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초원과 말

몽골 초원과 말

‘몽골’ 하면 내 머리엔 초원과 말이 떠오른다. 요즘이 그렇다. 맑은 개울물이 흐르고 동산과 구릉에는 긴 겨울을 이겨낸 풀들의 환호성이 온갖 색으로 피어나고 있다. 그 꽃의 색과 들풀의 향기는 그 동산 안으로 들어가 본 사람만이 안다. 멀리 소문만으로는 느낄 수 없는 전혀 다른 세상이다. 제일 좋은 방법은 말을 타고 들어가 보는 것이다. 몽골의 부드러운 구릉을 거닐고, 개울을 건너는 데는 말 이상 좋은 게 없다. 말 위에서 내려다보는 풀밭은 그 색과 향기로 어지럽다. 사륜구동차로 언덕을 올라 원하는 들판 가운데 서서 사람 키

헝가리 도나우 강변의 예술인 도시, 센텐드레

헝가리 도나우 강변의 예술인 도시, 센텐드레

헝가리는 부다페스트를 기점으로 도나우 강 근교 지역(약 45km)을 묶어 도나우 벤트(Danube Bend)라 부른다. 도나우 벤트 중 ‘센텐드레’는 부다페스트에서 가장 가까운 도시다. 1000년의 역사가 흐르는 고도로 사적과 문화유산이 많고 17~18세기의 화려한 건축물들이 도시를 빛낸다. 특히 도시 전체에는 예술미가 넘쳐난다. 1920년대, 독립적인 삶을 추구하기 위해 시골 마을로 숨어 들어온 예술가들이 만든 도시답게 말이다. 신성로마제국 때의 건축물이 남아 있는 도시 부다페스트에서 센텐드레(북쪽으로 약 20km

빙판 위의 체스, 컬링(curling) ‘빗자루로 왜 저렇게 열심히 문지르는 거지?’

빙판 위의 체스, 컬링(curling) ‘빗자루로 왜 저렇게 열심히 문지르는 거지?’

평창동계올림픽대회가 여덟 달 남짓한 시간을 남겨두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는 바이애슬론, 컬링, 아이스하키, 피겨스케이트 등 총 15개 종목의 경기가 펼쳐진다. 이 중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종목도 있지만 처음 들어보는 종목도 있다. 하계올림픽과 비교했을 때 비인기 종목도 많다. 그래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개최되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만큼 좀 더 대회를 즐길 수 있도록 경기 종목들을 하나씩 살펴보고자 한다. 컬링은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여자 팀이 예상 밖의 선전을 하면서 많은 주목을 끌었다. 특히 “헐! 헐~ 얍!”,

국민연극 <라이어> 20주년 특별 기념공연 <스페셜 라이어>의 배우 서현철

국민연극 <라이어> 20주년 특별 기념공연 <스페셜 라이어>의 배우 서현철

1998년 초연 이래 20년 동안 총 3만5000회 공연, 누적관객 수 500만이라는 기록을 세운 연극 <라이어>. 더욱 진화한 모습으로 찾아온 <스페셜 라이어>의 스탠리 가드너 역을 연기한 배우 서현철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라이어> 20주년 기념 특별공연 <스페셜 라이어>에 출연하게 된 계기와 소감 오래전 재미있게 본 코미디 연극이다. 코미디 연극을 많이 한 것 같은데, 생각해보니 <라이어>는 참여를 못했었다. 처음 <스페셜 라이어>를 함께 해보자고 제안이 왔을 때, 현재 스케줄에 대한 부담도 있었지만,

[문학관 답사기] 봄꽃 만발한 한옥집에 최명희가 피어 있다

[문학관 답사기] 봄꽃 만발한 한옥집에 최명희가 피어 있다

라디오를 한창 듣던 시절. 라디오 광고에서 최명희의 장편소설 <혼불>이 10권을 끝으로 완간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소설가의 의지가 아니었다. 손가락으로 바위를 뚫어 글씨를 새기듯 처절했던 몸부림을 생의 마감과 함께 알린 것이다. 길고 긴 소설, 아쉬움 속에 마침표 찍고 너울너울 혼불 돼 날아가버린 작가 최명희. 그녀의 살아생전 활동과 다양한 모습들을 만날 수 있는 최명희문학관에 다녀왔다. 소설 <혼불>의 작가 최명희를 만나다 거리는 화사했다. 어린 학생들의 터져 나오는 웃음소리, 상춘객들의 밝은

6월의 추천 전시, 도서, 영화, 공연

6월의 추천 전시, 도서, 영화, 공연

◇ exhibition
픽사 애니메이션 30주년 특별전 일정 8월 8일까지 장소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 <토이 스토리>, <니모를 찾아서>, <인사이드 아웃> 등 독창적인 애니메이션 영화로 사랑받아온 픽사(Pixar, 미국 애니메이션 영화 스튜디오)의 30주년 기념 특별 전시다. 제작 과정에 쓰인 스케치, 스토리보드, 컬러 스크립트, 캐릭터 모형 조각 등 약 500여 점을 각 영화별로 전시했다. 정지된 이미지들이 빠르게 회전하면서 움직이는 듯한 착시 효과를 일으키는

[문화공감] 전주국제영화제, ‘이보다 더 영화에 집중할 수 없다’

[문화공감] 전주국제영화제, ‘이보다 더 영화에 집중할 수 없다’

한국에서 열리는 국제 규모의 영화제는 꽤 많다. 그중 한국의 3대 국제영화제라 일컬어지며 가장 먼저 개최되는 영화제가 바로 4월 말(4.27~5.6)에 열린 전주국제영화제다. 올해로 18회째를 맞은 전주국제영화제는 전주한옥마을의 인기와 더불어 영화보기 좋은 영화제로 입소문 나고 있다. 해가 갈수록 뜨거운 관심을 얻고 있는 전주국제영화제 현장을 다녀왔다. 영화보고 먹기 좋은 여행지, 전주 전주한옥마을이 급부상한 이유에서일까? 첫 방문이었지만 영화를 즐기는 것이 생각보다 쉬웠다. 여행객이 늘어서인지 게

지상의 무대 떠난 女스타의 삶과 연기

지상의 무대 떠난 女스타의 삶과 연기

“연기는 내게 산소이자 숨구멍 같은 의미예요. 배우가 아닌 나를 생각할 수가 없어요. 배우인 게 정말 좋습니다. 가능만 하다면 다음 생에 태어나도 다시 배우를 하고 싶습니다.” 췌장암으로 죽음의 그림자가 다가오는데도 연기에 방해가 된다며 진통제도 거부한 채 드라마 촬영을 마친 뒤 숨을 거둔 연기자 김영애의 말이다. 그녀는 KBS2 주말극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50회 촬영을 끝낸 지 얼마 안 된 4월 9일 66년간 치열하게 수놓았던 지상의 무대를 떠났다. 동시에 46년간의 연기자 삶도 마감했다.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 함

꽃의 언어는 아름다워라

꽃의 언어는 아름다워라

근래 탄생 100년 주년을 기념하는 전시회가 줄지어 열리고 있다. 미술 애호가들은 우리나라 현대미술 거장들이 걸어온 길을 작품을 통해 가깝게 살펴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생겨 행복하기만 하다. 김환기(金煥基, 1913~1974), 박수근(朴壽根, 1914~1965), 유영국(劉永國, 1916~2002), 이중섭(李仲燮, 1916~1956), 장욱진(張旭鎭, 1917~1990) 그리고 박고석(朴古石, 1917~2002) 등이 그들이다. 그중 가장 최근에 열린 고 박고석 화가의 뜻깊은 전시회를 찾아 나섰다. ‘산(山)의 화가’로

국민 엄마 3인방의 연기와 삶

국민 엄마 3인방의 연기와 삶

배국남 대중문화 평론가
김혜자(76), 나문희(76), 고두심(66).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다양한 성격과 문양의 한국적 어머니를 연기해 ‘국민 엄마’라는 타이틀을 얻은 명배우라는 점이다. 그리고 45~56년 동안 시청자와 관객을 만나온 ‘우리 시대 최고의 연기파 여배우’라는 것도 이들을 관통하는 키워드다. 최고의 연기력을 인증하는 연기대상 수상자라는 공통점도 갖고 있다. 그래서 대중과 전문가는 이들에게 ‘연기의 신’, ‘연기 9단’, ‘연기 거장’, ‘연기의 달인’이라는 수식어를 거침없이 부여하고