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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의 연속, 남부 프랑스 관광

기사입력 2018-05-29 11:34

▲마르세유 '물의 궁전'에서(강신영 동년기자)
▲마르세유 '물의 궁전'에서(강신영 동년기자)

그동안 세계 여행을 꽤 많이 한 편이지만, 돌아보면 대도시 중심이었다. 관광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고 비즈니스 출장이었기 때문이다. 비즈니스 출장 때는 일이 우선이기 때문에 그나마 제대로 관광을 할 수도 없었다.

이번에는 순수 관광으로 남부 프랑스에 9박 11일 여정으로 다녀왔다. 꽤 긴 여행이었기 때문에 미리 주변 정리를 했다. 나이도 있고 해서 공직 자리를 내놓고 여러 가지 주기적으로 발목을 잡던 스케줄도 정리했다. 앞으로는 그런 방향으로 살아갈 것이다.

이번 목적지는 해안에 접한 코트다쥐르와 안쪽 평원 지역인 프로방스 지역을 중심으로 했다. 마르세유, 니스, 모나코, 에즈, 망통, 산레모, 생폴드방스, 앙티브, 엑상 프로방스, 아를, 생에미프로방스, 루시용, 아비뇽, 퐁뒤가르, 몽펠리에, 카르카손, 칸, 그라세까지 꽤 많은 곳을 돌아볼 수 있었다. 아침 식사하고 10시쯤 호텔을 나서 한 군데 돌아보면 점심시간이고, 다시 두 군데쯤 더 돌아보면 다시 저녁 식사시간이 돌아왔다. 느긋한 스케줄이었는데도 하루 15,000보~20,000보 정도를 걸었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충격을 받은 것은 프랑스에 대한 선입견이 잘못되어 있었다는 것이었다. 수도인 파리 정도만 보고 프랑스를 과소평가하고 있었다. 인구는 5,900만 명으로 우리보다 좀 많고 땅은 남한의 6배로 포도 농사나 짓고 사는 나라로 알고 있었다. 그러나 찬란한 로마 문명이 남부 프랑스에 그대로 살아 있었다. 그 때문에 프랑스는 물론 로마 문명까지도 다시 보게 된 것이다. 천년 고적이 즐비하고 그에 따르는 역사의 흔적이 고스란히 숨어 있었다. 장님이 코끼리 다리 만지듯 프랑스를 과소평가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세잔, 고흐, 고갱, 피카소, 르누아르, 등 쟁쟁한 화가들의 발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우리나라 같으면 환쟁이라고 업신여김받는 직업이 여기서는 예술가로 대접받는 곳이다.

가장 충격을 받은 곳은 '생 막시민'의 '르 코벤트 로열 호텔'이었다. 옛 수도원을 일부 호텔로 운영하는 중이다. 바로 옆에 붙은 건물이 바실리카 성당인데 1295년 막달라 마리아의 시신이 안장된 곳으로 발견되어 유명하다. 아름다운 고딕 양식의 천 년 된 건물이다. 이 수도원을 호텔로 빌려 쓸 수 있는 것도 충격이었지만, 호텔 레스토랑에서 일행의 생일 파티를 하면서 노래 부르고 춤추는 것도 제약이 없었다. 우리 같으면 국보급 문화재로 일반인 접근 금지 구역이 되었을 것이다.

두 번째 충격은 아를의 ‘까리에 드 루미에르’라고 다른 말로는 ‘빛의 채석장’이라는 장소였다. 마침 피카소 특별전을 하고 있었다. 엄청난 규모의 채석장을 문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규격화되지 않은 다양한 벽면과 기둥, 그리고 천장과 바닥까지도 각각의 영상이 돌아가는 형식이었다.

세 번째 충격은 카르카손 콩달 성의 설치 미술이었다. 역시 천년 된 고성인데 노란 형광의 테이프로 성벽과 성채에 서클을 형상화했다. 아무리 원상 복구가 가능하다지만, 이런 국보급 건물에 이런 예술 행위를 허용해주는 것이 충격적이었다.

네 번째 충격은 역사적인 고 건축물들이었다. 규모 면에서도 압도적이었다. 아비뇽의 교황청, 퐁뒤가르의 거대한 수도교, 마르세유의 물의 궁전은 일단 큰 규모와 섬세한 예술품으로도 숨을 죽이게 했다. 그 외에도 도시마다 천년 역사의 대성당이 있고 조형물들도 즐비하다.

세계 여행에서 로마를 가장 나중에 보라는 말이 있다. 로마를 보고 나면 다른 도시들은 시시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남부 프랑스를 가장 나중에 보라는 말도 틀린 말이 아니다. 인류 문명의 보물들이 즐비한 곳이다. 그런데도 한국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다. 파리에만 10여 개의 한국 식당이 있다는데 남부 프랑스에는 단 한 군데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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