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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가족

기사입력 2018-05-14 11:09

[Editor’s letter]

TV 방영 중인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는 최근의 동거를 소재로 한 예능이나 교양 프로그램들 중에서도 독특한 위치를 갖고 있다. 첫째로 등장인물들이 모두 중장년 여성 배우라는 점이며, 둘째로는 그들이 함께 살게 되면서 그동안 혼자 살며 느꼈던 외로움을 비롯한 다양한 감정들을 치유하는 경험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그 과정은 지독히 현실적이기도 해서 우리로 하여금 가족의 의미와 그 정의에 대해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만든다.

지금 시대는 가족을 새롭게 정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사람들 개개인의 변화가 그만큼 급격하기 때문이다. 급속하게 진행되는 고령화 사회는 배우자를 잃은 후에도 수십 년을 살아야 하는 ‘강요된 솔로’들을 만들고 있다. 재산 등의 복잡한 금전 관계 등을 법이 대신 정리해주니 부양과 상속의 부담에서 벗어난 시니어들이 탄생하고 있다. 나날이 개인 프라이버시가 강조되는 경향 또한 새로운 가족 관계를 필요로 하게 만드는 원인이다.

기존의 가족 개념이 현실을 뒷받침할 수 없다면 과감하게 그 틀을 깨버리는 게 정답 아닐까. 과격하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이미 현실은 그런 우려를 시대에 뒤처진다는 의미로 삼게 만들 정도로 다양한 가족의 형태들을 등장시키고 있다. 공유주택이라는 한지붕 아래에서 사는 3인, 6인 동거인들의 이야기는 심심찮게 매체를 타고 소개되고 있다.

이러한 선택을 한 이들의 입장은 비슷하다.

‘불가피하게 가족이 없게 됐다. 그렇다고 억지로 혈연 가족을 만드는 것은 싫다.

그러면서도 외롭게 혼자 지내는 것이나 고독사 또한 피하고 싶다. 그러니 내 프라이버시를 지킬 줄 아는 사람과 함께함으로써 그 딜레마를 해결하고 싶다.’

물론 모르는 사람들이 모여서 공동생활을 꾸려나가는 일이 결코 쉬울 리 없다. 자잘한 부분에서 충돌이 일어나고 생활 패턴이 맞지 않으면 어디서 절충해야 할지를 고민하게 된다. 그러나 그렇게 갈등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을 거치고 나면, 그 전까지는 경험하지 못했던 삶이 기다리고 있다. 그렇게 탄생한 공동체를 가족이라고 부르기 어렵다면,

그 거부감이 어떤 이유에서 나오는 논리인지 되돌아보는 게 맞지 않을까.

분명한 것은 갈수록 증가하는 1인 가구 시대에 이 새로운 ‘가족 이루기’는 앞으로도 더욱 늘어날 것이고 보편화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이제 이 화두에 대해 적극적으로 생각해봐야 할 시점이 된 것이다. 다시, 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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