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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여행 마지막 날[5]

기사입력 2016-11-03 16:58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내다본 하늘(박혜경 동년기자)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내다본 하늘(박혜경 동년기자)
어젯밤에는 ‘이자카야’ 데이트 나갔던 아들, 며느리가 들어오는 걸 모르고 잠이 들었다. 팔짝거리며 뛰어다니는 아기들 때문에 잠이 깼다. 17개월 된 손자가 누나가 하는 대로 따라서 뒤뚱뒤뚱 쫓아다니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 웃음이 났다.

오늘도 역시 화창하고 환한 바깥 풍경이 감동을 준다. 베란다에서 내다보이는 풍경은 그림같이 예쁘다. 가끔 뎅 뎅 종소리가 울리는 하얀 교회당은 참으로 평화로워 보였다. 결혼식을 주로 한다는데 이곳에서 결혼한 부부는 평생 평화롭게 잘살 것 같다는 생각을 하니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그 옆으로 수영장과 맞닿은 곳의 너르고 푸른 바다가 가슴을 시원하게 해줬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도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하니 아쉽기만 하다.

여행을 할 땐 미리 다녀온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정보를 얻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호텔에서 외출할 때 문밖에 초록색 카드를 붙이면 방 정리만 원하고 청소는 안 하겠다는 에코 클린 표시라고 한다. 그러면 메이드는 방 정리만 해주고 호텔 측에서는 500엔짜리 쿠폰을 2장 준단다. 이 쿠폰으로 호텔 쇼핑센터에서 기념품 등 사고 싶은 걸 살 수 있으니 좋다며 며느리가 웃는다. 알뜰하고 현명한 며느리가 예쁘다.

600엔짜리 작고 귀여운 수호신 ‘시사’를 3개 사면서 쿠폰을 사용했다. 초록색 ‘시사’ 하나는 내가 가졌다. 그들의 이런 작은 서비스가 고객을 즐겁게 하고 다시 찾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하는 것 같다. 여행 마지막 식사로 일본 가정식을 먹은 후 짐을 챙겨 호텔을 나서는데 왜 그리 아쉬운지 자꾸만 뒤를 돌아보았다. 다음에도 여행을 한다면 이곳에 다시 오고 싶다. 오키나와에 와서 느낀 것 중 하나는 매우 작은 차들이 많다는 점이다. 또 관광지만 다녀서일지도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친절하고 거리는 깨끗했으며 도로 위의 차는 우리나라 티코 정도의 차들이 많았다. 본받을 만한 점인 것 같았다.

1시 반 비행기라 서둘러 나서서 주유소에 들러 기름을 채웠다. 렌트할 때 기름이 가득 차 있었던 만큼 돌려줄 때도 그만큼 채워서 반납해야 한다. 3박 4일 동안 300km 정도를 다녔고, 주유비는 3만원이 나왔다. 렌트비가 26만원이고 주유비가 3만원이니 교통비로 30만원밖에 안 드는 편리한 이동 수단이라는 생각이 든다.

차를 반납한 후 셔틀버스로 ‘나하’ 공항으로 가니 우리가 탈 아시아나 비행기가 바람 때문에 연착해 1시간 정도 늦어질 거라고 한다. 오히려 잘됐다며 우리는 느긋하게 면세점에서 선물과 초콜릿 등을 사며 기다렸다.

▲추천하고 싶은 휴양지 오키나와(박혜경 동년기자)
▲추천하고 싶은 휴양지 오키나와(박혜경 동년기자)

오키나와는 일본 내에서도 여러모로 독특한 지역이다. 과거 존재했던 독립국 류큐 왕국이 일본에 포함된 지 채 200년이 되지 않아서 류큐 왕국의 유산, 독특한 문화, 그리고 남국의 자연 풍경 등 볼거리가 많아 관광지로 인기가 많은 지역이다. 원래 류큐 왕국의 중심지는 ‘슈리’ 로 ‘슈리 성’이 있기도 한데 일본에 병합된 후에는 ‘나하’가 중심지가 되었다고 한다. 한편으로는 오키나와 전투의 아픔이 있기도 하고 주일 미군기지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도 한다. 어쨌든 오키나와에 대한 인상은 매우 좋았으므로 다음 기회에도 다시 찾고 싶은 생각이 든다. 특히 어린 손자 손녀와 함께 일본 여행을 계획하는 분들께는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인천공항에 도착하니 오후 5시. 3박 4일 동안 주차비는 하루 9000원으로 36000원이 나왔다. 집에 왔는데도 여행의 여운이 사라지지 않는다. 참 즐겁고 편안했던 가족 힐링 여행이었다. 벌써부터 다음 여행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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