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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4-04 15:27

모임에서 친구들과의 수다 중에 한 친구가 남편이 꽃바구니를 사 들고 들어온 이야기를 했다. 5명의 친구들 반응은 반반으로 갈렸는데 두 명은 “어머, 좋았겠다.”였고 필자를 포함한 3명은 “아유~난 꽃 선물은 싫어,”였다.

필자를 포함 싫다고 한 사람들은 꽃바구니 선물 받은 친구가 부러워서였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필자는 정말 꽃을 선물 받으면 반갑지 않다. 꽃보다는 케이크이나 초콜릿이 더 반가우니 이런 필자자신이 참으로 낭만적이지 못하고 팍팍한 것 같아 속이 상하기도 하다.

그러나 처음 꽃다발이나 꽃바구니를 받을 땐 싱싱하고 예쁘던 것이 불과 며칠 지나지 않아서 시들거리다가 마침내 꽃잎도 축 늘어지고 색도 변하면서 쓰레기통에 버려져야 하게 되는 것이 안타깝고 불쌍하게 생각되는 게 내가 꽃 선물을 반가워하지 못하는 큰 이유 중 하나랄 수 있다.

예뻤던 꽃이 추하게 변하여 내다 버리는 것도 일이었고 사람에게 비교해 보면 어리고 젊을 때 한창 예쁘다가 나이 들어 늙으면 이렇게 보기 싫어지는 게 서글프게도 닮아있는 것만 같아 마음이 아프기도 한 것이다.

아름다운 꽃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꽃은 무언가 사람에게 보는 것만으로 위로 해 주는 힘이 있기도 하고 우울한 기분을 사라지게도 한다.

동양의학 이론으로는 꽃 중의 여왕 장미는 갱년기 여성의 심리적 육체적 불안감을 달래주는 효과가 있으며 특히 장미의 향기는 심신의 피로에서 회복시켜준다고 한다.

장미의 향은 꽃보다 잎에서 더 많이 나오기 때문에 꽃꽂이를 할 때 잎을 너무 많이 쳐내지 말라는 말도 있다. 그리고 잎과 꽃의 습기 조절 작용이 활발해 건조해지기 쉬운 실내공기의 적정 습도를 지켜주기도 한다는 것이다.

휴식공간인 침실에는 숙면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꽃이 좋은데 안개꽃이나 아이리스가 있으며 이런 꽃은 긴장을 완화시켜주고 편안한 기분이 들게 해 준다고 한다.

고혈압 환자에게는 프리지어처럼 맑고 상쾌한 향기가 나는 꽃이 좋으며 향기가 교감신경에 직접 작용해 흥분된 신경을 억제하고 혈압을 정상적인 수치로 되돌려 주는 효과가 있는 꽃이라고 한다.

흰색 분홍색 국화는 두통 어지러움에 도움이 되며 노란색 국화는 식욕을 증진시키고 심신을 편안하게 달래주기도 한단다.

이렇게 예쁘기만 한 게 아니라 우리의 마음과 몸에 좋은 효과도 볼 수 있게 해주는 꽃을 왜 반갑게만 생각할 수 없는 것일까?

낭만을 사랑하던 시절과 다르게 꽃값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된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웬만한 일에 축하한다고 3만 원이나 5만 원 하는 꽃다발이나 꽃바구니를 준비하기가 쉽진 않다.

꽃을 기르는 분들에겐 죄송한 말이지만 꽃값이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다.

무식하게 말한다면 먹을 수도 없는 것이 그냥 잠깐 보고 즐기려고 사기엔 가격이 만만치 않다는 것인데 나도 원래 이렇게 무식하게 꽃을 돈으로 생각하는 여자는 아니었다.

친구에게 멋지게 포장한 꽃다발 선물하는 것도 좋아했고 때때로 남대문시장 꽃가게에서 작은 꽃망울의 예쁜 꽃들을 한 아름 사 신문지에 싸 와서 항아리에 꽂으며 즐거웠던 적도 있었는데 나이 들면서 예쁜 호르몬이 다 없어졌는지 이렇게 투박해져 버렸다.

요즘은 축하할 일이 생기면 꽃보다 케이크를 사 들고 간다.

이렇게 감정이 무뎌져 버린 내가 안타깝고 아쉽기는 하다. 낭만을 사랑하던 나는 어디로 간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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