등 7개 지표 모두에서 1인 가구가 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전체 1인 가구는 약 824만 가구로, 2015년 약 520만 가구보다 58.4% 늘었다. 같은 기간 중장년 1인 가구는 약 173만 가구에서 224만 가구로 29.5% 증가했다.
다만 혼자 살게 된 배경은 연령대마다 달랐다. 청년층 1인 가구는 미혼이 92.8%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고령층은 사별이 56.5%로 가장 많았고, 이혼이 23.5%로 뒤를 이었다.
성별에 따른 연령 분포도 차이를 보였다. 남성 1인 가구는 20~30대 비중이 38.1%로 높았다. 반면 여성 1인 가구는 60~70대 비중이 35.2%로, 고령층에 집중되는 양상을 보였다. 보고서는 여성 1인 가구의 이러한 분포에 사별·이혼 등의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설명했다.
중장년은 한 가지 경로로 설명하기 어려웠다. 미혼이 45.6%로 가장 많았지만, 이혼도 27.3%를 차지했다. 배우자가 있으면서 혼자 사는 경우는 20.9%였다. 미혼 상태로 중장년에 진입한 사람과 결혼 후 관계 변화를 겪은 사람의 상황이 서로 다른 만큼, 지원 방식도 세분화해야 한다는 의미다.
중장년 1인 가구의 48.8%는 평소 외로움을 자주 또는 가끔 느낀다고 응답했다. 다인 가구의 38.4%보다 10.4%포인트 높았다.
위기 상황에서 도움받을 관계망도 취약했다. 중장년 1인 가구의 61.8%는 몸이 아플 때 집안일을 부탁할 사람, 갑자기 큰돈을 빌릴 사람, 낙심하거나 우울할 때 이야기할 사람 가운데 최소 한 영역에서 도움받을 상대가 없었다. 다인 가구의 해당 비율은 51.9%였다.
중장년 안에서도 40대와 50대의 차이가 나타났다. 사회적 관계망이 최소 한 영역에서 부족한 비율은 40대 55.7%, 50대 66.6%로 10.9%포인트 차이가 났다. 혼자 사는 50대 3명 중 2명가량이 필요한 도움을 모두 받을 수 있는 관계망을 갖추지 못한 셈이다.
인간관계에 불만족하다는 응답도 40대는 5.9%, 50대는 10.1%였다. 외출이 한 달에 2~3일 이하인 비율은 각각 1.1%, 2.6%로 나타났다.
다만 모든 지표에서 50대가 더 취약한 것은 아니었다. 단체모임 미참여와 혼자 하는 여가활동 등의 비율은 40대가 소폭 높았다. 50대의 고립 위험은 특히 위기 상황에서 의지할 관계망과 인간관계 만족도, 외출 빈도에서 두드러졌다.
성별로는 남성이 여성보다 사회적 관계망 부재와 단체모임 미참여, 혼자 하는 여가활동 비율이 높았다. 보고서는 이러한 성별·연령별 차이를 토대로 50대 남성의 취약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사회적 고립은 경제적 어려움과도 맞물렸다. 보고서는 미혼·별거·이혼 상태, 미취업, 월 소득 200만 원 미만을 위험요인으로 분류해 분석했다. 세 가지 조건에 모두 해당하는 집단의 외로움 응답률은 66.9%로, 어느 조건에도 해당하지 않는 집단의 36.9%보다 높았다.
고용이 불안정할수록 모임 참여도 낮았다. 친목 단체 참여율은 상용근로자 62.6%, 임시근로자 56.9%, 일용근로자 43.6%였다. 보고서는 관계를 맺고 싶어도 시간과 여건이 부족해 정기적인 활동에 참여하기 어려운 현실적 제약이 고립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제시했다.
문제는 중장년을 위한 독립적인 지원체계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보고서는 청년과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사회적 고립 관련 정책 기반은 확대되고 있지만, 중장년은 고독사 예방 등 일부 정책에서 제한적으로 다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중장년 1인 가구의 형성 경로와 생활 여건을 반영한 지원을 제안했다. 미혼 층에는 새로운 관계망을 형성할 기회를, 이혼·사별 층에는 상실한 관계를 회복하고 심리적 안정을 찾을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저소득과 미취업 등 여러 취약 조건이 겹친 집단에는 우선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봤다.
중장년의 사회적 고립을 정기적으로 파악할 조사체계도 과제로 꼽혔다. 청년과 노인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가 있는 것과 달리, 중장년층의 사회적 고립을 다루는 공식 실태조사는 부재하다는 것이다. 혼자 사는 중장년이 늘어나는 만큼, 노년기에 진입하기 전 관계망의 빈틈을 찾아 지원할 정책 기반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