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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 콜(Cold Call)

기사입력 2018-01-26 18:04

모르는 사람이 갑자기 만나자고 전화를 할 경우, 이 전화를 '콜드 콜(Cold Call)'이라고 한다. 사전에 만나자는 약속을 한 일도 없고 만날 필요가 있는 사람인지 조차 모른다. 누군지도 모르고 왜 만나자는 건지도 모르니 반가울 리 없다. 그래서 높은 사람들은 직접 전화를 받지 않고 비서를 통하게 한다.

사람이 살다 보면 매번 사전 약속을 하고 사람을 만날 수는 없다. 긴급한 일이거나 너무 절차를 밟다 보면 만남 자체가 성사되지도 않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콜드 콜을 하는 경우가 많다.

아들 집 근처에 갈 일이 있었다. 당초 아들네 집에 갈 생각은 안 했는데 그 동네이다 보니 아들 내외와 손녀라도 볼 생각으로 전화를 한 것이다. 아버지가 간다는데 못 오게 할 자식은 없으나 문제는 필자와 같이 간다는 사람이었다. 아들로서는 콜드 콜이 된 셈이다. 결과적으로 아들이 거부하는 바람에 다음 기회로 미루었다.

콜드 콜은 ‘부담되는 사람’이라는 것을 뜻한다. ‘만날 가치가 없는 사람’이라는 뜻도 된다. 반가운 사람이라면 그렇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기다렸다는 듯이 기쁘게 전화를 받는다. 본인이 부담을 주는 사람인지, 반가움을 주는 사람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콜드 콜을 거부하는 경우를 보면, 자기 스케줄에 차질을 주기 때문이다. 그 전화 때문에 다른 스케줄에 차질을 가져오면 머리가 복잡해진다. 한참 직장에서 바쁘게 일하고 있는데 누가 사전 약속도 없이 근처에 온 김에 들렀다며 연락해오면 당혹스럽다. 나갈 수도 없고 결국 못 만난다며 거부 의사를 밝혀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보험회사나 콘도 회사, 부동산 투자 회사처럼 모르는 전화번호가 뜰 때가 많다. 모두 콜드 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마디 답변해 주다 보면 말려들어 결국 보험 상품에 가입하게 된 것도 이미 여러 개다.

오랜만에 걸려오는 동창생 전화도 반가운 전화가 아닐 경우가 많다. 결혼식 청첩이거나 부고의 경우가 많다. 심지어 보험 권유인 경우도 있다. 그래서 요즘은 모르는 전화번호가 뜨면 그냥 끊어버리는 사람들이 많다.

나이가 들다 보니 스케줄이 없는 날들이 많다. 하루가 무료해서 뭔가 일을 만들려고 할 때, 그럴 때 한 통의 전화는 반갑다. 저녁식사도 하고 당구도 치자는 것이다. 그런 전화는 사전 약속이 없었지만, 콜드 콜이 아닌 것이다. 마침 상대방에게 전화를 하려고 했는데 먼저 전화가 걸려오면 텔레파시가 통한 것처럼 반갑다. 웜 콜(Warm Call)이 되는 것이다.

정이 많은 사람은 그저 생각나는 대로 여기저기 전화번호를 눌러댄다. 여기저기 전화를 하면 안 된다. 무엇을 부탁하는 것도 아니지만, 바쁜데 무슨 말을 하려는지 상대방을 초조하게 만든다. 콜드 콜이 되는 경우가 많다. 용무가 있으면 먼저 문자로 보내야 하는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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