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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력자 실손보험 예상 깬 흥행 돌풍

기사입력 2018-05-30 08:43

만성질환자, 중대 질병 이력 있어도 OK

‘좀비보험’이 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앞서 출시된 정책보험인 노후 실손보험과 비슷한 길을 걸으리라는 관측이었다. 지난해 선보인 노후 실손보험의 4월 한 달 판매 건수는1626건에 그쳤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전혀 다른 반응이 튀어나왔다. 4월 첫선을 보인 유병력자 실손보험의 흥행 돌풍이 만만찮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4월 2일부터 유병력자 실손보험을 판매하고 있는 7개 손해보험사(삼성·한화·흥국·현대·메리츠·KB손보·DB손보)의 판매 건수를 집계한 결과, 4월 말 기준 총 4만 9385건을 기록했다.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른 유병력자 실손보험은 과연 초반 흥행 기세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까. 유병력자 실손보험의 매력은 무엇일까.


가입심사 완화, 유병력 고령층에 적합

실손보험은 전 국민 3명 중 2명이 가입한 ‘제2의 국민건강보험’으로 불린다. 보험 가입자가 쓴 의료비의 80~90%를 보험금으로 돌려주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병원비 걱정을 덜어주는 필수 보험으로 꼽힌다. 문제는 나이가 많거나 만성질환으로 치료 중이면 실손보험에 가입하고 싶어도 ‘심사’의 문턱을 넘을 수 없다는 것. 금융당국은 이러한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최대 75세까지 가입이 가능한 노후 실손보험을 내놓은 데 이어, 올해는 가입심사를 간소화한 유병력자 실손보험 개발을 추진해왔다.

새롭게 선보인 유병력자 실손보험은 ‘상품명’처럼 혈압이나 당뇨병 등의 질병 이력이 있는 유병력자도 가입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다만 가입자의 병력을 전혀 심사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유병력자 실손보험은 심사 항목을 기존 18개에서 6개(병력 관련 3개, 직업, 운전 여부, 월 소득)로 축소했다. 5년 전까지 살피던 치료 이력도 2년 내로 축소했다. 혈압, 당뇨병, 심근경색, 뇌출혈·뇌경색 등 질병 이력이나 만성 질환이 있어도 2년 내 치료 이력이 없으면 가입이 가능해졌다. 투약 여부는 아예 따지지 않는다. 5년 내 치료 이력을 살피는 것은 ‘암’(백혈병 제외) 1개뿐이다.

기본적인 보장 범위는 일반 실손보험의 기본형과 같다. 두드러진 차이점은 통원치료를 하며 의사에게 처방받는 약제(처방조제)에 대해 보험금을 받을 수 없다. 우스갯소리로 “밥보다 약을 많이 먹는다”는 고령층이 가입 전 유의할 부분이다. 보장한도도 다소 축소됐다. 입원 한도는 5000만 원(동일 질병·상해당)으로 일반 실손보험과 동일하나, 외래 진료 보장 한도는 회당 30만 원에서 20만 원(연 180회)으로 줄었다.

일반 실손보험에서 비급여 특약 보장항목으로 선택할 수 있는 도수·체외충격파·증식치료비, 비급여 주사료, 비급여 자기공명영상(MRI)·자기공명혈관조영술(MRA) 검사비도 제외됐다.

반면 의료비 중 가입자 본인이 부담하는 자기부담률은 높아졌다. 기존 일반 실손보험은 보장대상 전체 의료비 가운데 가입자가 10% 또는 20%를 부담하지만, 유병력자 실손보험은 30%를 가입자가 내야 한다. 입원 시에는 최소 10만 원을 자기부담금으로 내야 한다. 통원 외래진료 시 최소 자기부담금은 1회당 2만 원이다. 보험료는 1년마다 갱신되고, 보장 범위 한도와 자기부담금 등 상품 구조는 3년마다 조정된다.

가입 가능 연령은 최대 75세(보험 나이 기준)까지이고, 회사별로 차이가 있다. 4월 기준 유병력자 실손보험 가입 연령을 살펴보니, 60대 이상이 40.8%로 가장 많았다. 이어 50대(37.4%), 40대(13.5%) 순으로 주로 중장년층이 가입했다.

월 평균 보험료는 50세 남자 3만5812원, 여자 5만4573원 수준이다. 1인당 평균 보험료가 일반 실손보험(1만8043원)에 비해 3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이같이 상대적으로 높은 보험료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4월 유병력자 실손보험 가입자의 78.2%가 50대 이상으로, 보험료가 높은 중장년층이 다수 가입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보험사별, 최대 보험료 30% 차이

4월 기준으로 삼성화재, 한화손해보험, 흥국화재,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 등 7개 보험사가 먼저 유병력자 실손보험을 출시했고, 5월 초 NH농협손보가 가세했다. 6월에는 삼성생명과 NH농협생명이 판매에 나선다.

주목할 것은 이들 회사에서 판매하는 유병력자 실손보험의 보장 내용과 한도는 기본적으로 동일한테, 보험료가 제각각이라는 점이다. 4월 기준 유병력자 실손보험 전체 담보에 가입한다는 조건으로 각 보험사의 보험료를 비교해보면, 50세 남성의 경우 DB손해보험의 보험료가 3만4263원으로 가장 저렴했다. 50세 남성 가입자의 경우 보험료가 가장 비싼 곳은 삼성화재로 4만238원이었다. 50세 여성의 경우 메리츠화재의 보험료가 4만9154원으로 제일 저렴했고, 삼성화재는 6만3838원으로 가장 비쌌다. 이들 회사의 보험료는 최대 1만5000원 차이로, 약 30%의 격차가 벌어졌다.

60세 남성의 경우 KB손해보험의 월 보험료가 5만770원으로 가장 낮았고, 삼성화재는 5만8532원으로 제일 비쌌다. 60세 여성도 KB손해보험의 월 보험료가 6만4635원으로 가장 저렴했다. 가장 비싼 곳은 한화손해보험으로 7만8578원이었다.

보험 업계에 종사하는 한 관계자는 “유병력자 실손보험은 보장 내용은 동일한데도 각 보험사마다 적용하는 위험률에 따라 보험료 차이가 발생할 수 있어 가입 전 꼼꼼한 비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복 가입도 유의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실손보험은 실제 부담한 의료비 내에서 보장을 받을 수 있다. 만일 입원비로 400만 원의 의료비를 지출한 보험 가입자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여러 개의 실손보험이 있다 해도 총 400만 원 내에서 자기부담금을 제외한 금액만을 보험금으로 받을 수 있다.


유병력자 실손보험 관련 Q&A 자료 및 도움말 금융위원회

Q 경미한 치료 이력이 있지만 건강한 편인데, 유병력자 실손보험에 가입해야 하나?

A 건강한 사람이나 경미한 치료 이력만 있는 경우 일반 실손보험 가입이 가능하다. 유병력자 실손보험은 과거 치료의 이력 때문에 일반 실손보험에 가입할 수 없는 소비자를 위한 상품이다. 유병력자 실손보험은 가입심사요건을 완화하는 대신 일반 실손보험보다 보험료가 비싸고, 일부 보장이 제한된다.

Q 현재 고혈압 약을 지속적으로 복용 중이고, 정기적으로 병원에 내원해 처방전을 받고 있는데 유병력자 실손보험 가입이 가능한가?

A 고혈압, 당뇨와 같은 만성 질환을 가진 경우에도 약 복용만으로 해당 질환이 잘 관리되고 있고, 최근 2년간 별다른 치료 이력이 없는 경우에는 유병력자 실손보험 가입이 가능하다. 다만 최근 5년간 암(백혈병)과 관련한 진단 또는 입원, 수술 등 치료 이력이 있는 경우에는 가입이 제한된다.

Q 일반 실손보험과 유병력자 실손보험은 어떻게 다른가?

A 유병력자 실손보험은 통원 시 약국에서 처방받는 처방조제비를 보장받지 못한다. 이를 제외하면 현재 판매되고 있는 일반 실손보험 기본형과 보장 범위가 동일하다. 다만 일반 실손보험의 비급여 특약 보장 항목인 도수·체외충격파·증식치료비, 비급여 주사료, 비급여 MRI·MRA 검사비는 보장하지 않는다. 또한 과도한 보험료 상승을 막기 위해 자기부담률을 30%로 상향했고, 최소 자기부담금(입원 10만 원, 통원 2만 원)도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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