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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때 친구와 의 상한다 ] 어설픈 친구론

기사입력 2016-07-06 14:44

필자가 갖고 있는 ‘어설픈 친구론’이란 게 있다. 친구는 만나면 즉시 울타리 없는 평화로움에 춤추듯 흐뭇해지는 사이다. 얼마나 오래 못 만나고 지냈는지, 그동안 무엇을 하며 지냈는지가 전연 문제가 되지 않는 사이 말이다. 어느 시점부터랄 것 없이 성큼 다가오는 옛정과 추억들이 되살아나면서 얘기의 바다가 출렁거리는 마냥 즐거워지는 관계다. 얘기 줄거리가 이어지지 않아도 다 이해가 된다는 게 너무 기쁘지 않는가?

친구란 괴로워도 슬퍼도 따스한 정을 나눌 수 있어 좋은데 그건 알게 모르게 편을 가르는 일이었다. 각자 더 친하게 지내는 건 할 수 없는 일이지만 다같이 모인 자리에서도 그런 눈치를 채게 하는 거다. 약간 기분이 상해서 헤어지곤 하는 일이다.

또 어느 모임이나 친구들 사이에 아주 사소하지만 기분을 상하게 하는 말이나 행동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사람이 꼭 한 명 정도는 끼어 있다는 게 신기하다. 학교 다닐 때 본인이 약간 우수했다는 생각으로 업신여기는 언행을 내비치거나, 경제적인 문제를 자연스럽게 끄집어내어 짚어서 누구에게 라고는 안했지만 미루어 짐작이 가는 상대방 자존심을 건드리는 등 은근슬쩍 상처를 입히는 친구들이 있다. 그럴 적마다 필자는 의가 상하고 만다. 당하는 그 친구가 얼마나 당혹스럽고 민망스러울지 짐작이 되면서 가슴속에 소용돌이가 일곤 한다. 그런 일이 잦아지더니, 급기야는 드러나지 않는 알력 같은 것으로 모임이 무너져버린 적이 있었다. 나는 그럴 때 의가 상하고 만다. . 친구라면 부족한 것은 채워주고, 아픈 건 건드리지 말고 이해해 주고, 감춰줄 수 있는 일은 모른 척 덮어줘야 하지 않을까? 하는 내 어설픈 친구론에 반하기 때문이다.

필자가 고지식하고 융통성 없는 못난이일지는 모르지만 친구에게는 줄 수 있는 건 주고받으면서, 앞으로 함께 살아갈 날들의 즐거운 동반자로 서로를 아껴주며 필자 시간마저도 쪼개가며 함께하고 싶다. 옳고 그름은 따져가면서 올바른 길을 같이 걷고 노래도 부르면서 깔깔대고 싶은 게 나의 친구론 이다. 서로 탓하기 보다는 우스갯소릴 많이 해 가며 작은 잘못은 꼬집지 말고 흉허물 없는 사이로 키워가고 싶다. 풀밭에 가지가지 섞여 있는 꽃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 예쁘듯, 시니어가 된 마당에 그만 따지고 함께 한 자리에 모이면 지나 온 날들을 바탕으로 바로 친구들로 발돋움하면 좋겠다. 스스로 어울릴 수 있게 스스럼없이 깔깔대며 의 상하지 않는 친구들로~ 바로 어깨동무할 수 있는 친구가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게 내 어설픈 친구론 이다. 내가 의 상해하는 이유에 혹시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모르겠다. 누구에게 물어봐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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