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 가장 큰 걱정은 ‘고독사’… 고령 입주자 48.6%는 “이사 싫어”

일본 임대주택 시장에서 고령 입주자를 둘러싼 불안이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임대주택 관리회사 2곳 중 1곳은 최근 1년 동안 고령을 이유로 입주를 거절한 경험이 있었고, 독거 고령자 입주와 관련해 가장 크게 우려하는 문제는 '고독사'였다.
일본 부동산 플랫폼 기업 앳홈(アットホーム)은 지난 1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고령자의 임대 거주에 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앳홈에 가입한 전국 임대주택 관리회사 경영진 632개사를 대상으로 2026년 2월부터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또 현재 임대주택에 살고 있으며 돌봄 서비스가 필요하지 않고 자녀와 동거하지 않는 60세 이상 남녀 288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관리회사 가운데 최근 1년 동안 임대주택 소유자 의향 등을 이유로 고령자의 입주를 거절한 사례가 있다고 답한 비율은 49.2%였다. 입주를 거절한 주체를 묻는 질문에는 집주인의 의향이 반영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집주인과 관리회사 양쪽의 의향'이 45.3%, '집주인의 의향'이 40.2%로 나타났다. '관리회사의 의향'은 14.2%였다.

이미 입주해 장기간 계약 갱신을 반복하고 있는 입주자의 연령을 파악하고 있다는 관리회사는 80.0%였다. 기존 고령 입주자에 대해 계약 갱신 시 보증회사 가입을 권유하거나, 유품 정리와 특수청소를 보장하는 주택보험 가입을 의무화한다는 응답도 있었다.
관리회사들이 독거 고령자의 입주에서 가장 큰 과제로 꼽은 것은 고독사였다. 고독사를 우려한다는 응답은 84.0%로 가장 높았다. 이어 사고 주택화 38.4%, 유류물 처리 37.0%, 건강 상태 악화 28.5%, 보증인 문제 23.4%, 임대료 체납 22.2% 순이었다.
관리회사들은 고독사 이후 주택이 사고 주택으로 인식될 가능성, 남겨진 물건 처리, 특수청소 등의 부담을 함께 우려했다. 일부 관리회사는 화재나 생활 안전 문제를 이유로 가스 없이 전기만을 사용하는 주택의 안내 필요성 여부, 치매 등으로 장기요양 등급이 나오기 전까지 어디까지 대응해야 하는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냈다.
고령자를 위한 안부 확인 서비스에 대한 인지도는 높았지만 실제 도입은 제한적이었다. 고령자용 안부 확인 서비스의 존재를 알고 있다는 관리회사는 90.1%였으나, 해당 서비스를 도입한 곳이 있다는 응답은 19.5%에 그쳤다. 도입한 곳과 검토한 적 있는 곳을 합산해도 39.3%에 불과했다.

향후 안부 확인 서비스나 고독사 보험을 도입할 의향에 대해서는 49.1%가 '조건에 따라 도입하고 싶다'고 답했다. 세부 조건으로는 '고령자의 주거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면'이 22.7%, '집주인의 승낙을 얻을 수 있다면'이 19.2%였다. 반면 도입 계획이 없다는 응답도 39.7%였다. 이들은 집주인에게 비용 부담을 설득하기 어렵거나, 지역사회와 지자체의 안부 확인으로 충분하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60세 이상 임대주택 입주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입주 신청 때 거절당했거나 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이 10.7%였다. 거절 사유로는 연대보증인을 세우기 어렵다는 점과 고령이라는 점이 확인됐다.
고령 입주자가 현재 생활에서 가장 불안하게 느끼는 것은 자신의 건강 악화였다. '질병이나 통원 증가 등 자신의 건강 악화'가 28.1%로 가장 높았고, 생활비와 임대료 부담 증가가 17.7%, 앞으로도 임대주택에 계속 살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이 13.5%로 뒤를 이었다.
고령 입주자의 절반 가까이는 이사에도 소극적이었다. 앞으로 임대주택으로 이사하거나 주거지를 옮기고 싶은지 묻는 질문에 48.6%가 '이사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모르겠다'는 응답도 22.9%였다. 이사하고 싶다는 응답은 '희망한다' 13.9%, '망설이고 있다' 11.8%, '이사를 준비 중' 2.8%였다.
이사를 꺼리는 이유로는 비용 부담이 가장 많이 꼽혔다. 이사 비용이 부담된다는 응답이 27.8%였고, 현재 거주지와 지역에 대한 애착이 25.0%, 짐 정리와 절차가 번거롭다는 응답이 23.6%였다. 고령이나 수입 등을 이유로 심사 통과가 불안하다는 응답도 19.8%, 이사 후 임대료가 오를 것 같다는 응답도 18.8%로 적지 않았다. 보증인이나 긴급연락처 확보가 어렵다는 응답도 12.2%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일본 임대주택 시장에서 고령 입주자를 둘러싼 이해 당사자들의 ‘불안’을 보여준다. 관리회사는 고독사와 사후 처리 부담을 우려하고, 고령 입주자는 건강 악화와 주거 지속 가능성, 이사 비용을 걱정하는 상황이다. 때문에 일본 내에서는 민간 임대주택 시장에서도 안부 확인 서비스, 고독사 보험, 보증 체계 등 고령자의 주거 안정을 뒷받침할 제도적 장치 마련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고령 1인 가구 증가는 이미 현실적인 주거 분야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통계청의 '2025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가구주가 65세 이상인 고령자 가구는 약 618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27.6%에 이르렀다. 이 가운데 1인 가구는 233만 가구로 고령자 가구 중 가장 큰 비중인 37.8%를 차지했다. 장래가구추계에 따르면 2038년에는 고령자 가구가 1002만 가구로 늘고, 고령 1인 가구도 402만 가구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일본 임대주택 시장에서 나타난 고독사, 보증인 확보, 안부 확인 서비스, 사후 처리 비용 부담 등의 문제는 한국에서도 남의 일이 아니다.
국내 노인 주거 대책을 두고는 노인복지 정책과 주택 공급 정책이 분절돼 추진되면서 현장의 문제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인 주거는 단순히 집을 얼마나 공급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민간 임대시장에서 고령자를 받아들일 수 있는 제도적 여건, 안부 확인 체계, 응급 연락망, 고독사 이후 처리 부담, 이사 비용 부담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일본 임대주택 시장에서 드러난 고령 입주자의 불안과 관리회사의 부담은 국내 노인 주거 대책을 설계할 때 참고해야 할 현실적 과제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