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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는 시니어 취미의 새로운 대세

기사입력 2017-11-06 11:15

[커버스토리] 취미자산가들의 향연, 두 글자로 본 취미 – 당구

당구는 남녀노소가 사시사철 즐길 수 있는 게임이자 스포츠다. 어느 동네에서나 당구장은 많아서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이용료도 한 시간에 1만원 내외로 싼 편이다(강남 고급 당구장은 한 시간에 1만5000원 하는 곳도 있다). 저녁시간이면 직장인들로 붐비고 빈 당구대가 없어서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많아 요즘은 당구장이 급증하고 있다.

필자가 당구를 처음 접한 것은 대학교 진학 후인 1971년이었다. 당시 당구장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아서 배우지 않으려 했는데 또래 친구들은 모이면 당구장으로 향하니 같이 어울리려면 방법이 없었다. 그 시절엔 주머니에 돈만 있으면 당구장으로 몰려가곤 했다.

그동안 당구장은 동네 불량배들이나 술 취한 취객들이 담배를 피워가며 소란스럽게 했던 장소로 인식되어 이미지가 좋지 않았다. 그러나 2018년 1월부터는 당구장도 금연지역으로 지정되기 때문에 벌써부터 금연을 실시하거나 흡연 장소를 분리한 곳도 많이 생겼다. 시니어의 학창 시절에 당구장은 미성년자 출입금지 구역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초등학교를 포함한 전국 종별 당구 선수권 대회가 열리고 있다. 특히 수원 매탄고등학교에서는 당구부를 통해 당구 선수를 집중 육성하고 있고 당장 프로세계에서도 통하는 실력 있는 선수들을 배출하고 있다.

당구는 ‘캐럼’이라 하여 우리나라에서는 4구 경기와 3구 경기가 대세다. 일반적으로 200점 이하의 동호인들은 4구 경기를 즐기고 200점 이상이면 3구 경기에 도전할 만하다. 4구 경기는 흰색이나 노란색 수구가 결정되면 나머지 빨간색 공 2개를 맞혀야 하는 경기다. 3구 경기는 흰색, 노란색 공으로 각자 수구가 결정되면 나머지 두 개의 공을 3쿠션 이상 거쳐 맞혀야 하는 경기다. 보통 두 사람이 경기를 하지만, 3명 또는 4명도 같이 칠 수 있다. 여성들은 당구대에 포켓이 6개 달린 포켓볼을 쉽게 배워서 칠 수 있지만, 요즘은 4구 경기나 3구 경기에 출전하는 여성들이 급증하고 있다. 당구는 큰 힘을 필요로 하지 않아 오히려 여성들의 섬세한 감각이 더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구는 아시안 게임 정식 종목이며 우리나라 강동궁 선수가 우승한 적이 있다. 세계적으로도 국제대회가 많이 열리는데 우리나라 선수들이 우승하는 일도 점차 늘고 있으며 현재 상위에 랭크되어 있는 선수도 많다. 최근에는 대기업 후원으로 상금 규모도 높아졌다. 소위 ‘4대 천왕’이라는 브롬달, 산체스, 야스퍼스, 쿠드롱 같은 세계적인 선수도 출전해 우리 선수들과 승부를 겨룬다. 24시간 방영하는 당구 전용 방송도 있어 동호인 사이에서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당구는 큰 힘이 들어가지 않아 시니어가 즐기기 알맞은 스포츠다. 당구를 치기 위해서는 당구대 옆으로 계속 걸어야 한다. 공을 맞히기 위한 노력으로 집중력도 좋아진다. 당구공은 둥글고 회전이 가미되면서 여러 가지 물리적인 변화와 기하학적인 형태로 움직인다는 성질을 알아야 한다. 수만 가지 경우의 수가 있기 때문에 시행착오를 겪으며 익혀온 기술을 발휘하면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승패가 걸려 있고 비교적 빠른 시간 안에 승패가 결정되므로 재미도 있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날씨와 관계없이 즐길 수 있다. 어느 동네이든 당구장이 있으므로 접근성도 좋다. 장성한 자녀들은 물론 손주들과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스포츠다.

다양한 당구교실 현재의 시니어는 대부분 필자처럼 친구들과 어울리며 당구를 배웠다. 아직 당구를 모른다면 주변 지인 중 잘 치는 사람에게 가르쳐 달라고 하면 좋다. 요즘은 당구 교육도 꽤 체계화되어 있어 몇 개월이면 웬만한 수준으로 즐길 수 있다. 책도 있고 동영상도 많다. 레슨해준다고 광고해놓은 동네 당구장, 구청에서 운영하는 당구교실에서도 배울 수 있다.

수강료 구청에서 운영하는 당구교실은 지정 당구장에서 배운다. 서울 송파구에서는 주 3회, 3시간(오전 9시부터 12시까지)에 월 3만원을 받고 가르친다. 처음 배우는 사람에게는 월 5만원을 받는다. 개별로 가르치는 비용은 당구장마다 다르다. 이미 단체반을 운영하는 곳도 있고 개인레슨 수준으로 가르치는 곳도 있다. 단체반은 비용이 싸지만 개인레슨은 비쌀 수밖에 없다. 비교해보고 자신에게 잘 맞는 곳을 선택해야 한다.

고수가 되기 위한 과정 고수가 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한다. 이론과 실제 연습, 실제 경기 등을 거쳐야 하니 많은 시간이 걸린다. 당구에 너무 투자하다 보면 생업에 지장이 생긴다. 그렇다고 당구를 잘 쳐서 직업으로 삼기도 어렵다. 프로 선수들도 상위권이 아니면 큰 수입은 안 된다.

당구 매너 승패가 걸린 게임이지만 승부욕에 집착하면 안 된다. 이겼을 때 너무 좋아하거나 상대방을 무시하면 안 된다. 졌을 때도 마찬가지다. 억울해하거나 화를 내면 안 된다. 상대방을 격려해주고 잘 친 경우는 칭찬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당구는 매너의 경기다. 다른 손님들에게 방해가 될 만큼 떠들거나 상대의 플레이에 지장을 주면 안 된다.

기술을 위한 노하우 배울 때 기초 기술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스포츠가 그렇듯 잘못 배운 기초는 고치기가 어렵다. 이론과 실습을 위한 시간 투자도 필요하다. 당구는 여러 가지 요소가 결합되어야 기술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구 제품 구매 따로 당구 제품을 살 필요는 없다. 당구장에 있는 큐를 사용해 쳐도 되는데 개인용 큐를 맞추는 사람도 있다. 가격은 10만 원 정도부터 꽤 고가인 큐도 있다.

프로선수 자격 당구를 직업으로 삼으려면 당구장을 개업하거나 프로 선수가 되면 가능하다. 동호인들끼리 돈을 모아 당구장을 개업하면 당구도 즐기고 자주 모여 소통할 수 있다. 당구를 즐기는 데에는 큰 실력이 필요하지 않지만, 교습을 할 수 있는 수준이나 프로 선수가 되려면 소질도 있어야 하고 많은 시간 투자가 필요하다.

추억담 카투사로 근무하던 시절, 휴게소에 포켓볼 당구대가 있었다. 처음 접하는 당구 방식이었는데 미군이 대부분인 대대에서 가장 잘 쳐서 인기가 많았다. 큐가 제대로 관리가 안 되다 보니 나중에는 대걸레를 이용해 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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