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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시대, 대면 관계가 중요해진다

기사입력 2018-08-13 09:16

전철을 타면 자리에 앉았거나 선 사람을 가리지 않고 승객 대부분이 스마트폰에 몰입해 있다. 길을 걸으면서도 상황은 같다. 친목이나 가족 모임에서도 다르지 않다. 카카오톡,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카페 등 온라인 네트워크가 확대되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더욱 외로워지는 듯하다. 우울증 환자가 늘어난 배경이다. 페이스북에 수백 명, 수천 명의 ‘친구’나 팔로워를 가진 사람들도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진정한 친구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시대의 흐름과 변화 속에 함께 하려는 마음이 이해되지 않음은 아니다. 필자의 고등학교 동창 한 사람도 수천 명에 이르는 페이스북 친구를 두고 있으나 늘 외로워 보인다. 때로는 셀 수 없을 정도로 위로와 격려의 댓글이 달려도 가슴 속에 쌓인 외로움을 해소하지는 못하는가 보다.

SNS의 관계망이 크게 넓어지고 친구가 늘어날수록 깊이는 더 얕아질 수밖에 없지 않을까? 초등학교 시절부터 수많은 사람을 만났지만, 정작 참된 친구를 꼽으라면 열 손가락을 넘지 못한다. 수천의 온라인 친구들과 여유롭게 소통하기가 쉽지 않아서 형식적으로 흐르기 쉬운 점도 있다. 다시 말해 스마트 폰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늘수록 직접적인 교류의 기회가 줄어든다는 점은 엄연한 사실이다. 가끔은 익숙한 목소리를 듣고 싶으나 문자가 대신해가고 있다. 편지도 사라진 지 오래다. 결혼 청첩장도 정성 들여 쓴 봉투 대신에 온라인 청첩장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편리하기 때문이다.

서로 얼굴 보며 부대끼는 관계에서 진정한 친구가 만들어진다. 서로 다른 성격의 사람들과 부대끼며 교류하는 과정에서 관계가 두터워지고 관계를 풀어가는 역량이 자연스럽게 훈련되기 마련이다. 요즘의 상황은 그 반대이다. 기계화를 우려하면서도 자기도 모르게 기계화를 좇는다.

우리가 살아가는 데 큰 영향을 미치는 상대방은 얼굴도 모르는 수백 명의 온라인’친구’가 아닐 터이다. 가정과 직장, 사회생활에서 직접 얼굴을 보는 사람들이다. 직장의 상사와 부하, 동료와 고객 등은 SNS로 진실한 관계가 형성되지 않는다. 그런 경우가 전혀 없지는 않아도 직장 상사를 친구로 대하기는 거북스러울 수밖에 없는 현상과 같다.

사물 인터넷을 비롯한 SNS 기술이 발달하여 사이버 네트워크는 확대되었으나 직접 접촉의 욕구는 오히려 줄어들지 않는다. 일부 젊은 층은 다른 사람과 직접 접촉과 대화를 꺼리는 현장을 손쉽게 본다. 부부 싸움도 카톡으로 한다. 이어폰으로 귀를 막아 상대방의 말 듣기를 거부한다. 젊은이들이 이어폰을 끼고 있음은 음악이나 방송을 듣기보다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지 않으려는 방편의 하나라 실토함을 들은 적이 있다. 근래에 ‘하이테크, 하이터치(High Tech, High Touch)’라는 말이 부상하고 있다. 하이테크 시대에 하이터치, 즉 직접적인 대화와 만남을 요구하는 물결이 일고 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많은 직장인이 장래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인간은 과소평가 되었다’의 저자, 포천지의 제프 콜빈이 그 저서에서 답을 주고 있다. “앞으로 기계가 대체 불가능한 일은 거의 없다. 하지만, 상대를 진심으로 이해하며 위로해주고 같이 기뻐하는 공감 능력은 인간만이 갖고 있다. 이러한 능력은 인공지능이나 로봇이 결코 따라갈 수 없다. 이러한 공감과 관계의 능력을 갖추기만 하면 인공지능의 등장에 겁먹을 필요는 없다.”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에게 주는 희망의 메시지다. 인간을 위로하는 도라에몽이 등장했어도 상대방과의 공감 능력은 인간을 넘어설 대안이 있을 수 있을까? 진심 어린 인간관계망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대가 다가온다. 행복한 삶은 직장, 가정 등 가까이 있는 사람들과 대면적 관계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이다. 인간관계 역량은 인공지능이 퍼질수록 더욱 중요해진다. 다시금 생각해보아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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